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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남태평양/2015년 1~4월 뉴질랜드, 호주

뉴질랜드 6 그레이마우스(Greymouth), 프란츠조셉 빙하(Franz Josef Glacier)

2/3() 대체로 맑음(가끔 소나기), 넬슨(Nelson)그레이마우스(Greymouth)

06:00 기상

06:45 Accent on the park 체크아웃

06:55 버스 정류장 도착(Intercity 사무실 있음)

07:15 버스 출발(wifi 잡힘), 아침(삶은 달걀2, 우유, 복숭아, 방울토마토)

09:15 휴게소(카페) 20분 휴식

11:00 Westport 도착

12:00 Pancake Rocks 30분 휴식

13:00 그레이마우스(Greymouth) 기차역 앞(i-Site) 도착

13;20 Duke Hostel 체크인(31$/4인 혼성, wifi, 아침 제공, 키 보증금 20$ 별도)

14:00 점심(냉동 새우 넣은 컵라면)

14:30 Go Tech(컴퓨터, 스마트폰 수리점) 스마트폰 액정 수리(교체) 80$

16:20 Countdown(요플레1, 체리 660g, 사과3, 아보카도1) 11$, 강변 산책, 맥주 공장 및 카페 둘러보기

17:45 KFC(2조각, 감자튀김) 6$

19:10 저녁(2조각, 감자튀김 조금, 사과, 아보카도1/2, 요플레)

20:00 샤워

22:30 취침

 

  아침 6시, 이른 시간이라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다른 사람들이 깰까 조심하며 어제 미리 정리해둔 짐을 챙겨 방을 나선다. 리셉션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숙소를 나와 무거운 가방을 끌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는다. 일찍 서두른 탓에 내가 예약한 인터시티(Intercity)사무실이 있는 정류장에는 출발 시간보다 여유롭게 도착했다. 옹기종기 미리 온 손님들이 모여 있고, 순서대로 버스에 짐을 싣고 나도 차에 올라 자리를 잡는다. 오랜만에 버스 안에서 wifi가 잡히니 반갑다. 7시 15분쯤 그레이마우스(Greymouth)를 향해 버스가 출발하고 나는 미리 챙겨온 달걀과 과일로 아침 식사를 한다.

(↑며칠 간 익숙하게 지나다녔던 넬슨 중심가 거리)

 

  버스는 차량이 많지 않은 2차선 도로를 시속 80km 속도를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달린다. 시원하게 뚤린 직선 도로가 아니라 지형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배려인 듯 길은 유난히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차창 밖으로 뵈는 나무가 있는 숲이나 키가 작은 관목이 많은 부쉬(Bush), 물살이 센 강,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테즈만 해의 고즈넉한 풍경도 모두 정겹다. 기사 아저씨는 두 시간쯤 달린 후 어느 카페에 멈춰 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휴식 시간을 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정겨운 풍경)

(↑휴식을 위해 들른 어느 카페)

 

   뉴질랜드 남섬 서쪽 해안을 따라 이어진 이 길에는 석회암과 사암이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여 형성된 거대한 퇴적층 지대가 있는데 이른 바 팬케익 락(Pancake Rocks)이라는 관광 명소다. 입구의 숲 속 산책로를 지나면 바위들이 병풍처럼 바다를 가로막고 서 있는데 이 바위 지대는 오랜 시간 동안 거센 파도와 비바람에 깎이고 패여 놀랍고 신기한 형상을 한 곳이 많다. 위치는 웨스트코스트로 가는 유일한 길인 주립도로 6번을 따라가면 푸나카이키(Punakaiki) 남쪽 지역에 있다고 하는데, 내가 탄 인터시티 버스로는 웨스트포트(Westport)에서 그레이마우스(Greymouth)로 가는 중간 지점쯤이었다. 입구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대략 20분 남짓 소요된다.

