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레오파고스 언덕에서 나와 매표소 근처에 있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으로 갔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Μουσείο Ακρόπολης, Acropolis Museum)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아크로폴리스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소장, 전시하기 위한 박물관이다. 파르테논 신전의 남동쪽에 위치해 있는 이 박물관은 2007년에 완공되었다. 비교적 최근에 완공된 이유는 원래 아크로폴리스 근처에 규모가 크지 않은 박물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분을 위해 이곳을 신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New Acropolis Museum)이라고도 한다.
새로운 박물관의 건립은 물론 구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의 규모가 작았던 까닭에 좀더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유물들을 보관, 전시할 필요성 때문이기는 했지만, 그 이면에는 문화재 반환과 관련한 영국과의 갈등이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32년 그리스의 독립 이전 오스만 제국의 묵인 아래 영국 대사 엘긴에 의해 파르테논 신전을 비롯한 아크로폴리스의 많은 문화재들이 무단 약탈되고 도굴되어 영국으로 무단 반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영국 정부는 엘긴으로부터 1816년 이 유물들을 사 들여 대영 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된다. 일명 '엘긴 마블(대리석)'로도 불리는 이 유물들은 대영 박물관의 '엘긴 마블 전시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그리스 정부는 영국에 문화재 반환을 요구했지만 영국은 당연히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게 된다. 그런데 영국이 이 유물들을 돌려 줄 수 없다고 한 까닭이 구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의 규모가 너무 작고 효율적인 문화재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격분한 그리스 국민과 정부에서는 1970년대부터 새로운 박물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재 부지를 선정하여 건립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나 재정 문제 등 여러 외부적인 요인으로 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러다 1981년 문화부 장관으로 취임한 그리스의 국민 배우 멜리나 메르꾸리(Μελίνα Μερκούρη, Melina Mercouri)에 의해 문화재 반환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박물관 건립은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다가 2001년 건축 공모전을 통해 설계안이 채택되고 2003년 건물이 착공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2007년 완공되었고 전시 준비를 완료한 후 2009년 6월 박물관을 정식 개관했다. 참고로 아크로폴리스의 언덕에 있는 구 박물관보다 규모면에서 10배 정도 더 크다고 한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입구는 조금 특이한데 바로 입구 바닥에 유리로 덮인 유적지가 있다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선정된 이 부지는 파르테논 신전의 남동쪽의 역사적인 마크리기아니 지역인데 이곳은 고대 유적지가 많은 곳이라 유물들이 끊임 없이 발굴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입구에는 BC 7세기부터 비잔틴 시대 초기에 이르는 유물들이 발굴된 이 유적지를 훼손하지 않고 발굴 현장을 그대로 유리 덮개로 덮어 또 하나의 전시물로 일반에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아크로폴리스에서 발굴된 유물과 함께 이곳 마크리기아니 지역의 유물들도 함께 전시하게 되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의 대부분 유물들은 유리관 안에 있지 않고 사방에서 모두 바라볼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에 전시돼 있다. 이는 그리스의 조각상을 비롯한 예술품들이 전면뿐만 아니라 사면의 모습을 모두 세밀하게 묘사해 놓았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박물관 전체의 전시물은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밟아가는 형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1층은 디오니소스 극장, 아스클레피우스 신전 터,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등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 오르막길 근처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2층은 에렉테이온 신전, 4층은 파르테논 신전의 유물들을 차례로 전시해 놓았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명의 테라코타(Terracotta) 니케 여신상(Νίκη, Nike)인데 헤로데스 아티쿠스 극장 근처에서 발굴되었다. 니케는 승리의 여신으로 이 도시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을 측근에서 수행하는 신이다. 두 신상이 똑같은 이유는 아크로테리온(acroterion, 신전의 박공(페디먼트) 위 정점에 대리석 또는 테라코타로 된 장식)의 장식으로 쓰였던 것으로 같은 거푸집에서 만들어졌 때문이다.
