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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24 년 1월~2월 태국-동남아 크루즈-대만 카오슝

노르웨지안 주얼(Norwegian Jewel) 동남아 크루즈 1. 승선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크루즈 선사는 카니발 크루즈(The Carnival Corporation), 로얄캐리비안(Royal Caribbean), 노르웨지안 크루즈(Norwegian Cruise Line), MSC 크루즈(MSC Cruises) 등이 있는데, 이 4개의 메이저급 선사들이 85%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카니발은 크루즈 시장의 거의 절반(약 45% 내외)을 독점하고 있는데, 카니발이라는 자체 브랜드뿐만 아니라, 코스타‧프린세스‧큐나드 라인 등 모두 9개의 자회사 브랜드가 있다고 한다. 

   현재 운항되고 있는 크루즈 선박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2022년 5월부터 운항을 시작한 로얄 캐리비언 크루즈의 23만 톤급의 '원더 오브 더 시즈(Wonder of the Seas)'가 있다. 전체 길이 362미터에 승무원 2,300명, 승객 6,988명 등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로 떠다니는 해상 도시라는 평가를 받는단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크루즈 선은 2016년에 우리나라 회사인 STX 프랑스가 처음 건조 계약을 맺었으나, STX 그룹이 해체되면서 이 회사를 인수한 프랑스 회사가 최종적으로 건조하게 됐다. 그런데 이 거대한 선박도 2024년 1월 같은 회사의 약 25만 톤 급 '아이콘 오브 더 시즈(Icon of the Seas)'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 아이콘호(Icon, 좌)와 원더호(Wonder), 사진 출처: 나무위키)

  참고로 현재 유럽의 3대 조선소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 독일의 메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 프랑스의 상티에 드 아틀랑티크(Chantiers de Atlantique) 등 3개사가 크루즈선 건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아직 크루즈선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내가 선택한 크루즈 선사는 노르웨지안(Norwegian Cruise Line)으로 1966년 노르웨이에서 설립되어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미국 크루즈 선사로 법인은 버뮤다에 있다고 한다. 이 선사는 프리미엄 크루즈 경험을 제공하지만 다른 크루즈 선사에 비해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로 유명하다. 일부 크루즈에서는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회사의 크루즈는 배 안의 모든 장소에서 대체로 편안한 복장이 허용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은 총 20척(홈페이지에서 확인)인데 그 중 15만 톤급 이상이 6척, 14만 톤급 4척, 나머지는 모두 10만 톤급 이하이다. 이 회사가 주로 운항하는 크루즈의 목적지는 카리브해, 바하마, 멕시코, 유럽, 알래스카, 아시아, 남미 등이 있다. 크루즈를 예약할 때는 특별히 군인이나 55세 이상 승객에게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이번에 내가 선택한 크루즈에 대한 자세한 예약 정보는 <사전 일정 및 예약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audience65.tistory.com/268

 

사전 일정 및 예약 내용

1. 전체 일정 및 여정 전체 일정: 2024.01.26(금) ~ 03.02(토) 세부 일정 - 태국: 방콕 2024.01.26(금) ~ 02.02(금), 파타야 2024.02.02(금) ~ 02.18(일) - 크루즈 Norwegian Cruise(Norwegian Jewel): 2024.02.18(일) ~ 02.29(목) (11박,

audience65.tistory.com

 

  내가 탄 '노르웨지안 주얼(Norwegian Jewel)'은 2005년에 처음 취항했으니 선령(船齡)이 꽤 오래됐다. 하지만 2022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쳤다. 선박 총 톤수 93,502톤, 전체 길이 294미터로 최대 승객 수용 인원 2,376명, 승무원 1,069명이 승선할 수 있다. 객실은 17개의 카테고리가 있어 창문이 없는 내부 객실부터 발코니가 있는 스위트룸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주요 시설은 수영장, 월풀, 스포츠 코트, 스파, 피트니스 센터, 도서관, 카드 게임 방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고, 극장, 카지노, 면세점, 여러 개의 레스토랑과 바 등이 있다. 또 이 배는 내가 선택한 태국 방콕(램차방) 출발, 대만 타이베이로 가는 동남아시아 노선 외에도 알래스카, 카리브해 노선도 운항한다.

