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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8월 이탈리아

로마 8일 로마 > 부다페스트, 후기

2021년 8월 21일(토) 로마 > 부다페스트 항공 이동

 

드디어 만 일주일 간의 로마 여행을 마무리하고 부다페스트로 돌아간다. 예정된 비행기 출발 시간이 여유가 있었지만 한 곳을 다녀올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아 그냥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했다. 일주일 동안 아침밥을 챙겨 주고 잠자리를 내주었던 민박집 사장님 내외분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전날 미리 예약해 둔 Buz Shuttle을 타기 위해 테르미니 역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는 예정된 시각에 출발했으나 공항에서는 비행기 출발 시간이 20분 정도 늦춰졌다. 그렇게 로마 참피노 공항에서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 3시 40분 부다페스트 공항 도착에 도착했다.

(↑내가 묵은 '비올라 민박'이 있던 건물 외부)
(↑숙소 근처라 매일 오갔던 테르미니 역)

 

후기(Epilogue)

오래 미뤄둔 숙제를 겨우 끝내고 난 느낌이다. 하지만 그것도 제대로 잘 해낸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겨 대충 마무리한 정도라고나 할까? 원래 계획은 총 7박 일정 중 5박은 로마에서, 2박은 남부 지역에서 보내고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보를 찾다보니 로마에서 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7박 모두를 로마에서만 머물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우선 로마에 도착한 첫날 시내로 가는 셔틀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공항에서 꽤 지체하는 바람에 로마의 밤 풍경을 보겠다던 계획부터 접어야 했다. 본격적인 여행 첫날인 15일(일)은 미리 여약해 둔 옴니아카드(로마, 바티칸 통합 패스)를 수령하는 데 문제가 생겨 시간을 많이 지체해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진행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첫 사용부터 72시간 이용이 가능한 패스 사용 기한을 고려해 꼭 봐야 할 곳 중 사전 예약이 필수인 콜로세움과 바티칸 박물관을 미리 예약했다. 그리고 입장료가 필요 없는 근처의 유적지를 중심으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렇게 상황이 달라진 탓에 미리 정리해온 전체 일정을 모두 다시 계획해야 했고 동선도 꼬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콜로세움, 판테온, 캄피톨리노 광장(박물관),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 성 베드로 성당은 여러 번 지나다니게 됐다.

더구나 출발 직전까지 고민했던 남부 지역을 포기하고 바다를 보겠다고 갔던 로마 외곽 오스티아(Lido di Ostia)는 해변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어 제대로 바다를 볼 수 없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가림막 사이로 언뜻 보이는 조각 난 바다 풍경과 뙤약볕 아래 해수욕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 뿐이었다. 또 폼페이와 비견될 만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고대 로마 유적지 오스티아 안티카(Ostia Antica)는 불행히도 휴무일이어서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어서 아쉬움이 컸다.

일주일 동안 바쁘게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티아 안티카뿐만 아니라 로마에서 가지 못했거나 하지 못한 것이 꽤 있었다. 핀초 언덕에서 천천히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을 바라보는 것, 불 켜진 산탄젤로 성과 트레비 분수의 야경을 보는 것, 성 베드로 대성당의 돔에 오르는 것, 사전 예약을 할 수 없었던 보르게세 미술관에 가 보는 것, 도심 외곽에 있는 로마의 또 하나의 유적인 로마 수도교 아쿠아 클라우디아(Aqua Claudia)에 가 보는 것, 그리고 방문은 했으나 작품이 없어 볼 수 없었던 바티칸 박물관의 아폴로상 등 아쉬운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빌미로 나는 언젠가 다시 로마를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이것들을 다 해 볼 수 있을까?

로마의 수많은 유적과 유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 준비와 공부가 필요하다. 특히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 거장들의 작품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고 준비가 없었던 탓에 나는 많은 것을 놓치거나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여행 전에는 들어본 기억이 없는 바로크 시대의 위대한 조각가 보로미니, 베르니니와 화가 카라바조를 로마에 와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단순한 지식과 달리 예술에 대한 감성은 하루 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니 음악이든 미술이든 영화든 꾸준히 듣고 보는데 시간을 좀 더 내야 할 것 같다.

끝으로 영화 ‘천사와 악마’에는 로마의 주요 성당이 배경으로 등장하므로 로마 여행을 준비한다면 미리 보고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 바티칸 박물관 내 시스티나 성당, 산탄젤로 성,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나보나 광장, 포폴로 광장 등의 내외부와 조각상들이 중요한 배경 또는 소재로 등장한다. 물론 영화 속 의미는 실제 역사적 사실이나 종교적 의미와는 좀 다르지만 현장에서 영화 속 장면과 비교해 보면 나만의 새로운 느낌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왼쪽: 쇠사슬 성당 오르는 길, 오른쪽: 스페인 광장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
(↑왼쪽: 소박하지만 예쁘게 장식한 어느 집 창문, 가운데: 판테온 앞 광장의 기마 경찰, 왼쪽: 화려했던 로마의 흔적, 지금은 쓸쓸한 팔라티노 언덕)
(↑왼쪽: 산탄젤로 성 안의 야외 카페, 오른쪽: 성에서 바라본 하늘)
(↑국립현대미술관 가는 길에 탔던 오래된 트램)

 

 

<1일 지출 내역> 42€, 5,100Huf(86,100원)

-교통: 6€ + 5,100Huf(28,300원)

테르미니 역 > 참피노 공항 셔틀버스 6, 부다페스트 공항 > 시내 미니버스 5,100Huf, 

-쇼핑: 42€(57,800원)

레몬 젤리 2개 9.4, 초콜릿 2개 7.4, 꼬달리 토너 2개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