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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8월 이탈리아

로마 7일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퀴리날레 궁전

2021년 8월 20일(금)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퀴리날레 궁전, 콘도티 거리(약 1만 5천보, 9km )

  •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 퀴리날레 궁전(Palazzo del Quirinale) > 콘도티 거리(Via dei Condotti)

 

숙소가 테르미니(Termini) 역 근처라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은 로마에 있는 동안 오가며 여러 번 마주쳤고 도보 약 10분 이내로 걸어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성당이었다. 그러나 다른 곳들을 먼저 둘러보느라 일정의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가게 되었다.

나는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지만 로마의 4대 성당을 모두 둘러보게 되었다. '성모 대성당' 또는 '성모 설지전(聖母雪地殿)'이라고도 하는데 성당 이름에 느닷없이 '눈(雪)'이 들어가게 된 이유는 성당의 건축과 관련해 전해 오는 전설에 있다. 352년 8월 14일 밤, 아들을 낳고 싶었던 로마 귀족던 조반니 부부는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 꿈속에서 마리아는 다음날 아침 눈이 내리는 곳에 성당을 지으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했다. 부부는 이 꿈 이야기를 당시 교황 리베리오에게 말했는데 놀랍게도 교황도 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실제로 352년 8월 5일 한여름 에스퀼리노 언덕(Esquilino, 로마의 일곱 언덕 중 하나로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이 있는 곳이다. 실제 언덕이라기보다는 약간 경사가 있는 평지에 가깝다.) 꼭대기에 눈이 하얗게 내렸다고 하는데 이를 ‘눈의 기적’이라 부른단다. 이후 교황은 에스퀼리노 언덕에 성당을 건설할 것을 명령한다. 대성당이 완공되자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되었고 '눈의 기적'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8월 5일에 둥근 돔에서 하얀 장미 꽃잎을 떨어뜨리는 미사를 드린다고 한다.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아비뇽 교황 시대를 끝낸 이후 교황좌가 로마로 돌아왔을 때 잠시 동안 교황의 임시 관저로 쓰이기도 했다. 

대성당 정명 광장에 가운데에는 14m에 이르는 원기둥이 서 있다. 코린트 식의 이 기둥은 원래 포로 로마노에 있던 것을 가져왔다고 한다. 기둥 꼭대기에는 베르텔로의 작품인 청동상 '아기 예수를 안은 마돈나'가 있는데, 로마에 창궐하던 역병이 번지는 것을 막아준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것이라 한다. 성당 외부 후면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로마 제국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아우구스투스 영묘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다. 

로마의 4대 대성당 https://blog.daum.net/audience65/245

 

로마 6일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포폴로 광장

2021년 8월 19일(목)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국립현대미술관, 포폴로 광장(15,700보, 9.5km)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또는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당) >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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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정면)
(↑왼쪽: 성당 후면 오벨리스크, 오른쪽: 성당 내부에서 바라본 청동 성모상이 있는 기둥)

입구의 청동문 중 하나인 '거룩한 문(Porta Santa)'은 2001년 12월 8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축성한 문이다. 부활한 그리스도가 마리아에게 나타나는 장면이 조각된 이 문은 교황이 희년(禧年, 50년마다 돌아오는 해로 '대안식년'이라고도 한다.)에만 열 수 있다고 한다.

성당 내부로 들어서면 먼저 화려한 황금색의 천장에 눈길이 간다. 격자형의 이 천장의 디자인은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했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줄리아노 다 상갈로(Giuliano da Sangallo)가 했는데 이후에 금을 입힌 것이라 한다. 입구쪽 문 위로 성당 내 유일한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보인다.

(↑왼쪽: 거룩한 문, 오른쪽: 황금색의 격자형 천장)

중앙 제단 발다키노(Baldacchino)는 네 개의 기둥과 덮개가 금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발다키노 뒤쪽으로 보이는 반원형 천장에는 13세기에 제작된 '성모(동정녀) 마리아의 대관식' 모자이크화가 있다.

발다키노 아래로 내려가면 아기 예수가 태어나 누웠다고 전해지는 말구유의 일부인 나무 조각이 수정 유물함에 보관돼 있다. 이 말구유 유물이 안치된 이후로 이 성당은 한때 '말구유 성모 성당'으로 불렸다고도 한다. 또 이 유물함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은 조각상의 주인공은 교황 비오 9세(Papa Pio IX)로 1854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한 성모 교리'를 반포한 인물이다. 

(↑왼쪽: 발다키노, 오른쪽: 모자이크화 '성모 마리아의 대관식')
(↑왼쪽: 말구유 유물함, 오른쪽: 비오 9세 교황)

성당 내에서 가장 화력하고 아름답다는 시스티나 경당은 발다키노 양쪽에 있는 두 개의 경당(예배당) 중 오른쪽의 것이인데 교황 식스투스 5세 때 도메니코 폰타나가 만들었다고 한다. 또 금 장식을 입힌 격자형 천장의 중앙 홀 옆으로는 긴 열주 회랑이 있는데 여기에 세워진 기둥들은 로마 시대 것이라 한다.