다음은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터에서 발굴된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Ἀσκληπιός, Asklepios)에게 바쳐진 봉헌물이다. 대체로 BC 350~300년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 신과 인간인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코로니스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상태였지만 아폴론은 그녀를 사랑해 아이를 임신하게 한다. 그러나 코로니스는 약혼자와의 결혼을 감행하게 되는데 이에 화가 난 아폴론이 그녀를 죽이고 만다. 그러다 문뜩 뱃속에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생각해 내고 코로니스의 몸에서 아이를 꺼낸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스클레피오스는 자라면서 의술에 특별한 재능을 나타냈다. 이러한 재능은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능력으로까지 발전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의술을 지니게 되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비록 인간의 몸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뛰어난 의술로 인해 사후 신성을 부여받아 신으로 추앙된다. 의술의 신이었던 까닭에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는 금전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의료용구들도 바쳐졌다. 특별히 눈이 강조된 이 유물은 프락시아스라는 사람이 심한 눈병이 걸려 고생했던 그의 아내의 병이 낫자 아스클레피오스 신전에 바친 봉헌물이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바쳐진 봉헌물 뒤편으로 늙은 실레노스와 어린 디오니소스 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BC 440~430경의 작품으로 디오니소스 극장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실레노스(Silenus, Σειληνός)는 반인반수(半人半獸) 종족으로 축제와 포도주(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이다. 대개는 술에 취한 뚱뚱한 노인으로 묘사되거나 하반신이 말의 모습을 한 형상으로 표현된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길은 낮은 경사로로 되어 있는데 이는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오르막길을 나타내고 있다. 이 경사로가 끝나는 곳의 계단을 밟고 오르면 2층에 이른다. 2층 첫번째 방은 아르카익기(Archaic) 전시실인데, 이곳의 전시물들은 BC 7~6세기 아르카익 시기의 유물들이라고 한다. 계단을 올라 처음으로 마주한 유물은 커다란 삼각형 모양의 부조이다. 이것은 헤카톤페돈 신전의 서쪽 페디먼트로 헤카톤페돈 신전은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자리에 있었던 신전이다. 즉 파르테논 신전이 지어지기 이전의 것으로 파르테논 신전의 건축 전까지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곳이라 한다. 삼각형의 왼쪽은 헤라클레스와 포세이돈의 아들이자 반인반어(半人半魚)의 모습을 한 트리톤이 레슬링(씨름)을 하는 장면, 가운데는 두 마리의 사자가 소를 공격하는 모습, 오른쪽은 신화 속에서 머리 셋의 괴물인 게리온을 묘사하고 있다.
전시실 안쪽으로는 많은 조각상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송아지를 맨 남자', '페플로스 코레', '랑펭의 기사' 등의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참고로 아르카익기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청년상을 쿠로스(Kouros), 여인상은 코레(Kore)라고 한다. 특히 여인이 입고 있는 의상에 따라 '페플로스 코레'와 같이 수식어를 붙여쓴다. 안타깝게도 전시실 내부의 사진 촬영은 금지돼 있다. 그런데 어쩌다 얻어 걸린 사진 한 장이 남아 있었다.
동선에 따라 아르카익기 전시실을 나와 에렉테이온 전시실로 이동했다. 이곳의 핵심은 역시 에렉테이온 신전(Ἐρέχθειον, Erechthion)의 카리아티드 기둥(Caryatid)이다.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에렉테이온 신전의 카리아티드는 모조품이고 이곳 박물관의 것이 진품이다. 원래 신전에는 모두 6개의 카리아티드가 있었으나 영국인 엘긴에 의해 무단 반출된 한 개는 현재 대영박물관에 있다. 그래서 전시장에는 하나가 있어어야 할 자리를 빈 공간으로 남겨 두었다.