(↑팬케익락(Pancake Rocks) 입구)

(↑팬케익을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거대한 바위들)

(↑파도가 거셀 때는 물기둥이 치솟는 블로우홀(blowholes))

(↑바위의 생성 과정을 설명한 안내문)

 

  오후 1시가 되어서 버스는 종착지인 그레이마우스 기차역에 드디어 도착했다. 가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터라 미리 예약한 숙소로 얼른 가야 한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걸게 된 미국인 아가씨가 우연히 나와 같은 숙소로 간다고 해 동행하게 되었다. 우리가 함께 도착한 숙소는 다소 촌스러운 연한 푸른색 외벽이었다. 입구 리셉션에서 잠시 기다리자 민머리를 한 주인인 듯한 남자가 나왔다. 그는 우리 각자의 예약을 확인하고 방을 안내했는데 좀 수다스럽긴 했으나 친철하고 다정한 성품인 듯했다.

  2시쯤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액정이 깨진 휴대전화기를 수리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그레이마우스가 그리 큰 도시도 아닌데다 숙소로 올 때 보니 상가가 모여 있는 기차역 주변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액정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런데 다행히 물어물어 들른 Go Tech라는 컴퓨터 휴대전화기 수리점이 하나 있었다. 액정이 깨진 전화기를 내 보였더니 마침 2년 전 우연히 사 둔 중국산 LG 액정이 하나 있단다. 운 좋게 G2인 내 전화기의 액정과 크기도 맞았다. 젊은 청년은 내 전화기에서 액정을 떼어내고 새 액정을 끼워 넣는 섬세한 작업을 1시간 가량 한 후 전원을 켜 화면이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인다. 비록 80$라는 거금을 들이긴 했지만 낯선 곳에서 고장난 전화기가 다시 생명을 얻어 살아난 듯해 뿌듯하고 고마웠다.

(↑말끔히 떼어낸 깨진 액정, 섬세하게 작업 중인 기술자 청년)

 

  전화기를 수리하고 근처 슈퍼마켓(Countdown)에 들러 과일 몇 개를 사고 그레이 강변을 따라 길게 놓인 뚝길을 걸으며 마을 산책에 나섰다. 그레이마우스는 금이나 석탄을 채굴하던 곳으로 초기 유럽인들이 몰려드었던 곳이고 큰 양조장이 있어 맥주로도 유명한 곳이란다. 그래서 남섬 웨스트코스트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하는데 실제 내가 돌아보니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지 않고(2010년 기준 인구 약 1만명) 대체로 한적한 지방 소도시 정도로 느껴졌다.  

(↑슈퍼마켓이 있는 주차장)

(↑그레이마우스 기차역)

(↑그레이강)

(↑강변 제방 위에서 본 도심)

(↑금광과 석탄광으로 유명하다는 그레이마우스)

(↑물고기상과 어부의 동상)

(↑우연히 들른 맥주 공장 및 시음장)

(↑한적한 도시 풍경)

  

 

굿모닝Duck Hostel

 예약 사이트 : www.hostelbookers.com

 가격 및 조건 : 31$/4인 혼성, wifi, 아침 제공, 키 보증금 20$ 별도

 평점 : 기차역이 있는 시내 중심과는 10~15분 거리. 건물은 노후한 편인 대체로 잘 관리되고 있음. 민머리 주인아저씨 아주 유쾌하고 친절함.

 (↑듀크 호스텔 외관)

  (↑건물 내부 및 방)

  (↑듀크 호스텔 리셉션)

 (↑휴게실 및 식당) 

  (↑나와 함께 도착한 미국인 아가씨는 피아노 연주를 잘 했다.)      

   

2/4() , 그레이마우스(Greymouth)프란츠조셉(Franz Josef)

07:00 기상

08:00 아침(토스트, 밀크커피, 체리, 아보카도1/2, 요플레)

10:00 Duke Hostel 체크아웃(휴게실에서 버스 시간까지 인터넷 검색),

    인터시티 테카포퀸즈타운 버스 변경(전화만 가능) 5$(수수료, 신한카드)

12:50 우체국 Patricia에게 편지(1만원 동봉) 2.7$

13:10 프란츠조셉(최종 목적지는 폭스빙하) 버스 도착

13;40 버스 출발

14:15 호키티카(Hokitika) 정차,

   근처 New World(호박2, 우유300ml, 작은 팬케익81) 4.8$, ATM(한글지원) 현금 200$ 인출

15:00 호키티카 출발

15:55 하리하리(Harihari) 지남

16:15 멀리 눈 덮힌 산들이 보이기 시작함.

