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일) 뭄바이(Mumbai)
07:20 뭄바이 CST역 도착
08:00 Imperial Palace Hotel 체크인
10:30 달걀프라이, 야채, 티 80Rs(호텔 근처)
13:30 호텔 출발
13:50 차뜨라파띠 시바지 기차역(CST, Chhatrapati Shivaji Terminus, Victoria Terminus)
14:00 남자 지갑1,550Rs, 여자 스카프4개 2,000Rs(Bombay Store)
15:20 성토마스 성당(St. Tomas Cathedral)
16:00 Town Hall, Horniman Circle Garden
17:00 Gateway of India Mumbai, Taj Mahal Palace Hotel
21:20 호텔 귀환, 버스10Rs
22:00 샤워
23:30 취침
아우랑가바드에서 밤 기차를 타고 약 8 시간만인 오전 7시 20분, 드디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뭄바이(Mumbai)에 도착했다. 내게는 수도 델리 다음으로 큰 상업 도시, 발리우드(Bollywood)로 알려진 인도 영화 산업의 중심지 정도의 정보만 있을 뿐이다. 여행자들에게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유난히 물가가 비싸고 복잡해 큰 매력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내가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대도시 뭄바이의 감추고 싶은 혹은 버리고 싶은 그러나 삶의 고단함과 치열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곳 대형 빨래터 도비가트(Dhobi Ghat)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곳의 풍경도 콜카타(Kolkata)의 인력거(人力車)와 함께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내 조바심이 작용했을 것이다.
뭄바이라는 도시명은 여신 ‘뭄바(Mumba)’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1995년 봄베이(Bombay)에서 변경되었다. 인구는 1,841만 명(2011년), 면적은 603.4km²로 우리나라 서울(인구 990만명, 면적 605.2km²)과 비교해 인구는 약 두 배, 면적은 비슷한 규모다. 수도 델리(Dheli, 인구 1,898만 명, 면적 1,484km²)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대도시다.
미리 예약해 둔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호텔(정말 방이 작았다.)에 우선 짐을 풀고, 근처에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한 후 시내로 갔다. 오늘은 도시 남쪽의 두 지역 포트(Fort)와 콜라바(Colaba)를 둘러보기로 했다. 방향을 익히기 위해 구글 지도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가 내 눈길을 끄는 고풍스럽고 웅장한 고딕 양식의 건물이 있었다. 아침에 내가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빠져 나온 차뜨라파띠 시바지 기차역(CST, Chhatrapati Shivaji Terminus)이었다. 긴 이름을 줄여서 CST라고 하는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50세 생일 기념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서 빅토리아 터미너스(Victoria Terminus)로도 불린단다. 1887년 완공된 이 건물은 언뜻 보아 유럽의 어느 왕궁이나 대저택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데 수많은 내외벽의 조각과 스테인드글라스, 첨탑 등이 장식돼 있다.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차뜨라파띠 시바지는 17세기 마라타 왕국의 황제 차트라파티 시바지 보슬(Chhatrapati Shivaji Bhosle)의 이름이라고 하는데 역뿐만 아니라 뭄바이 공항 명칭도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Chhatrapati Shivaji International Airport)다.
(↑차뜨라파띠 시바지 기차역(CST, Chhatrapati Shivaji Terminus))
포트(Fort) 지역의 중심지 호니만 서클(Horniman Circle) 근처에 있는 성 토마스 성당(St. Tomas Cathedral)은 1718년 완공된 건물로 뭄바이에서 가장 오래된 영국 건축물이라고 한다. 단정한 외부만큼 내부도 정갈하고 단순하다. 중앙 제단의 크지 않은 스테인드글라스와 벽면의 정교하고 섬세한 대리석 부조를 제외하면 내부 인테리어도 아주 수수하다. 인도 특유의 지나친 장식이나 어디서나 먼지가 묻어날 것 같은 불쾌함이 전혀 없는 유럽의 어느 성당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깔끔하다.
(↑성 토마스 성당(St. Tomas Cathedral))
호니만 서클(Horniman Circle)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는데 토마스 성당(St. Tomas Cathedral)을 나와 이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큰길 맞은편에 하얀색의 타운 홀(Town Hall) 건물이 보인다.(그런데 공원에 울타리가 쳐져 있어서 바로 나갈 수는 없다.) 네오 클래식 양식의 이 건물에는 소수의 회원들만 이용이 가능한 도서관이 있다.
