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수) 맑음(이르쿠츠크→알혼섬)
06:30 기상
07:30 빵, 달걀후라이, 햄, 치즈, 오이무침 아침 식사
08:30 알혼섬 행 버스 탑승
10:00 중앙시장에서 약 1시간 가량 대기 후 손님 태우고 출발
16:30 알혼섬 선착장 도착, 알혼섬 입장료(120r/2)
17:25 니키타 홈스테이 도착(950X2박X2인=3800)
19:10 밥, 닭, 생선, 샐러드, 차, 빵 저녁 식사
20:00 조○○(카자흐스탄에서 어학 연수 후 여행 중) 학생과 맥주 한잔
22:30 취침 준비
오늘 장시간 버스를 타고 기다리고(미사일 운반으로 교통 통제, 선착장에서 배 기다리기 등), 배 위에서의 추위로 유난히 피곤이 몰려왔다. 니키타에 도착하자 짐만 내려놓고 뒷문으로 나갔더니 아~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풍경이 거기 펼쳐져 있었다. 무수한 세월을 지나 말없이 한 자리를 지키며 오늘 어쩌면 내가 올 줄 알고 기다려 준 것은 아닌지 나는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며 즐겁다.
(바이칼호 가는 길)
(미사일 이동으로 길이 막힘)
(섬으로 들어가는 선착장)
(니키타하우스 뒷문에서 바라본 바이칼호)
7/26(목) 맑음(알혼섬)
7:30 기상
9:00 달걀후라이, 빵, 차, 샐러드 아침 식사
9:50 조○○ 군 배웅
10:10 섬 북부 투어(600rX2인)
14:00 오물(생선) 감자국, 토마토샐러드, 치즈샌드위치 점심 식사
17:20 투어 종료, 니키타 귀환
19:20 오물, 양배추샐러드, 쇠고기볶음밥, 컵라면 저녁 식사
아침을 먹고 조○○ 군을 배웅했다. 오늘 울란우데로 가서 차편을 알아보고 버스로 울란바타르로 간단다. 동료 선생님과 카톡 친구를 맺고 울란바타르에 도착하면 게스트하우스와 남고비 투어를 알아봐 달라고 했다. 흔쾌히 그러마고 한다. 울란바타르에서 만나면 밥을 제대로 꼭 사겠노라고도 약속했다.
투어를 하는 팀이 여럿이다. 리셉션 입구는 사람들도 붐빈다. 머리를 삭발하다시피한 러시아 여자는 한 손에는 전화기를, 다른 손에는 손님 명단을 들고 입구를 분주히 오간다. 러시아식 군용차들이 입구 앞에 계속 들고나며 사람들을 실어나른다. 한참을 기다려 내 이름이 불렸다. 차 안에는 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7명이 탔다. 다른 게스트하우스 두어 군데를 거치면서 4명이 더 합류했다. 모두 11명이다. 차는 일정한 루트를 지나고 기사는 중간중간 차를 세워 지형이나 그에 얽힌 전설을 설명한다. 마침 맨 나중에 합류한 러시아 청년이 기사 아저씨의 말을 영어로 통역해 준다. 저 앞 호수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은 악어를 닮아 악어섬이라 부르고, 눈앞에 보이는 큰 바위는 여자 얼굴 모양을 하고 있는데, 무당(샤먼)을 화나게 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돌이 된 것이고, 오른 편의 저 큰 산은 바이칼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1500여 미터(다음 백과사전에는 가장 높은 산은 2000여 미터라고 함.)이며, 이 지점의 호수 깊이는 1653미터(참고로 위키백과에는 1637m로, 다음 백과사전에는 1620m로 나와 있음.) 바이칼에서 가장 깊은 곳이라는 그런 내용이다.
2시쯤 점심이 차려졌다. 치즈만 넣은 샌드위치와 오이와 토마토를 넣은 샐러드, 블랙티(홍차), 그리고 감자를 넣어 끓인 오물이라는 생선국이다. 맑은 오물국은 보기와는 다르게 담백하고 맛있었다. 입이 짧다는 동료 선생님도 나도 국 한 그릇을 거의 다 비웠다. 어제, 오늘 저녁에 먹은 것까지 이곳 바이칼에 오면 꼭 맛봐야 한다는 오물을 찌개, 국, 구이 등 다양한 형태로 다 먹어본 셈이다.
바이칼의 물에 손을 담궜다. 차가운 기운이 손끝에 전해진다. 아주 오래 전 상상할 수도 없는 머나먼 옛날 이곳은 바다였다지. 그럼 지금도 이 물은 짤까? 순간 나는 물에 젖은 손가락을 혀에 대본다. 소금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부터 이곳은 바다와 인연을 끊고 이 거대한 대륙에 갇혀 소금기를 서서히 씻어내며 호수가 됐을까? 바이칼은 정말 바다로부터 떨어져 진정 호수가 된 걸까? 어쩌면 이곳 바이칼은 바다를 떠나온 것이 아니라 이 광활한 벌판에 스스로 또 하나의 바다로 남은 것은 아닐까? 하늘과 맞닿은 끝을 알 수 없는 수평선,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떼, 모래 사장, 자갈밭, 부드럽게 밀려오는 물결, 악어섬, 처녀바위... 바이칼은 물속에서 소금기만 빼버리고 스스로 그렇게 또 하나의 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샤먼의 고향, 아니 바이칼 자신이 하나의 전설이 되어 버렸다. 나는 오늘 그 오래 전 이야기를 손끝에 닿는 물결에서, 저 수평선을 건너온 바람으로부터 전해 듣는다.
(니키타하우스 전경 4)
(알혼섬 북부 투어 6)
(점심에 먹은 오물국과 야채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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