17:00 프란츠조셉(Franz Josef) YHA 앞 도착

17:25 Chatau Franz Backpackers(YHA ) 체크인(3, 5인 혼성, wifi, 아침 제공) 89$(신한카드)

18:00 YHA에서 내일 빙하 계곡 가이드 트래킹 예약

18:20 슈퍼 4Four Square(요플레3, 달걀6, 코코넛밀크1) 9.3$

19:30 저녁(, 호박새우볶음, 달걀프라이, 고추장, 참기름으로 비빔밥, 요플레, 체리)

20:30 샤워

22:30 취침

  다시 이동을 위해 길을 나서야 한다. 사실 그레이마우스는 프란츠조셉 빙하를 가기 위해 거쳐가는 곳이긴 하지만 하루만에 짐을 풀고 다시 싸고 하면서 옮겨다녀야 하는 일이 영 성가신 게 아니다. 다만 여기서 고장난 휴대전화기를 고쳤고 예상하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고 뉴질랜드의 또 다른 도시 하나를 알게 된 건 기쁜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휴게실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 웰링턴의 파트리샤 씨에게 언젠가 한국을 방문하면 교통비로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는 편지를 써 우리 돈 1만원을 동봉해 보냈다. 파트리샤 씨 부부를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고마움의 표시를 꼭 전하고 싶다.

(↑이젠 눈에 익숙해진 인터시티 버스)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빙하)

 

  1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호키티카(Hokitika)에 정차해 휴식 시간을 가진 후 하리하리를 거쳐 오후 5시 프란츠 조셉 YHA 앞에 도착했다. 버스는 최종 목적지인 폭스 빙하로 떠나고 나는 버스에서 내려 먼저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 옆에 있는 YHA에서 내일 빙하투어(가이트 트래킹)를 예약했다. 바우처를 받아 들고 실제 투어를 진행하는 투어 사무실에 가 위치와 시간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근처 작은 슈퍼마켓에 들러 먹을 것 몇 가지를 산 후 숙소로 돌아왔다. 

(↑프란츠 조셉 빙하 마을) 

(↑빙하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사) 

(↑빙하를 제대로 체험하려면 헬기 투어를 해야 하나 가격이 만만치 않고 날씨도 좋지 않았다.) 

 

  저녁은 호박새우볶음에 달걀프라이를 얹은 비빔밥으로 넉넉히 챙겨 먹은 후 음악을 들으면서 긴장감과 피로를 풀며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저녁 비빔밥) 

 

2/5() , 프란츠조셉(Franz Josef)

07:00 기상

08:00 아침(토스트, 밀크커피, 사과1/2)

09:50 Franz Josef Glacier Guides(투어회사) ‘Glacier Valley Walk’ 75$(신한카드)

  종이팔찌로 스캔 보험 등록(한글지원), 방수 바지, 제킷, 부츠, 털양말, 털장갑 대여 포함

10:40 버스 출발 10분 이동 후, 공원 입구에서 트래킹 시작

13:30 투어회사 앞 귀환, 장비 반납, 기념 CD 제공

14:15 슈퍼 4Four Square(오이1, 소시지1, 복숭아2, 감자2, 양파1, 소금.후추(기내용포장) 묶음) 12.4$

14:20 점심(팬케익2조각, 체리, 우유)

19:15 저녁(카레라이스, 오이무침, 요플레, 체리)

20:20 샤워

23:00 취침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어제 투어 회사에서 옷이나 장비는 대여해 주니 그저 따뜻하게만 입고 오라고 했는데 일단 내복 위에 가져온 겨울용 등산 바지에 얇은 오리털 제킷과 봄가을 용 등산 제킷도 입었다. 카메라와 간식, 물을 배낭에 넣고 비옷도 준비해 갔다.