(&uarr; 노르웨지안 주얼(Norwegian Jewel), 사진: NCL 홈페이지)

 

  드디어 오래 기다려온 크루즈 승선일 아침이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친구와 나는 그 동안 묵었던 파타야 숙소에서 나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리가 예약한 승선 시간에 맞춰 램차방 크루즈 터미널(Laem Chabang Cruise Terminal)로 향했다. 우리는 승선일로부터 이틀 전에 사전에 다운받은 NCL 앱을 통해 체크인을 했는데, 항구 도착 시간을 가장 빠른 3시 30분으로 선택하고 30분쯤 이른 3시쯤 항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배 위에는 이미 승선한 여러 사람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는 게 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배는 저녁 8시에 출발했는데(원래 예정은 6시였다.), 크루즈는 보통 출발 5~6 시간 혹은 그 이전부터 승선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리 와 있던 사람들은 이미 짐을 풀고 식사를 하고, 수영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몰랐던 우리는 굳이 시간에 맞춰 가느라고 숙소 체크아웃 후 2시간 정도를 카페에서 보내야 했다.

  파타야에서 크루즈 터미널이 있는 램차방까지는 약 40분~1시간 정도(파타야 출발 위치에 따라) 소요되는 거리이다. 우리는 카페에서 나오면서 볼트(Bolt)로 차를 불러(Grab도 가능) 크루즈 터미널까지 갔다.

 

  도착해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승선을 위해 긴 줄을 서 있었다. 승선 직전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본인 확인을 하고 출국 심사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권을 크루즈 선에 맡겨야 한다. 실제 공항의 이민국(Immigration)에서와 같이 여권에 출국 도장을 찍어 주는 과정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는 아마 우리가 직원에게 맡긴 여권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 같다. 이때 맡긴 여권은  하선할 때까지 찾을 수 없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본인 여권의 사본을 갖고 있는 것이 좋다. 본인 확인 절차를 마치면 정해진 길을 따라 배에 올라서 미리 선택한(배정된) 호수의 방을 찾아가는 것으로 승선은 완료된다. 

(↑ 노르웨지안 주얼(Norwegian Jewel) 램차방 항(좌), 브루나이 항)
(↑ 태국 출국 및 승선)

 

  우리는 방에 도착해 먼저 간단하게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선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위치를 파악했다. 친구가 사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첫날은 많은 사람들이 뷔페 식당으로 몰리기 때문에 일반 식당으로 가 식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전날 앱으로 예약한 식당으로 가 저녁을 먹었다. 사람이 많았음에도 사전 예약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 조금 좁지만 필요한 것이 잘 갖춰진 창문 없는 내측 방, 침대는 나중에 트윈 베드로 분리해 주었다.)
(↑ 첫날 저녁 식사를 했던 'Tsar’s Palace' 식당)

 

  저녁 시간에는 12층 수영장으로 갔다. 낮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던 곳이 해가 지고 나니 우리 둘 외에 한두 사람 정도가 더 있었다. 수영장은 두 개가 있었는데 길이가 길지 않았고 바닷물로 채웠는지 아주 짰다. 그래서 수영장 깊이가 제법 깊어 155미터~175미터에 이르는데도 잘 떠 있을 수 있었다. 평소 고소공포증, 물에 대한 공포증이 심한 나는 발이 닿지 않는 수영장에 쉽게 들어갈 수 없어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몸을 담궜다. 물 속에서 벽을 잡고 한동안 두려움을 떨쳐내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에 비해 친구는 수영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쉽게 물에 적응하고 수영도 곧잘 했다. 그렇게 첫날 이후 나는 여러 날을 조금씩 물에 적응하면서 그 동안 잊었던 수영 방법도 다시 떠올려냈다. 수영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우리는 미리 저장해 온 네플릭스 드라마 한 회를 보는 것으로 크루즈 첫날을 보냈다.

(↑ 12층 중앙에 있는 수영장, 가운데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작은 수영장이 두 개 있다.)

 

  참고로 크루즈 여행 중 미리 계획하고 사전에 비행기를 예약했다면 크루즈 최종 목적지가 아닌 기항지 중 한 곳에서 중간 하선을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이번 크루즈의 최종 목적지는 대만 타이베이지만 하루 전 날 도착하는 가오슝에 미리 내려 며칠을 더 여행할 예정이었다. 7층 안내 데스크로 가서 가오슝에서 하선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직원은 대만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이 예약돼 있는지 확인하고 미리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