(↑왼쪽: 시스티나 경당, 오른쪽: 열주 회랑)

참고로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안 사실이지만 성당 내부에는 바로크 시대 보로미니와 쌍벽을 이루며 당대 최고의 조각가였던 그래서 '바로크의 미켈란젤로'라는 별명을 얻었던 천재 조각가 베르니니의 무덤이 있다. 베르니니는 유언으로 무덤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가장 단순하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다. 그래서 그의 무덤은 성당 안에 있던 부모 무덤 옆에 조촐하게 만들어졌다. 그의 무덤은 낮은 두 개의 단으로 이루어진 계단 아래 있고 그 계단 위에 이곳이 베르니니의 가족 무덤임을 말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베르니니의 무덤. 사진 출처: 위키백과)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서 퀴리날레 궁전까지는 약 1.4km 정도로 걸어서 15~20분 정도 걸린다. 로마의 일곱 언덕 중 가장 높은 퀴리날레 언덕에 세워진 퀴리날레 궁전(Palazzo del Quirinale)은 여러 교황과 이탈리아 국왕들의 궁전으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이탈리아 대통령의 공식 관저로 쓰이고 있다. 궁전의 외관은 후기 르네상스 시대 건축가인 도메니코 폰타나(Domenico Fontana)가 설계했고 궁전 안의 경당은 바로크 시대의 건축가로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에도 참여한 카를로 마데르노(Carlo Maderno)가 설계했다. 한편 1800년대에는 세 차례나 이 궁전에서 콘클라베가 치러지기도 했다고 한다.

궁전 안에는 바로크 시대 화가 귀도 레니(Guido Reni)가 그린 여러 개의 프레스코화와 멜로초 다 포를리(Melozzo da Forli)의 작품으로 유명한 '축복하시는 그리스도' 벽화도 있다고 한다. 멜로초 다 포를리(Melozzo da Forlì)는 전날 갔던 바티칸 박물관의 피나코테카(Pinacoteca)에 있었던 '음악 천사(Angelo che Suona)'의 작가이기도 한데 '음악 천사'는 바로 이 퀴리날레 궁전에서 가져온 것이다. 또한 궁전 뜰에는 18세기에 만들어진 유명한 정원들이 있단다. 그러나 나는 아쉽게도 이날 궁전 내부를 둘러보지 못했다.

멜로초 다 포를리 '음악 천사(Angelo che Suona)' 참조 https://blog.daum.net/audience65/244

 

로마 5일(2) 바티칸 박물관, 산탄젤로 성

이제 성당을 나와 바티칸 박물관으로 간다. 박물관에 도착해서야 아침에 들렀던 사무실에 다시 가 예매표를 제대로 출력해 바꿔야 했기 때문에 어렵게 박물관 안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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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퀴리날레 궁전, 오른쪽: 궁전 앞 광장)
(↑왼쪽: 퀴리날레 언덕에서 본 성 베드로 대성전이 있는 풍경, 오른쪽: 광장에서 언덕을 내려오는 길)

 

다음 날로 헝가리로 돌아가야 해서 오후에는 쇼핑을 하기 위해 상점들이 많이 몰려 있는 콘도티 거리(Via dei Condotti) 쪽으로 갔다. 먼저 콘도티 거리를 쭉 둘러봤으나 별로 살 만한 것이 없어서 콜론나 광장에 있는 갤러리아 알베르토 소르디(Galleria Alberto Sordi) 쇼핑 센터를 찾았다. 내부는 컸으나 코로나 때문인지 내부 수리 중인지 알 수 없었지만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운영을 하지 않았다. 다만 1층의 카페와 라 펠트리넬리(La Feltrinelli)하는 대형 서점은 문을 열고 있었다. 쇼핑몰 앞은 콜론나 광장(Piazza Colonna)인데 광장 중앙에는 나선형의 부조가 빽빽히 새겨진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전승 기념탑(Colonna di Marco Aurelio)이 있다. 고대 로마의 도리아식 이 기념탑은 후에 트라야누스 원주(Colonna Traiana)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왼쪽: 갤러리아 알베르토 소르디 쇼핑 센터 내부, 오른쪽: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전승 기념탑)

일주일째 로마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여러 광장에서 뻗은 크고 작은 골목길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모습이 익숙해지기도 하고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곳곳에 놓인 야외 테이블에 앉아 여유롭게 밥을 먹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바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내 걸음 속도를 늦춰 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나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트레비 분수를 여러 번 지나게 돼 분수 앞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구경하기(?)도 했다.

(↑왼쪽: 여유로운 로마의 골목, 오른쪽: 트레비 분수)

 

로마에 있는 동안 나는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인 젤라또(젤라토)를 여러 번 먹어 보았다. 젤라또는 대체로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공기가 덜 들어가 맛이 진하고 유지방이 적은 저칼로리 디저트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에 비해 과일 함량이 높고 유지방 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아이스 밀크로 분류된다고 한다. 

로마 시내에는 젤라또 맛집이 여럿 있다. 그 중 나는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전승 기념탑이 있는 콜론나 광장(Piazza Colonna)에서 멀지 않은(약 200m) 지올리띠(Giolitti)와 테르미니 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지오바니 파씨(Giovanni Fassi)에 가 봤다. 두 곳 다 쌀맛 젤라또가 맛있었는데, 평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젤라또 맛을 잊지 못해 거의 매일 숙소 근처에 있는 파씨에 들렀었다.

(↑콜론나 광장 근처 젤라또 집 '지올리띠')
(↑테레미니 역 근처 젤라또 집 '파씨')

 

 

<1일 지출 내역> 59.5€(82,000원)

-교통: 옴니아카드(로마 패스)

-식비: 7.5€(10,500원)

물1, 젤라또 3(지올리띠, Giolitti), 우유.라임 맥주3.5

-쇼핑: 52€(71,500원)

포켓커피 4개 12, 베네통 원피스 2개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