   사무실에 가 어제 예약증을 보여 주며 비용을 지불하니 바로 등록을 해 주고 놀이동산에서 주는 종일 이용권처럼 종이 팔찌를 끼워준다. 이어 맞은편 컴퓨터(한글 지원)에서 팔찌를 스캔해 보험 가입을 하란다. 무릎 골절이 있었다고 체크했더니 나중에 직원이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차례대로 데스크 뒤쪽 방으로 들어가 방수용 바지와 제킷, 부츠, 털양말, 털장갑 등을 차례로 지급받는다. 나는 입고 왔던 등산 제킷과 트래킹화를 따로 벗어 한쪽에 보관해 두었다. 대부분 서양인들이라 바지와 제킷은 스몰 사이즈라 해도 내겐 역시 크다. 나는 배낭이 젖을 것을 염려해 배낭을 매고 비옷을 입었다. 장비가 갖춰진 사람들은 차례로 사무실 앞에 대기한 미니 버스에 탄다.

(↑사무실에서 먼저 예약을 확인한다.) 

(↑이 종이 팔찌가 보험 가입증이다.) 

(↑여행객들이 지급된 장비를 챙겨 입는다.) 

 

   버스로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강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10여분쯤 이동하자 국립공원 입구가 나온다. 앞뒤로 젊은 가이드가 서고 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줄지어 숲속으로 난 길로 이동한다. 입구에서 얼마 가지 않아 일행을 세운 가이드는 만들어 놓은 길을 버리고 풀숲을 헤치고 우리를 데려간다. 이동하는 중간 중간 두 사람의 가이드는 번갈아가며 이곳 식생이나 특이한 종의 식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 준다.

(↑빙하 계곡으로 가는 입구)

(↑입구를 막 지나면 이런 숲길이 나온다.) 

   숲을 헤치고 나오자 이번엔 작은 폭포가 보인다. 상하 방수복에 방수화를 신었으니 물을 건너고, 일부 사람들은 폭포 아래에도 서 본다. 비도 내려 날씨도 쌀쌀한데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이니 차기도 하다. 높은 산으로 둘러쳐진 너른 들판에는 우산을 쓰고 비옷을 입고 개별적으로 오가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인다. 팬케익락(Pancake Rocks)에서와 비슷한 모양을 작은 돌들이 개울 바닥에 널렸다. 드물게 크리스탈도 있다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작은 폭포수 앞에서) 

(↑길위에 널려 있는 돌들) 

   이제 우리가 걸어가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빙하 계곡이 보인다. 앞서 본 것보다 더 높은 폭포도 지나고 나니 가이드는 우리를 어느 바위 앞에 멈춰 세웠다. 작은 책자 속에서 몇 년 전만해도 지금 서 있는 이 바위까지 얼음이 덮인 사진을 보여 주며 지금과 비교해 보란다. 그러고 보니 빙하가 점점 줄어든 것이 확연해 보였다. 이게 다 기후 변화 탓일 듯싶다.

헬기를 타지 않는 이상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볼 수는 없다. 우리가 최종 다달은 곳은 250m 지점이다. 푯말이 세워져 있는 이곳은 빙하를 가깝게 볼 수만 있는 곳으로 주변에 줄로 펜스를 쳐 놓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비속에서 최대한 가깝게 빙하를 사진에 담았다. 15~20분 정도 각자 사진도 찍고 경치도 감상한 후 돌아왔다. 그렇게 차를 내린 공원 입구에서 다시 같은 차를 타고 마을 투어 회사까지 돌아오는 데 거의 3시간이 소요됐다. 사무실에 비에 젖은 옷가지를 반납하고 나오자 미리 제작된 기념 CD 한 장씩을 준다. 이것으로 프란츠 조셉에서 할 일은 마침 셈이다.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는 표지판이 서 있는 빙하 입구) 

(↑기후 변화로 빙하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진도 있다.) 

   여러 빙하 투어 상품들 중 빙하가 있는 곳까지 헬기로 600~850m 지점까지 이동해 아이젠을 찬 부츠를 신고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보는 것은 300~500$ 이상 하는 것이라 아쉽지만 비용상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참고로 내가 했던 빙하 계곡 투어는 가는 길이 잘 정비돼 있고 마지막 얼마를 제외하고는 경사가 거의 없어 날씨에 적당한 옷만 준비돼 있다면 개별적으로 다녀오는 것도 어렵지 않다. 마을에서 공원 입구까지 이동하는 버스가 여러 번 있고 비용도 왕복 12$로 가이드 투어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실제 개별적으로 다녀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일부 젊은 여행자들은 공원에서 마을까지 버스도 타지 않고 걷는 경우도 있었다.

