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시간 수업 중 창문 너머로 약한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 진눈깨비가 오네.'라고 혼잣말처럼 내뱉은 말에 아이들은 와~ 소리를 지르며 창문쪽으로 달려갔다. 어떻게 진정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고함을 치고 몇몇 아이들을 잡아끌어 자리에 앉혔지만 이미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흥분된 상태가 되었다. 다행히 몇 분 후, 마치는 종이 울리고 수업을 겨우 마무리하고 교실을 나왔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와 함께 아이들은 스프링처럼 밖으로 뛰어나갔다. 계단과 복도를 쏜살같이 달려 운동장으로 돌진한 아이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교감 선생님의 자제 방송에도 불구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즐거워한다.
곧 그칠 것 같던 눈발은 점점 굵어져 함박눈이 되어 제법 쌓일 것처럼 쏟아진다. 4교시 수업 시간에는 하는 수 없이 교실의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그 와중에도 창가에 앉은 녀석들은 커튼을 살짝 걷어 젖히고 밖을 보다가 내 눈에 걸려 뒤로 나가 서는 벌을 받아야 했다. 10분쯤 일찍 수업을 마치자 다음 주가 시험임에도 '마음이 너무 설레서 공부가 되지 않아요.'라며 아이들은 공부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잠시만 돌려달라는 녀석도 있다. 그럼 내가 운동장에 나가 사진을 찍어 메일로 보내주마고 하니 그렇게 해 달란다. 결국 녀석들은 운동장에 모여 단체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제법 떡 가루를 뿌리듯 기세 등등하게 내리던 눈이 이내 약한 빗줄기로 바뀌더니 이젠 해가 반짝 난다. 부산에 눈 오는 일이 드물긴 하지만, 오늘 첫눈은 참 짧고도 아쉽다. 2013년 12월 7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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