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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남태평양/2015년 1~4월 뉴질랜드, 호주

호주 11 시드니(Sydney) 2

4/5() 맑음, 캔버라시드니(Sydney)

07:30 기상(1시간 뒤로 늦춤, 섬머타임 해제인 듯)

08:20 YHA 카페(요구르트+시리얼, 카푸치노) 7.75$

09:00 버스 정류장(Jolimont Centre) 도착

09:30 버스 출발

12:40 Sydney Central 도착

12:55 Central 역 중국 식당(,버섯볶음밥) 6.8$

13:40 CentralPanania 역 티켓 5.4$

15:00 Panania 역 도착(Richard 씨 마중 나옴)

18:00 저녁(고기파이, 야채, 주스)

20:30 샤워

21:00 중국인 시왕, 독일인 앤 외출에서 돌아옴.

23:00 취침(라운지 매트리스, 시왕 소파)

(↑시드니의 상징 오페라 하우스)


  캔버라에서 시드니로 돌아와 Couchsurfing에서 미리 연락해 둔 리차드(Richard) 댁으로 갔다. 고맙게도 전철 역에 리차드 씨가 마중나와 주었다. 혼자 살고 있다는 리차드 씨네는 조용한 주택가에 있는 평범한 집이었다. 다소 낡은 듯했지만 단출한 살림살이 때문에 60대 아저씨 혼자 사는 집 치고는 대체로 정돈이 잘 된 느낌이었다. 오토바이를 좋아한다는 아저씨는 종종 라이딩을 즐기고 가끔 온라인으로 중고 오토바이 매매도 한다고 했다. 넓은 뒷마당에는 오토바이를 고치는 여러 수선 도구들이 갖춰진 작업장도 있었다. 

(↑집 주인 리차드(Richard) 씨)

(↑평범한 리차드 씨네 집)


  딱히 할 일 없이 편안히 시간을 보내다 리차드 씨가 준비한 저녁을 함께 먹었다. 답례로 내일 저녁은 내가 준비하겠다고 했다. 잠시 후 먼저 와 있다던 손님 중국인 시왕과 독일인 앤이 돌아왔다. 두 사람 모두 20대의 발랄한 아가씨들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각자 배정 받은(?) 잠자리에 들었다. 앤은 2층 침대가 있는 작은방, 시왕은 거실의 소파, 나는 거실에 매트리스를 깔고 잤다.    

 

4/6() 흐림(소나기)맑음, 시드니(Liverpool 지역)

07:40 기상

08:30 아침(커피, 토스트, 자두)

11:00 독일 아가씨 앤(Anne)과 함께 리차드씨 집 출발

13:00 East Hills 역 도착, 역 근처 베이커리(피쉬 앤 칩스, 도너츠, 음료 2) 15$

13:10 East HillsPanania (한 정거장) 4$

13:30 파나니아 역 근처 편의점 오팔 카드(Opal Card) 충전 10$(카드비 없음)

14:00 파나니아 역 근처 식품점(, 오이, 수박1/4, 청포도, 양송이, 달걀12, 호박, 숙주나물) 22$(신한)

15:00 낮잠(1시간)

16:00 저녁 준비

18:20 저녁(비빔밥, 감잣국, 수박, 와인) Richard, Anne, Alena, 나 모두 4

20:20 샤워

23:00 취침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 하루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독일 아가씨 앤(Anne)과 함께 리차드 씨 집 근처 리버풀(Liverpool) 지역을 산책하기로 했다. 친절한 리처드 씨가 오래됐지만 잘 수리해 놓은 자전거 두 대를 내 주었는데 나는 오늘도 내 짧은 다리를 원망(?)하며 자전거를 두고 걷기로 한다. 나 때문에 함께 나선 앤도 자전거를 두고 나와야 했다.

  독일에서 온 앤은 22살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 장기 여행 중이다. 호주는 그녀에게 첫 해외 여행지라고 했다. 캐비닛 디자이너라는 그녀는 마침 시드니 근처에 일자리를 얻었다고 한다. 어제 면접을 보고 내일부터 출근이란다.

  우리는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꽤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잠시 방황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많이 극복이 되어 편안해졌다고 한다. 세상 어디에나 어른들의 잘못으로 상처 받는 아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아파야 청춘이라 했던 누군가의 말은 잔인하다. 진정으로 청춘을 앓아 본 이라면 그 아픈 청춘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위로를 건넬 일이다. 이 씩씩해 보이는 아가씨가 앞으로도 자신의 삶을 소중히 가꾸며 잘 살아가기를….