(↑공원으로 조성된 호니만 서클(Horniman Circle))
(↑타운 홀(Town Hall))
포트 지역에서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콜라바(Colaba) 지역으로 유명한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인도의 문, Gateway of India)와 타즈마할 호텔(Taj Mahal Palace Hotel)이 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는 1911년 영국의 조지 5세가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세운 25m 높이의 구자라트 양식의 건축물이다. 언뜻 델리의 인디아 게이트(India Gate)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인디아 게이트는 1차 세계 대전에서 전사한 인도 제국의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건축 양식도 개선문을 바탕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를 지나면 뭄바이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코끼리 섬(Elephant Island)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도 있어 광장에는 늘 많은 현지인과 여행객들로 붐빈다.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인도의 문, Gateway of India))
(↑광장에서 바라본 타즈마할 호텔(Taj Mahal Palace Hotel))
타즈마할 호텔(Taj Mahal Palace Hotel)은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Gateway of India)가 있는 광장에서 바로 바라보이는 거리에 있다. 인도의 대표적 재벌 타타(Tata) 그룹에서 지은 것으로 1903년 12월 16일 호텔로 문을 열었다. 타타(Tata) 그룹의 창업자 잠셋지 타타가 영국 식민지 시절 근처의 고급 호텔에 갔다가 쫓겨났다는 일화 때문에 타지마할 호텔에서는 이곳을 찾는 어떤 사람도 차별하지 않고 들인다고 한다. 나는 1박에 최소 $250~300이나 하는 숙박비는 감당할 수 없지만, 여행 마지막을 잠시나마 호사스럽게 보내고 싶은 생각에 이 뭄바이 최고의 호텔에서 약 3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먹어 보기로 했다. 입구에서 잠시 위축되기는 했으나 고급스러운 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간단한 뷔페식으로 몇 가지 더운 음식이 있기는 했으나 차와 음료,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가 위주다. 게이트와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라 좋았으나 음식에 비해 값이 다소 비싼 편이다. 더구나 나는 식사 시간이 끝날 즈음 들어가서 음식을 제대로 다 먹어보지도 못해 아쉬웠다. 다만 뭄바이 최고의 특급 호텔에서 정성스런 서비스를 받아보는 경험은 힘든 배낭여행 중 꽤 괜찮은 체험이 될 듯하다.
(↑타즈마할 호텔(Taj Mahal Palace Hotel) 외부)
(↑타즈마할 호텔(Taj Mahal Palace Hotel)의 애프터눈 티)
창밖 길 건너편에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애프터눈티 트래이를 가져다 준 직원에게 물었더니 저녁에 영국 윌리엄 왕자 내외가 온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호텔 내부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렸으나 출입구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등장하는 발리우드 스타 몇 명만 볼 수 있었다. 옆 사람에게 물으니 왕자 부부는 이미 들어와 위층에서 쉬는 중이라 했다. 그의 정보가 틀렸더라도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고 내게 특별히 인사를 건네올 리도 없는 이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는 일이 순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냥 숙소로 돌아오기로 했다.
(↑타즈마할 호텔에서 윌리엄 왕자 부부를 기다리며)
4/11(월) 뭄바이
07:00 기상
09:00 아침 토스트 4쪽, 차
09:40 호텔 출발
10:10 조바띠 해변(Chowpatty Breach)
11:00 Mani bhavan 버스10Rs
12:00 Mahalaxshimi역 무임 승차 Dhobi Ghat
12:20 물, 콜라 110Rs, 기념품 꽃문양 도장100Rs
13:05 Global Fusion(Link Square Mall 3층) 전철(Khar Road 역 하차)10Rs
15:00 Global Fusion Buffet 755Rs
17:00 Crawford Market 도착. 버스26Rs, 사탕수수 주스10Rs, 쇼핑(핸드백 2,680Rs, 깨1kg 160Rs, 캐슈너트500g 390Rs)
17:20 호텔 귀환, 휴식
19:40 플래인 도사, 파인애플 주스130Rs(호텔 근처 채식 식당)
22:00 샤워
23:00 취침
오늘은 어제와는 반대 방향인 북쪽으로 가 보기로 한다. 먼저 도착한 조바띠 해변(Chowpatty Breach)은 넓은 해변에 사람도 많지 않고 한가로워 인도답지 않다는 생각마저 드는 곳이다. 해변을 따라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은 물이 더러워 해수욕을 하지는 못하는데 저녁 시간에는 사람들로 꽤 붐빈다고 한다.
