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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24년 4월 MSC 크루즈

상하이-요코하마 5박 6일 MSC 크루즈 여정, 경비 및 승선 과정

  이번 크루즈는 올해 2월에 친구와 처음 탔던 크루즈 이후 약 2개월만이다. 사실 여행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내가 크루즈를 다시 타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3월 초에 예기치 않았던 폐 절제 수술(다행히 양성 종양이었다)을 하게 돼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으로 한 동안 혼란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 그 첫째 이유이다.(사실 수술은 이미 1월 말 여행 출발 전에 예정된 것이긴 했지만) 정말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살이라더니 삶과 죽음의 거리가 멀지 않고 나는 내가 그 어느 쪽에 가까웠는지 한 순간도 알 수 없다. 그러니 나는 매 순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내 의지대로, 내 방식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처음 크루즈를 했던 경험이 좋아서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함께 식사하는 여든 중반의 우리 선생님에게도 꼭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지팡이를 짚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소 불편을 겪더라도 다음 기회가 언제 있을지 몰라 함께 모시고 가고 싶었다. 나중에 선생님 친구분도 동행하게 돼 여행 내내 두 분이 담소를 나눌 수도 있으니 심심하지는 않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우연히 발견한 이 크루즈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그래서 등급이 좀 높은 발코니가 있는 고층(14층) 방으로 예약할 수 있었다. 더욱이 2인 1실이 기본이라 3인이 한 방을 쓰게 되니 조금 더 할인이 돼 부담을 더 줄일 수 있었다.

(↑ MSC Bellissima 호(좌)와 상하이 국제 크루즈 항(Wusongkou International Cruise Port, 吴淞口国际邮轮港))

 
크루즈 예약 사이트 CruiseBooking.com
 
전체 비용 ₩5,403,000(₩1,801,000/인)
  - 크루즈 최종 지불 금액: ₩2,439,000(3인)
    발코니 디럭스/3인 $1,551.63(≒₩2,110,000), 캐빈 서비스 차지 $240($16×5박×3인, ≒₩328,000)
★ 참고로 캐빈 서비스 차지는 1박, 1인당 $16씩 청구되는데(이 비용은 선사마다 다르다. NSC의 경우는 1박당 $20였다.), 승선 시 카드를 등록하고 승선 기간 동안 선내에서 유료 서비스를 받거나 물건을 구매한 금액과 함께 하선 직전 또는 후에 정산된다.

(↑ 최종 예약 확정 후 받은 명세서)

  - 크루즈 외 비용 ₩2,964,000(3인)
    항공권 ₩2,019,900, 교통비 ₩376,000, 숙박비 ₩179,500($134.51), 기타(여행자 보험 외) ₩55,500, 일비 ₩333,100
 
전체 일정: 2024.04.24(수)~04.30(화) 
     - 4월 24일(수) 부산-인천-상하이 이동, 크루즈 탑승
     - 4월 24일 ~ 4월 29일 크루즈
     - 4월 29일(월) 크루즈 하선, 도쿄(나리타) 이동
     - 4월 30일(화) 나리타-부산 이동

(↑ 크루즈 일정과 우리가 탄 벨리시마(Bellissima) 호)

 
  위에서 보다시피 어차피 크루즈를 목적으로 간 여행이니 기항지에서는 투어를 하지 않는 이상 항공권 외에 많은 경비를 쓸 일이 별로 없다. 크루즈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있으니 앞으로 크루즈 여행을 자주 하려면 인터넷에서 싸고 알찬 크루즈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상하이 도착 및 승선 과정
  이번 여행은 80대 노인 두 분과 동행하는 여정이라 미리 항공권(대한항공) 예약 시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부산, 인천, 상하이 공항에서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인천공항에서는 내항기를 타고 도착해서 시간 여유가 있었는데, 라운지를 이용하겠다고 하니 직원이 직접 안내해 데려다 주고 탑승 시간 전에 다시 와서 탑승 게이트까지 동행해 줬다. 상하이 공항에 내려서도 직원의 안내를 받아 패스트 트랙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이곳은 경유 비자 신청 라인이 아니라 신청서를 다시 쓰고 비자를 받는 데까지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하지만 직원이 우리를 끝까지 기다려 주고 입국장까지 안내해 주었다. 
  두 분 어른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상하이 공항에서 크루즈 항까지 사전에 차량을 미리 예약했는데(클룩 KLOOK), 경유 비자를 받느라 시간이 오래 지체되는 바람에 기사님이 예정 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입국장에서 내 이름이 쓰인 팻말을 들고 있어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클룩 예약 시 내가 도착 지점을 잘못 입력했는지 기사님이 크루즈 항 근처 다른 곳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그래서 어렵게 다시 번역기를 통해 크루즈 항으로 가서 배를 타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겨우 크루즈 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기사님도 크루즈 항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 차를 세우고 두어 번 길을 물어야 했다.) 크루즈 정박항은 최근에 새로 지었는지 규모가 엄청 컸다. 항구에는 우리가 탈 크루즈선이 미리 정박하고 있었는데 멀리서로 한눈에 들어왔다. (MSC 크루즈 터미널 위치)

(↑ 객실에서 내려다 본 상하이 크루즈 항)

  차는 체크인 입구를 지나 짐들이 잔뜩 늘어서 있는 곳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기다리고 있던 직원들에게 방 번호를 알려 주니 번호를 쓰고 테그를 붙여 한쪽에 놓고는 우리가 들어왔던 방향으로 체크인을 하러 가라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체크인을 먼저 하면 바로 출국 수속이 돼야 하기 때문에 다시 나와 짐을 부칠 수가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이렇게 먼저 짐을 부치고 체크인 구역으로 다시 가야 출국 수속과 함께 배에 오를 수 있다. 기사님이 우연히 실수로(?) 우리를 내려준 덕분에 조금 걷기는 했지만 편하게 승선할 수 있었다.

(↑ 체크인 후 승선하러 가는 길. 긴 통로의 왼쪽 팬스 바깥쪽에 짐을 부치는 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