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월) 흐림->비(박가제린초루->데르게르힘 초이린 숨->차간수라가) 고비투어 2일
07:00 기상
07:30 치즈샌드위치, 커피 아침 식사
08:40 출발
12:30 데르게르힘 초이린 숨(라마불교 사원)
13:30 김치찌개, 야채소세지 볶음, 샐럳드, 밥 점심 싟사
17:50 차간수라가(화이트 캐슬)
20:00 몽골식 칼국수 저녁 식사
아침 시간은 다소 부산하다. 우리 가이드 가나씨는 아침을 준비하고 게르 민박집 주인은 8개월 된 딸 아이를 OO씨(이들 부부는 9개월 된 아기가 있다.)에게 맡기고 염소떼를 데리고 풀을 뜯기러 나간다. 맑지 않은 하늘이지만 바람은 상쾌하다. 샌드위치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8시 40분쯤 차가 출발한다. 4시간여를 달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데르게르힘 초이린 숨이라는 불교 사원이다. 1945년도에 공산정권에 의해 파괴되었던 이곳 사원은 현재 20여 명의 승려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를 안내하는 어린 수도승은 법당 안을 둘러보게 하고 사진도 찍게 허락해 준다. 부처가 모셔진 법당 게르 뒤로 작은 건물 안에는 공산정권의 핍박을 피해 옮겨진 불경들이 천장에 수북히 쌓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돌벽돌로 건축 중인 새 법당이다. 이 법당 안에는 울란바타르의 간당 사원 안에 있던 것과 같은 커다란 부처가 모셔질 예정이란다.
점심 식사를 위해 끝없이 펼쳐진 야생파밭에 자리를 폈다. 바람을 가리기 위해 짐을 내리고 차 안에 가스버너를 놓고 밥도 하고 김치찌개도 끓이고(우리가 사전에 가져간 김치 한 봉지와 참치캔을 넣어) 소세지를 넣은 야채볶음도 했다. 밥은 맛있었고 풍경은 그지없이 아름답다. 한끼의 식사가 이렇게 소박하고도 호화로울 수 있을까? 식사 후 차는 다시 길 위를 달린다. 사실 끝없는 들판은 앞서 지나간 차들이 남긴 길의 흔적이 있긴 하지만 길을 만들기도 하고 초원 위를 방향 없이 그저 떠도는 것 같다.
다시 차를 달린다. 수없이 펼쳐지던 야생파밭이 점점 사라지고 언덕도 보이지 않더니 황무지에 가까운 평원이 펼쳐진다. 그렇게 다시 몇 시간을 달려 6시 무렵 우리가 도착한 곳은 차간수라간(화이트 캐슬)이라는 거대한 사암(?) 지대다. 오래 전 바다였던 이곳은 육지가 된 이후 공룡이 주인이던 땅이었단다. 사진에서 보았던 그랜드캐년과 흡사하다. 아직 돌이 되지 않은 붉은 흙더미들은 거대한 계곡과 절벽을 만들고 깊은 아래엔 구릉지대를 펼쳐놓았다. 몽골의 사막('고비'는 사막이란 뜻이다.)은 그저 황무지만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엔 이름모를 야생화가 핀 초원이 있고, 크고 작은 언덕이 있고, 곳곳에 파인 물 웅덩이가 있고 지평선과 맞닿은 하늘, 멀고 먼 시공을 건너온 바람이 있다. 나는 바람을 가르며 모래 먼지 속에서 오래 전 말을 달리던 징기스칸과 욕심 없이 살았던 유목민들의 작은 흔적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
(법당도 게르다.)
(법당 안)
(놀러온 아이들)
(목숨을 걸고 지켰던 불경들)
(새로 공사 중인 법당)
(야생 파밭)
(점심 준비)
(김치찌개와 가이드 가나씨가 만들어 준 점심)
(차간수라가)
(가이드 가나씨와 아들 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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