(아크로폴리스의 에렉테이온 신전 참고)
https://blog.daum.net/audience65/257
3층은 전시실이 없는 대신에 식당을 겸한 카페와 기념품점이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한번씩은 3층에 들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3층 테라스에 서면 맞은편에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실 아크로폴리스가 도심에서 높은 언덕에 지어졌기 때문에 도시 어디를 가나 고개를 들어보면 멀리 아크로폴리스가 보이기는 하지만 이곳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아크로폴리스가 가장 선명하고 시원하게 보인다. 금요일은 자정까지 식당을 운영한다고 하니 저녁 식사를 하면서 조명이 켜진 아크로폴리스의 아름다운 전망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마지막으로 파르테논 신전의 유물들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발굴된 여러 조각품들은 진품도 있지만 복원된 형태의 모조품도 함께 전시돼 있다. 그 까닭은 많은 유물들이 영국 등 다른 나라에 무단 반출돼 반환 요구 중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시실은 실제 파르테논 신전과 동일한 크기로 만들어져 있고 신전에 있었던 것과 같은 방향으로 유물들을 배치해 놓음으로써 마치 파르테논 신전을 실제 돌아보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냈다. 주로 신전 내외부에 장식돼 있던 다양한 메토프(Metope), 페디먼트(Pediment), 프리즈(Frieze) 조각품들을 볼 수 있다. 메토프는 외부 지붕 아래 삼각형 모양의 벽 조각이고 페디먼트는 그 아래 사각형 형태의 벽면, 그리고 프리즈는 신전 내부의 기둥 위에 올려진 긴 직사각형의 벽면 조각이다.
페디먼트는 동쪽과 서쪽에 각각 하나씩 있는데 우리는 먼저 동쪽 페디먼트 쪽으로 갔다. 이 부조의 내용은 전쟁, 지혜의 여신이자 도시의 수호신인 아테나 여신의 탄생 신화가 그려져 있다. 제우스는 우라노스의 딸인 메티스를 사랑했으나 그녀가 낳은 자식들이 자신의 권좌를 노릴 것이라는 예언 때문에 자신은 개구리로 메티스는 파리로 변신시켜 메티스를 삼켜 버린다. 그후 아홉 달이 지난 어느 날 심한 두통을 호소한 제우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자신의 머리를 깨 달라고 요청한다. 프로메테우스가 도끼로 제우스의 머리를 내려치자 갑옷으로 완전무장을 한 성인의 모습으로 아테나가 탄생했다. 페디먼트에는 성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테나가 아버지인 제우스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중앙에 있고, 좌우로는 여러 신들이 아테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리고 양쪽 끝에 있는 말 머리의 조각상은 각각 왼쪽은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말이고 반대 오른쪽 끝의 말 조각은 달의 여신 셀레네의 말을 배치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 머리를 들고 있는 헬로오스의 말은 새벽을, 머리를 숙인 모습으로 그려진 셀레네의 말은 밤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동쪽 페디먼트의 여러 조각들은 진품이 아닌 모조품으로 진품은 대영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페디먼트 조각상이 있는 위쪽 벽면에 사각형의 메토프 부조들이 있다. 이 메토프는 파르테논 신전 외벽 동쪽 페디먼트 아래에 있는 것으로 내용은 올림포스의 신들과 상반신이 거대한 거인의 모습이고 하반신은 뱀의 형상을 한 거인족 기간테스(Γίγαντες, Gigante) 사이의 전쟁을 묘사하고 있다. 이 전쟁을 그리스어로 기간토마키아(Γιγαντομαχία, Gigantomachia)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그리스 고대 신전뿐 아니라 서양의 여러 건축물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신들의 전쟁에서 인간 헤라클레스가 참전하여 기간테스들을 차례로 물리치면서 전쟁은 올림포스 신들의 승리가 된다.