(↑조바띠 해변(Chowpatty Breach))
해변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마니 바반(Mani bhavan)으로 간디가 17년 간(1917~1934) 살았던 집으로 지금은 간디 박물관(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다. 방마다 책이며 각종 생활 도구, 사진 등 그의 소박한 삶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빼곡하다. 또한 2층에는 간디의 생애를 모형 인형으로 전시한 방도 있다.
(↑마니 바반(Mani bhavan))
전철을 타고 마하락시미(Mahalaxshimi) 역에 내리면 뭄바이 시영 세탁소 도비 가트(Dhobi Ghat)가 있다. 그런데 내가 전철을 타려던 역에서 마하락시미(Mahalaxshimi)로 가는 전철이 어느 것이냐고 누군가에게 물었더니 마침 플랫폼에 도착하는 전철을 가리켰다. 나는 엉겁결에 올라탔는데 표를 사지 않은 상태였다. 내려서 출구를 나갈 때 표를 사도 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마하락시미(Mahalaxshimi) 역에서는 검표를 하는 사람도 아무 장치도 없었다. 나는 결국 의도하지 않게 무임승차를 하게 된 것이다. 역사를 나와 곧장 도비 가트를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철로 맞은편 다리로 갔다. 예상했던 대로 다리 위에는 이미 관광객들이 각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하락시미(Mahalaxshimi) 도비 가트(Dhobi Ghat)는 현재 도비왈라(Dhobi Wala)로 불리는 빨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약 700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180년이나 됐다는 이 세계 최대의 노천 빨래터는 내 상상에서보다 규모가 그리 크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더 혼돈스럽고 복잡했다. 하루 16시간의 노동의 대가로 이곳 도비 왈라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일당은 약 500루피(약 만 원 정도)라니 이들에게 삶은 참 가혹한 듯하다. 그런데 이 주변은 뭄바이의 중심지로 땅값이 어마어마해서 도시 개발을 위해 약 3만 평 가량의 이 빨래터를 철거하려는 시청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도비 왈라들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단다. 처절하게 살아가는 생존의 현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는 이들 앞에서 나는 또 왠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마하락시미(Mahalaxshimi) 역 철로 옆 도비 가트(Dhobi Ghat))
(↑다리 위에서 바라본 도비 가트(Dhobi Ghat))
(↑주변 높은 빌딩들과 대비되는도비 가트(Dhobi Ghat) 풍경)
여기는 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라 기념품을 팔러 나온 아이들이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그 중 야무지게 생긴 여자 아이에게서 꽃문양이 새겨진 나무 도장을 하나 샀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비슷한 또래의 여자 아이가 자기 것도 사라고 한다. 더는 살 생각이 없다고 자리를 뜨려는데 덥고 목이 마르니 시원한 음료수라도 사 달라고 조른다. 결국 두 아이를 데리고 근처 가게로 갔는데, 요 녀석들이 제일 큰 콜라병을 집어 든다. 둘이 마시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라 안 된다고 하니 가족들과 나눠 마실 거라며 꼭 사 달라고 애교까지 부린다. 나는 순간 이 노련하고 깜찍한 사기꾼(?)들에게 꼼짝 없이 걸려들었음을 직감하고 순순히 콜라 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서 콜라를 강탈(?)해 간 깜찍한 녀석들)
점심을 먹기 위해 링크 스퀘어 몰(Link Square Mall) 3층에 있다는 뷔페식당으로 갔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이 식당은 일식 초밥이 주이기는 했으나 즉석에서 주문을 받아 조리해 주는 음식도 있고 달달한 디저트에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인도 음식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뭄바이 여행 중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링크스퀘어몰(Link Square Mall) 3층 그랜드퓨전(Global Fusion) 뷔페 식당)
돌아오는 길에는 숙소 근처 큰 농산물 시장(Crawford Market)에 들러 깨와 캐슈너트를 조금 샀다. 깨는 1kg에 160루피(약 3,000원), 캐슈너트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랐는데 중간 정도 크기 500g에 390루피(약 7,000원)에 샀으니 우리나라와 비교해 거의 반값 정도로 아주 싸다. 나는 다음 날 공항으로 가는 택시비만 남기고 깨 1kg을 더 샀다.
