8/1(화) 비(울란바타르)
08:30 빵, 쨈, 차 아침 식사
~12:30 책 읽기(엄마의 말뚝,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3:20 밥, 콩자반, 참치김치찌개 점심 식사
18:00 골든고비gh, 근처 여행사, 유비gh 등에서 고비 투어 알아봄
11:00 귀가(로터스gh)
프랑스 청년 줄리앙이 투어를 알아보기 위해 나갔다. 나는 그 사이 같은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베버리라는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3~5일 사이에 투어를 떠날 예정이니 동참하겠느냐 하니 관심을 보인다. 일단 우리 팀은 이제 4명이 된 셈이다. 한두 명만 더 줄리앙이 확보해 오면 사막의 모랫바람 속을 달릴 있을 것이다.
어제 장을 봐 온 김치와 참치를 넣어 김치찌개를 만들어 조촐한 밥상을 차린다. 구수한 숭늉까지 한 그릇 마시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2시쯤에는 근처 슈퍼에서 사막에서 막 신을 수 있는 동료 선생님 슬리퍼도 샀다. 그런데 오후 5시가 넘어 들어온 줄리앙은 자신의 스케줄을 변경했다며 좀더 여유를 갖고 머물면서 투어를 알아보겠단다.
순간 일이 어렵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가 복잡해지고 마음이 급해졌다. 일단 함께 온 동료 선생님 출국일을 감안해서 10일까지는 여행이 마무리돼야 한다. 6시쯤 홍고르gh, 골든고비gh에 차례로 들렀다. 홍고르에서 만난 일본인 1명과 골든고비로 가 1시간 가량을 기다린 끝에 주인과 얘기할 기회가 주어졌다. 요약하면 14일간의 투어가 예정돼 있는데 북쪽의 몇 군데 국립공원과 울란바타 남쪽의 고비 일부를 둘러보는 코스다. 이 팀에 우리 3명이 합류하면 내일 아침 11시쯤 출발할 수 있단다. 다만 우리는 여행 9일째 오전(8/10)에 어느 도시에 들러 울란바타르행 12시간의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동료 선생님은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하시고 나는 나머지 일정을 이곳 울란바타르 근교를 돌아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동료 선생님 표정이 난감하다. 일단 생각했던 일정보다 이틀이 늘었다. 샤워도 할 수 없고 현지인의 게르에서 불편한 잠을 자야 하고 몽골인이 해 주는 그들의 음식도 걱정인 것이다. 사실 내심으로는 나도 다소 긴 일정이 부담스럽긴 했다. 다만 이 일정이 아니면 나야 며칠 더 여유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만 몽골에 와서 동료 선생님이 몽골의 진짜 삶의 모습(그것도 어느 정도는 바깥 세상과의 교류로 현대적인 문명의 흔적들이 꽤 들어와 있겠지만)을 볼 수 없게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기에는 체력적으로나 지리적 여건, 현지 사정에 대한 무지로 몇 배는 더 힘들 것이다. 표정을 보니 난감해 하면서 선뜻 결정을 못하신다. 우리는 결국 결정을 미루고 내일 아침 8시쯤 전화로 결과를 알려 주겠노라 하고 나왔다. 설명을 함께 들은 일본인 요시다씨는 뒤에 남아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는 것 같았다. 밤이 이미 늦은 시각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유비gh에 들러 고비 갈 동행이 더 있는지 알아봤으나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숙소로 돌아왔다.
동료 선생님은 애초에 사막 투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3~4일 정도의 짧은 기간 정도만 생각하셨는지 결국 자기를 버리고 나 혼자라도 일자가 맞는 팀을 모아 가란다. 자신은 내일 비행기 일정이 변경되면 며칠 일찍 귀국하시겠단다. 그럼 내일은 동료 선생님의 비행기 스케줄을 변경하고 함께 하루나 이틀 정도 근교 테렐지를 다녀와서 5~7일 사이 출발할 수 있는 팀을 다시 찾아봐야겠다.
8/2(화) 맑음(울란바타르)
08:00 빵, 쨈, 커피 아침식사
~12:30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일정을 변경해서 다시 올리고 비슷한 일정을 올린 사람들에게 쪽지 보냄
15:00 골든고비 방문, 테렐지 버스 정류장 확인
15:30 서울 식당(된장찌개) 식사
16:30 간당 사원 방문
18:00 인포메이션 안 카페(과일(망고) 주스, 당근 케익 한 조각)
19:20 골든 고비 방문(5~8일 중 출발할 의사 있다고 예약함)
20:00 로터스로 귀환
오전 내내 일정 확정이 안 되니 마음이 급해졌다. 이럴 때 나의 단점이 들어나는데 일을 객관적으로 여유있게 바라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마음을 졸일 일이 아니다. 선생님은 비행기 좌석 확보가 어려워 11일에서 9일로 변경했다. 그러니 내일 테렐지 다녀와서 5일 이후 내가 출발하면 선생님은 여기 남아 울란바타르 시내을 꼼꼼히 보고 귀국하시면 된다. 나는 그저 사막에서 지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끝없이 펼쳐진 야생 파밭을 지나 게르에 누워 쏟아지는 하늘의 별을 보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일은 어떻게든 해결될 것이고 나는 며칠 후 퀭해진 눈으로 허허벌판 어느 한곳에서 쓸쓸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며칠을 그냥 남아 있어야 할 동료 선생님에 대한 걱정도 되긴 하지만...
(간당사원 가는 길)
(간당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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