참고로 사면의 메토프 조각의 내용은 각각 하나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아테네 인들과 오림포스의 신들은 문명인으로 묘사되어 거인들이나 괴물 같은 야만인들과 싸워 승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곧 당시 페르시아 인들과 경쟁하고 전쟁을 치뤄야 했던 그리스 인들이 야만인인 그들을 문명인인 자신들이 싸워 이기는 것으로 묘사해 승리의 염원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동쪽 페디먼트를 지나면 북쪽 메토프를 볼 수 있는데 온전한 것이 거의 없고 많이 손상되어 있다. 이 페디먼트에는 고대사와 신화 속에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묘사돼 있다.
(트로이 전쟁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https://blog.daum.net/audience65/255)
북쪽 메토프를 지나 서쪽 페디먼트 조각상 앞으로 갔다. 이 서쪽 페디먼트에는 도시의 이름을 정하기 위해 경쟁한 아테나 여신과 포세이돈 신 사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앙에 방패를 든 아테나 여신과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 신이 X자 모양으로 비스듬히 서 있다. 그 뒤로 아테나 여신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와 포세이돈의 상징인 말이 있고 양 옆으로 여러 신들이 그려져 있다. 아테나가 있는 왼쪽 끝에 왼팔로 땅을 짚고 비스듬히 누워 있는 인물은 아테네가 있는 아티카 반도의 일리소스 강(ιλσός, Ilissos)을 사람의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강의 물결을 어깨 위에서 늘어진 옷의 주름으로 묘사했다. 이것도 복원된 모조품으로 진품은 영국에 있다고 한다. 그 옆에 있는 조각품은 케크롭스(Kékrōps, Cecrops)와 그의 딸이다. 케크롭스는 실질적으로 아테네 도시를 창건한 왕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 속에서 그는 특이하게 하반신이 뱀(또는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다. 그가 파르테논 신전 메디먼트에 등장하는 이유는 아테네의 도시 이름을 정하기 위한 아테나와 포세이돈의 수호신 경쟁에서 심판의 역할을 맡았던 왕이었기 때문이다.
서쪽 페디먼트 위의 메토프에도 하나의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내용은 그리스 인들과 아마존 여전사들 간의 전투인 아마조노마키아(Amazonomachia) 즉 아마존 전투(Amazon battle)를 다루고 있다. 전쟁의 신 아레스를 섬기는 아마존 종족은 여전사들로 이루져 있다. 이들은 종족 보존을 위해 출산을 하지만 남자 아이가 태어날 경우 죽이고 여자 아이들만 여전사로 기른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는 두 걸출한 영웅이 등장하는데 그 하나는 헤라클레스이고 그에 비견되는 인물로 아테네의 왕이었던 테세우스(Θησέας, Theseus)가 있다. 이 테세우스가 젊은 시절 아마존 여전사들이 사는 아마존을 방문했는데 테세우스를 보자 아마존의 여왕 안티오페가 사랑에 빠진다. 아마존 여왕은 테세우스와 함께 아테네로 오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아마존의 여전사들이 여왕이 납치되었다고 생각하고 아테네로 쳐들어온다. 이로 인해 전투가 벌어지게 되는데 아마존 여왕은 테세우스 편에 서서 싸우다가 전사하게 되고 여전사들은 그들의 나라도 돌아간다. 서쪽 메토프는 이렇게 그리스 인들이 아마존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새긴 부조이다.