(↑앤과 함께 산책하며 둘러본 풍경들) 


  2시간 가량 천천히 주택가, 공원, 강가를 산책했다. 점심 때가 돼서 전철 역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비빔밥 재료를 사 가지고 리차드 씨네로 돌아왔다. 저녁 메뉴는 비빔밥에 감잣국을 준비했다. 리차드 씨는 와인을 내 왔다. 중국인 스왕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식탁에 모인 사람은 나를 포함해 모두 4명. 집 주인 리차드 씨, 앤 그리고 저녁나절 도착한 또 한 손님인 앨레나(Alena). 앨레나는 호주 서부 지역에 사는 대학 졸업반 학생인데 인턴 자리를 얻어 시드니에 한 달 동안 머물 예정이란다. 앤과 함께 리차드 씨네 집에서 장기로 있을 거라고 했다.  

  생기 발랄한 젊은이들과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고 세상 사는 얘기도 하며 보내는 시간은 행복하다. 나도 나이가 더 들면 손님 방을 마련하고 수시로 드나드는 젊은이들에게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들어볼까 한다.

 

4/7() 흐림(소나기), 바람 많음, 시드니(Liverpool 지역Central, 달링하버)

05:50 (Anne) 출근 인사

07:30 기상

08:30 아침(토스트, 청포도, 커피)

10:00 Richard 씨 집 출발(스왕과 함께 리차드씨 차로 배웅), Revesby

11:10 YHA Central 도착

12:40 YHA Central 체크인, 점심(, 깻잎 통조림, 달걀프라이)

13:50 숙소 출발

14:00 7 eleven (Opal Card 충전) 20$

14:15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입장료 7$(갤러리만)

15:00 피어몬트 다리(Pyrmont Bridge)

15:30 시드니 천문대(Sydney Observatory)

17:50 서울 식품(신라면, 참치, 초코콘) 5.6$

18:00 Market City(Paddy’s Market)

18:50 YHA Central 도착

19:00 저녁(라면1/2, , 깻잎, 참치, 청포도)

19:40 샤워

23:00 취침

  일찍 집을 나서 출근해야 하는 앤을 배웅하기 위해 새벽에 잠시 깼다. 얼마간이 될지 모르지만 시드니에서의 생활이 행복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그녀의 첫 출근을 응원해 주었다.

 아침을 먹고 시내로 옮겨 가기 위해 다시 가방을 챙겼다. 10시쯤 이틀 간 함께 지냈던 시왕과 집을 나서는데 마침 시간이 된다며 리차드 씨가 차로 우릴 전철 역까지 배웅해 주었다. 친절한 리차드 씨 덕분에 시드니에서 또 하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리차드 씨, 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사세요.

  YHA Central 도착해 짐을 풀고 점심을 먹은 후 길을 나섰다. 먼저 도착한 곳은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입장료 7$를 내고 갤러리만 둘러봤다.

(↑호주 국립 해양박물관(Australian National Marintime Museum))

(↑내부 전시실)

(↑선박 모형 제작 과정)


  해양박물관 근처에는 달링 하버(Darling Harbour)에서 꽤 유명한 오래된 다리가 하나 있다. 1902년에 완공된 피어몬트 다리(Pyrmont Bridge)인데 우리나라 부산의 영도 다리처럼 배가 지날 때 다리가 열린다고 한다. 그런데 다리가 열리는 방식이 위로 들여올려지는 게 아니라 옆으로 90도 회전하는 방식이란다. 이런 방식으로 여닫는 다리를 선개교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압록강철교가 있었다고 한다. 다리는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 하루 다섯 번 정해진 시각에 열린다는데 내가 간 날은 평일이었으니 아쉽게도 이 장관을 볼 수는 없었다.

(피어몬트 다리(Pyrmont Bridge))

  피어몬트 다리를 건너 다시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시드니 천문대(Sydney Observatory).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규모도 작은 천문대인 이곳을 굳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은 이유는 조선시대 세종 때 만들어진 해시계 앙부일구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드니 천문대(Sydney Observatory))

(↑반가운 한글이 보이는 입구)

(↑내부 전시실, 각종 천문 관측기기들이 전시돼 있다.)


  앙부일구(仰釜日晷)는 1434년 장영실 등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는데 현재는 그 원형이 남아 있지 않고, 18세기에 제작된 것이 보물 845호로 지정되어 덕수궁 안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 오목한 가마솥 모양의 이 시계는 바닥에 24절기를 나타내는 가로선과 시각을 나타내는 세로선이 그어져 있고 그림자바늘(영침(影針)이 북쪽에 꽂혀 있다. 이 천문대에 전시된 앙부일구에는 세종 때 만들어졌다는 것과 그 복제품이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있다.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작은 전시실을 다시 돌아 전시물 하나하나를 확인한 후 겨우 발견했다. 먼 곳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발명품을 만나는 일은 기쁘고도 행복한 일이다. 