(↑크로포드 시장(Crawford Market))
4/12(화) 뭄바이-도쿄-부산
06:30 기상
09:00 호텔 체크아웃
09:20 플래인 도사, 파인애플 주스130Rs(호텔 근처 채식 식당)
09:30 파파야 1조각 10Rs
09:40 플로라 분수(Flora Fountain), 고등법원(High Court), 봄베이 대학(Bombay University)
10:45 국립현대미술관(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
11:40 채식랩, 콜라 110Rs(Subway)
12:55 아메리카노, 블루베리 케이크 380Rs(스타벅스)
14:00 Crawford Market 버스 10Rs
15:00 깨 1kg 160Rs(Crawford Market)
16:05 뭄바이 공항 국제선 청사 택시 470Rs(해상 대교 통행료 60Rs 포함)
17:10 ANA 보딩 패스 수령
비행기 스케줄이 저녁 무렵이라 오전에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호니만 서클(Horniman Circle) 근처로 갔다. 호니만 서클(Horniman Circle)에서 성 토마스 성당을 지나 서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 플로라 분수(Flora Fountain), 고등법원(High Court), 봄베이 대학(Bombay University)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 구역은 길바닥 아스팔트가 벗겨져 흙먼지가 날리지 않는다면 고풍스러운 유럽의 어느 도시를 연상케 한다. 육중하고 품위 있는 건물들은 아무 곳에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을 만큼 시선을 끈다.
(↑플로라 분수(Flora Fountain))
(↑고등법원(High Court))
(↑고등법원 주변 풍경)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다니는 거리의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면 시원한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일이 더없이 즐거운 일이었을 텐데 하는 쓸데없는 생각 때문에 스타벅스 앞을 지나쳤다. 그러나 나는 몇 시간 후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과 쌉쌀한 커피 한 잔의 유혹에 끌려 카페를 다시 찾아야 했다.
걷다 보니 근처에 국립현대미술관(National Gallery of Modern Art)이 보였다. 10시 45분쯤 도착했는데, 개관 시간이 11시라며 입구에서 기다린다. 밖에 놓인 의자에 앉자 있는데, 내가 앉은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어 주시는 직원분의 친절에 마음이 뭉클했다. 이런 작은 친절과 배려는 언제나 반갑고 흐믓핟다. 잠시 후 시간이 되어 입장하려고 했더니 입장료가 현지인은 20루피, 외국인은 자그마치 500루피다. 무슨 유적지도 아니고 국립 미술관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장료 장사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게다가 마지막 날이라 남은 돈도 얼마 없어서 그냥 돌아 나왔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고 택시를 잡아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바다 위를 지나는 긴 다리 하나를 지났는데 나중에 돌아와 알아보니 이름이 반드라워리 시 링크(Bandra Worli Sea Link)라고 한다. 2009년 6월 30일 완공했고, 전체 길이가 5.6㎞라 한다. 강선(케이블)으로 하중을 잡는 다리 형태가 부산의 광안대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언뜻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두 다리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반드라워리 시 링크는 사장교(斜張橋), 7.42㎞ 길이의 광안 대교는 현수교(懸垂橋)라는데 이 둘은 교량을 지탱하는 원리는 비슷하지만 강선을 잡아주는 공법이 다르다고 한다.
(↑반드라워리 시 링크(Bandra Worli Sea Link))
6년만에 다시 찾은 인도, 벌써 세 번째 여행이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인도를 동경하지만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은 곳, 그래서 내가 다녀본 여행지 중 호불호가 가장 극명하게 나뉘는 곳이 바로 인도다. 나는 늘 인도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그는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만큼 인도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에게, 적어도 내게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이었다. 특히 델리를 중심으로한 북부 지역은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인도를 찾았고 한 달 동안의 여행을 이제 무사히 마무리한다.
들었던 대로 남인도는 북인도와는 많이 달랐다. 날씨, 음식, 풍경이 달랐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성향이 크게 다르다. 남부인들은 북부 지역 사람들에 비해 여행자들에게 악착같이 달라붙어 호객행위를 하지도 않고, 타인의 일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특별히 친절하진 않지만 품위가 느껴졌다.
나는 다시 인도를 찾을까? 아니 인도가 나를 다시 부르게 될까? 최근 뉴스에 보니 뭄바이에 길이 22㎞, 3조 800억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해상교가 건설될 예정이란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 뭄바이 해상교(Mumbai Trans Harbor Link) 수주에 도전한다고 하니 어쩌면 몇 년 후 뭄바이에서 우리 기술로 지어진 다리 위를 달려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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