남쪽 메토프에는 테살리아 지방에서 살던 라피테스(Lapithes 또는 라피타이) 종족과 반인반마(半人反馬)인 켄타우로스(Κένταυροι, Centaur)들과의 싸움인 켄다우로마키아(Centauromachia)가 새겨져 있다. 라피테스와 켄타우로스는 혈족 관계로 서로 사촌 간이었다. 라피테스의 왕 페이리토스(Peirithous)가 히포다메이아(Hippodamia)와 결혼을 하는데 여기에 페이리토스의 친구인 테세우스와 테살리아 지방의 여러 왕자들과 함께 켄타우로스들도 초대 되었다. 켄타우로스들은 원래 성질이 고약하고 난폭하기로 유명했는데 페이리토스의 결혼을 축하러 간 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자제력을 잃고 만다. 켄타우로스 중 에우리티온이 신부 히포다메이아의 미모에 반해 그녀를 끌고 가 강간하려고 한다. 그러자 다른 켄타우로스들은 제각기 걸리는 대로 하객들의 부인들을 끌고 나가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이에 격분한 라피테스 인들은 켄타우로스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결혼식에 초대받은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도 라피테스 인들의 편에서 켄타우로스들을 격퇴한다. 결국 켄타우로스들은 라피테스 족에게 패배하고 테살리아에서 쫓겨나고 만다. 이 싸움은 인간의 본성 중 저열함과 고귀함 간의 충돌을 의미하며 결국 고귀함이 승리한다는 교훈이자 영웅 테세우스가 합세해 승리함으로써 아테네의 문화적 우수성을 드러내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내부의 프리즈는 전시실 안쪽 벽면에 사면으로 둘러싸여 전시돼 있다. 이 프리즈들은 하나의 이벤트를 모티브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것은 판아테나이아 축제(Panathenaic festival)이다. 이 축제는 초기에 아테나 여신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하루에 치뤄진 행사였으나 오랜 기간 동안 변화를 거듭하면서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다양하게 되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BC 6세기 경부터는 규모가 커지면서 매년 열리던 기존 축제를 소 판아테나아 축제로 명명하고 이것 외에 규모를 크게 늘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 판아테나이아 축제를 신설했다. 이 축제에서는 동물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의식, 페플로스 옷을 수레에 실어 아테나 여신에서 봉헌하는 의식이 치뤄졌다. 또한 케라미코스에서 출발한 행렬이 아고라를 거쳐 아크로폴리스로 이어지는 화려한 퍼레이드를 비롯해 각종 운동 경기가 펼쳐졌다. 프리즈에는 이 축제의 여러 장면이 빼곡히 묘사돼 있다.
신타그마 광장(Πλατεία Συντάγματος, Syntagma Square)은 아크로폴리스에서 멀리 않은 곳으로 시내 중심에 있는 광장이다. 이 광장은 1834년에 수도를 나플리오에서 아테네로 옮기면서 건설됐다. 10년 후인 1844년에는 그리스의 헌법이 이곳에서 반포되었는데, 광장의 이름이 헌법을 뜻한는 '신타그마'로 붙여졌다. 광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국회의사당이다. 1843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원래 왕궁이었으나 1934년부터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건물의 동쪽에는 무명 용사들의 묘와 함께 비(碑)가 있는데 항상 대통령 경호대가 지키고 있다.
신타그마 광장은 교통의 요지로서 모나스티라키 벼룩시장까지 이어지는 길로서 최대 번화가인 '에르무 거리(Ermou)'와 상가가 밀집된 '미트로폴레오스 거리(Mitropoleos)' 등으로 연결되며, 주변에는 관공서를 비롯해 은행, 호텔, 성당, 식당, 카페, 기념품점 등이 들어서 있다.
◈ 일일 경비: €179.8/3(≒₩80,600)
아테네 통합 입장권 €90(30×3)
5일 교통권 €24.6(8.2×3)
박물관 식당 점심(샐러드, 파스타, 비프, 팁)€ 50
슈퍼(쌀, 라면, 마늘, 물, 소금, 후추) 15.20€
'유럽 > 2021년 12월 그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 아테네 3일(2) 하드리아누스 도서관, 로만 아고라, 바람의 탑 (0) | 2022.07.15 |
---|---|
그리스 아테네 3일(1) 국립 고고학 박물관 (0) | 2022.07.11 |
그리스 아테네 2일(1) 아크로폴리스 (0) | 2022.06.30 |
그리스 나플리오 → 코린토스 운하 → 수니온 곶(포세이돈 신전) → 아테네 1일 (0) | 2022.06.24 |
그리스 미케네 고고 유적, 나플리오 팔라미디 요새 (0) | 2022.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