(↑앙부일구 복제품)


(↑천문대가 있는 언덕에서 바라본 하버브리지)


4/8() 흐림(바람 많음), 시드니(본다이비치, The Rocks 지역, 오페라하우스)

08:40 기상

09:30 아침(바나나, 달걀프라이, 커피)

11:30 YHA Central 출발

11:50 전철 박물관 역(Museum) 380번 버스 탑승

12:20 본다이 비치(Bondi Beach) 도착, 주변 산책

13:15 헝그리잭스(Hungry Jack’s) 어린이 햄버거, 콜라 7.1$

14:05 본다이 비치 333번 버스 탑승

14:40 시드니 박물관(Sydney Museum) 입장료 있음(15$), 관람 안 함.

13:10 서큘러 키(Circular Quay),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14:00 The Rocks 지역(록광장(Rock Square), 아가일컷(Argyle Cut), 캔돈 갤러리(Ken Don Gellary), 캐드맨 오두막(Cadmans Cottage) )

17:30 필립스 푸트(Phillips’s Foote) 식당(스테이크, 샐러드바) 32$(롯데아멕스)

18:20 Hungry Jack’s 콜라 2.95$

18:30 Sydney Opera House

19:00 발레 지젤(Gisele) 공연장 입장

19:30 공연 시작(중간 휴식(Intermission) 20)

21:30 공연 종료

21:40 서큘러 키센트럴 전철 표 4$

22:10 YHA Central 귀환

24:30 취침


  오전에 본다이 해변(Bondi Beach)에 가 보기로 했다. 본다이 비치는 맨리 비치와 함께 시드니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Bondi'는 애보리진 말로 '파도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라는 뜻이란다. 해수욕을 즐기는 우리와는 좀 다르게 호주에는 서핑하기 좋은 해변이 많다. 파도가 많은 자연 환경적인 이유인지 활동적인 레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질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본다이 해변도 역시 서핑을 비롯한 각종 액티비티를 즐기는 곳인데 그래서인지 세계에서 제일 처음 창설(1907년) 된 인명 구조 클럽이 있단다. 그러고 보니 퍼스 줄리네 집에서 즐겨 보던 TV 프로그램 중 본다이 해변의 인명 구조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제목이 Bondi Rescue라고 한다)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니 시내에서 본다이 해변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30여 분을 달려 종점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려 다시 10여 분을 걸어가니 해변이 눈에 들어온다.



(↑서핑을 즐기는 본다이 해변)


  넓게 펼쳐진 해변 한쪽으로 해안을 따라 긴 산책로가 이어져 있었다. 시원한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이 산책로는 본다이에서 브론테 비치(Bronte Beach)까지 연결돼 있다고 한다. 3.5km 거리로 해안 끝에서 끝까지 걷는 데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데, 멜번에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가 있다면 시드니에는 이 본다이 비치의 코스탈 워크(Coastal Walk)가 있다 할 만하단다. 물론 규모로 보면 그레이트 오션로드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해안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바라보는 해안 풍경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얘기겠지. 


(↑본다이-브론테 해안 산책로)

(산책로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 있다.)


  이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바다 앞에 있는 특이한 야외 수영장이 눈에 띈다.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수영장이 있는 건물은 본다이 아이스버그 클럽(Bondi Icebergs Club)인데 시원하게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은 부유층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교장이란다.

(↑본다이 아이버그 클럽(Bondi Iceberg Club)의 야외 수영장)



(↑본다이 해변 도로)


  점심에는 해변 근처 Hungry Jack’s에서 어린이용 작은 햄버거와 콜라를 먹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탓이기도 하지만 딱히 먹을 것이 마땅하지 않았던 때문에 나는 이 패스트푸드점을 자주 이용했다. 우리나라 롯데리아만큼 여기저기서 매장을 흔히 볼 수 있어서 걷다가 다리 쉼을 하기도 하고 땀도 식히기도 좋았다.

(Hungry Jack’s의 어린이 버거와 콜라)


  본다이 해변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시드니 박물관(Sydney Museum) 앞에서 관람을 할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딱히 구미가 당기지도 않고 입장료가 비싸다(15$) 핑계를 대고 그냥 돌아나왔다. 다시 발길을 돌려 간 곳은 서큘러 키(Circular Quay) 근처에 있는 현대 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다.