(↑마을과 빙하 계곡 입구를 오가는 셔틀버스)

  숙소로 돌아와 하루 종일 비에 젖은 옷과 가방을 말려 두고 더운 물 샤워를 하고 나니 하루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내일 일정이 없는 데다 3시간이나 걸었으니 오늘은 깊은 잠에 빠져도 좋겠다.

 

2/6() 맑음, 프란츠조셉(Franz Josef)

07:00 기상

08:10 아침(토스트, 밀크커피, 복숭아)

오전 내 인터넷 검색, 카우칭서핑 더니든, 크라이스트처지 숙박 요청, 크라이스트처치 1(2/18) 예약

14:25 마을 산책(1 시간 사진 찍으며 아주 천천히 걷기)

17:10 저녁(카레라이스, 오이무침, 달걀프라이, 요플레, 체리)

18:00 샤워

23:00 취침 

  오늘은 그저 하루 종일 쉬기로 했다. 어제와는 확연히 다르게 날씨가 화창하다. 눈 덮인 빙산 꼭대기도 햇볕에 반사돼 더 선명하게 보인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아침 일찍부터 헬기 지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어제 못한 헬기 투어를 오늘 몰아서 하는 모양인가? 나는 숙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설산이 잘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전엔 숙소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아침 먹고 오전 내내 인터넷으로 숙소 검색하고 예약하는 일에 매달렸다. 되도록 평도 괜찮고 가격도 싸고 무엇보다 아침이나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지 여부, 버스 정류장에서의 거리도 가까운 곳으로 찾으려니 시간이 꽤 걸린다.

  뉴질랜드에서의 우프(wwoof)는 몇 번 시도는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가입비 40$만 쓰고 말았다. 체류 기간이 짧다거나 거의 대부분 예약이 미리 차서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행히 카우칭서핑은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환대를 받으며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받았다. 퀸즈타운은 두 번 시도했으나 한번은 거절당하고 한번은 답이 없다. 결국 wifi가 제공되지 않아 평이 그닥 좋지 않은 호스텔을 예약했다. 더니든과 크라이스트처치에 다시 각각 두 사람씩 잠자리 요청을 했다. 제발 숙소가 해결돼야 할 텐데 또 걱정이다.

  하루 종일 편안히 쉬기로 한 것이 오늘 계획이었는데 내일 아침 일찍(745) 떠나야 해 마음이 여유롭지 않다. 머릿속으로 시간에 맞춰 자꾸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한가한 시간에 마음은 바쁘고 조급하다. 이걸 언제나 떨칠 수 있을는지. 그래서 여행은 내게 늘 자아를 깨고 나를 놓아두는 훈련이고 연습이며 도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언제쯤이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오후에 짧은 마을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을 일찍 먹고 샤워도 미리 하고 수건, 양말, 속옷 등 몇 가지 간단한 빨래도 함께 했다. 저녁 무렵인데도 아직 해가 있어 빨래를 들고 나가 해먹 줄에 매달아 놓았다. 몇 시간 후 해가 지기를 기다려 걷어 침대 한쪽에 옮겨 걸어 놓고 내일 아침에 챙기기로 한다.

(↑한적한 마을 풍경)

(↑저녁 메뉴는 어제와 같은 카레라이스다.)

 

굿모닝Chatau Franz Backpackers

 예약 사이트 : www.hostelbookers.com

 가격 및 조건 : 90$/3, 5인 혼성, 무료 wifi, 아침 제공

 평점 : 마을이 작아서 위치는 어디나 괜찮은 편임. 건물은 낡았으나 마당이 넓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많다.

(↑Chatau Franz Backpackers 리셉션이 있는 건물)

(↑숙소 건물 외부)

(↑숙소 내부 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