(↑내부 관람은 하지 않은 시드니 박물관)

(↑서큘러 키(Circular Quay) 주변 풍경)


  현대 미술관의 입장료는 무료다. 호주의 많은 박물관, 미술관은 입장료가 없거나 저렴해서 시민들은 물론 나 같은 여행자에겐 더 없이 좋은 쉼터가 된다. 도시의 바쁜 샐러리맨이라면 일상에서 빠져나와 잠시 여유를 즐기거나 쫓기 듯 도시 구석 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여행자라면 한숨 돌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 주는 반가운 곳이다. 이런 편안한 문화 공간이 널려 있는 이 나라의 여유롭고 넉넉함이 부럽다.

(↑현대 미술관의 재미있는 내부 전시물)

(↑커다란 2층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풍경)


  서큘러 지역과 록스 지역은 서로 인접해 있어 하루에 둘러보기에 좋다. 록스 지역은 이 서큘러 지역과 이어진 길을 따라 어제 갔던 시드니 천문대가 있는 언덕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나 파이런 전망대(Pylon Loookout)에서 시드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도 좋다지만 나는 시드니 천문대 언덕에서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풍경을 본 것으로 만족했다. 



(↑록스 지역 거리 풍경)


   록스(The Rocks)는 1788년 영국 이주민이 호주에 최초로 정착한 지역이라고 한다. 록스(The Rocks)라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주변이 대부분 바위로 이루어진 이곳 지형 탓에 도시를 건설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당시에는 변변한 장비도 없이 오직 정과 망치만으로 거대한 바위산을 깎아야 했는데 지금도 록스 지역 한쪽에는 그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아가일 컷(Argyle Cu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의 거칠고 투박한 흔적은 마치 몸에 새겨져 여러 번 딱지가 앉았다 사라졌다를 반복한 오래된 상처처럼 보였다. 


(↑아가일 컷(Argyle Cut))


  록스 지역은 호주의 첫 이민자 정착지였던만큼 당시의 주거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오래된 작은 집 한 채가 남아 있다. 캐드맨의 오두막(Cadman's Cottage)이라는 이 집은 주변의 크고 화려한 건물들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지만 1816년 지어진 것으로 초기 식민지 시절의 건물로는 유일한 것이란다.  

(↑캐드맨의 오두막(Cadman's Cottage))


  록스 지역의 중심이 되는 곳이 록스 광장((Rocks Square)이다. 광장이라고는 하나 건물들 사이에 있어서 예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한쪽에 첫 이민자의 모습을 담은 퍼스트 임프레션(First Impression)이라는 조형물이 있다. 이 조형물은 특이하게  세 면에 음각으로 각각 군인, 죄수, 이주민 가족의 모습을 조각돼 있다.


(↑록스 광장(The Rocks))

  앞에서 가 봤던 현대미술관과도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지역에는 몇 개의 개인 미술관이 몰려 있는 갤러리 골목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이 켄 돈 미술관(Ken Don Gallery)이라고 해 안으로 들어가 봤다. 켄 돈(Ken Don)이라는 작가는 오페라 하우스, 캥거루 등 호주를 상징하는 소재를 주로 다루고 색채가 화려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전시 작품들 대부분은 판화나 팝 아트적인 느낌이 나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한쪽에는 그림을 프린트해 넣은 옷이나 생활용품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켄 돈 미술관(Ken Don Gallery))


  참고로 만일 록스 지역을 주말에 방문한다면 '록스 마켓(Rocks Market)'에 들러 보면 좋겠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이 장에는 각종 기념품, 수공예품 등 여러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여행의 막마지에 이르렀으므로 오늘 저녁에는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먹어 보기로 했다. 마침 록스와 서큘러 키 지역이 만나는 부근에 고기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다는 식당으로 갔다. 진열장에 있는 고기를 직접 고르고 값을 지불하면 고기를 담은 접시를 주는데 한쪽에 있는 화덕에 고기를 올려 놓고 원하는 정도로 구우면 된다. 가짓수가 많지 않은 작은 샐러드바에서 샐러드와 빵을 가져와 곁들여 먹었는데 양이 넉넉했다. 가난한 여행자로서는 거금(32$)이었지만 여행 중 가끔은 이런 호사(豪奢)도 누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필립스 푸트(Phillips’s Foote)의 스테이크)


  저녁 식사 후에는 한 달 전 인터넷으로 예매한 발레 <지젤(Gisele)> 공연을 보러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로 갔다. 오페라 하우스는 언뜻 보아 연꽃이나 범선(帆船)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외형 때문에 더 눈에 띄는 호주의 대표적 랜드마크(landmark)다. 나는 물 위에서 언덕에서 맞은 편 보타닉 가든에서 오페라 하우스의 외관을 여러 번 보기는 했으나 내부 모습이 궁금했다. 물론 간단한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꽤 비싼 백스테이지 투어(The Backstage Tour, 2016년 현재 1인 $165)를 비롯해 심지어 한국어 투어 등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몇 가지 투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건물이 오페라 하우스니만큼 객석에 앉아 실제 공연되는 작품을 감상해 보고 싶었다. 이건 또 내가 호주 여행 중 꼭 해 보고 싶은 일이기도 한 것이어서 한 달쯤 전 홈페이지에서 발레 <지젤(Gisele)> 티켓을 예매해 두었다. 무대 한쪽이 살짝 가리는 2층 구석의 가장 싼 좌석이어서 다소 아쉬움은 있었다.



(↑밤에 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

(↑오페라 하우스 티켓 박스)


(↑1, 2층 객석)


(↑<지젤> 공연 포스터와 티켓)


  발레 공연은 중간 휴식(Intermission, 20)을 포함에 2시간 가량 진행됐는데 시종일관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다. 발레 공연은 처음이었음에도 줄거리가 널리 알려진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수준이 높아 감상하는 내내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다음엔 무대가 훤히 보이는 좋은 좌석에서 편안한 자세로 발레를 제대로 감상해 보고 싶다. 

  공연이 끝나고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가로등과 주변 카페의 환한 불빛 사이를 걸어오던 그 밤, 시드니는 참 낭만적이었으며 아름다웠다. 


4/9() 흐림(쌀쌀함, 바람 많음), 시드니(쇼핑)

08:30 기상

11:50 Subway(데리야끼비프 샌드위치, 음료) 10,1$

13:25 Woolworths(저녁비타민20.45, 크릴오일40.99, 관절27.59, 블랙모어 종합비타민 여4, 3(12.49), 종합비타민 12.49)188.85$(롯데아멕스)

14:00 World Square 지하 (Lanolin Cream 6(4.99), Papaw 연고10(5.99) 89.84$(롯데아멕스)

14:35 헤이마켓 부근 카페(카푸치노3.5, 브라우니4.5)8$

15:10 Market City(Paddy’s Market)(마누카꿀16+58.7$, 유칼립투스오일3(6.7))73.3$(신한비자)

17:35 Haymarket 중국 상점(GAIA 마사지오일10, 치아세정11, 로션10, Sudocream250ml 17)48$(롯데아멕스)

18:00 저녁(신라면1/2, , 참치)

19:30 샤워

23:00 취침

  이제 내일이면 1월에 뉴질랜드에서 시작한 약 80일 간의 긴 여정을 마쳐야 한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숙소 근처에서 몇 가지 기념품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줄 물건을 쇼핑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시내의 슈퍼마켓과 마켓시티(Market City) 등에서 비타민과 건강보조식품, 라놀린 크림(Lanolin Cream), 포포 연고(Papaw  Ointment), 마누카 꿀, 유칼립투스 오일 등을 샀다.

(↑YHA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YHA 옥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경)

 

4/10() 흐림(), 시드니인천

05:30 기상

06:00 YHA Central 체크아웃

06:20 시드니 국제공항 도착

06:30 항공사 체크인, 공항면세점(수분크림220$, 수도크림 외 40.93$(신한비자)

07:10 Air New Zealand Lounge

09:20 OZ602편 탑승

09:50 이륙

--------------------1시간 시차(우리나라 늦음)---------------------------

19:00 인천 국제공항 도착(10시간 비행)


  길었든 짧았든 모든 여행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더 많이 못 본 것, 더 오래 머물지 못한 것 모두가 아쉽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사는 우리 동네도 속속들이 다 알지 못하면서 잠시 스쳐지나는 여행자가 어찌 그곳의 내밀한 삶의 터전을 다 보고 알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혹시 올지도 모를 다음을 기약하며 떠날밖에.

  여행하는 동안 지독한 외로움에 몸서리를 치기도 하고, 숨막히 듯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기도 하고, 지친 몸을 누이는 작은 침대 하나, 소박한 한 끼 식사에 감사하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건 어딜 가나 역시 사람들이었다. 카우치서핑에서 호스트로 만났던 뉴질랜드 오클랜드, 웰링턴, 호주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시드니의 친절하고 고마웠던 사람들, 그리고 퍼스의 줄리, 피터씨 부부. 광활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 혹은 역사 깊은 유적지를 봤을 때의 기쁨도 컸지만 내게는 이들 집에서 머물며 함께 했던 시간들이 더욱 특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나라든 특별히 마음이 가는 곳은 항상 정 많은 사람들로 기억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참 좋은 여행이었다.       

(↑아시아나 기내에서 먹었던 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