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수) 맑음, 트럭킹 1일째(세더버그)
06 : 00 기상
06 : 40 아침(감자, 우유, 과일)
07 : 45 노마드 사무실 도착(택시)
08 : 40 출발
09 : 10 테이블마운틴이 바라보이는 바닷가
09 : 40~11 : 00 마트(Bayside Mall) 쇼핑, ATM 이용
12 : 30 부시맨 캠프
13 : 20 점심(캠프 안 식당)
18 : 20 캠프 도착
19 : 30 저녁(흰 카레라이스)
20 : 45 취침
드디어 트럭킹을 시작하는 날 아침이다. 전날 저녁 가방은 이미 싸 두었으나 일찍 일어나 짐을 다시 점검하고 어제 사온 감자와 우유, 과일로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게스트하우스 직원에게 미리 택시를 불러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기사는 정시에 도착했다.
노마드 사무실 앞에는 8시가 채 되지도 않았는데 트럭은 이미 도착해 있고 젊은 청년 하나가 빅폴 캠핑팀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짐을 들어 실어 준다. 차 안으로 들어서니 외관과 마찬가지로 튼튼하게는 보이나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이다. 짐을 선반 위에 다 얹자 청년은 우리에게 사무실 2층으로 들어가란다. 사무실 2층 가운데 책상에서 턱수염을 기른 흑인 남자가 우리를 안내한다. 책상 위에 놓인 여러 개의 서류에 사인을 하고 액티비티팩 R3,450씩을 내라고 한다. 우리는 두 사람 몫이라며 R7,000를 건냈다. 그런데 이 아저씨 잔돈 R100를 거슬러 줄 생각을 않는다. 그래서 3,450씪 2명이면 6,900이니 R100를 거슬러 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그렇다며 R100를 내준다. 조금 뒤 차에 올라 안 사실이지만 약간 믿음이 가지 않았던 이 턱수염 기른 흑인 남자가 우리 운전기사 겸 가이드 투투(Tutu)씨였다. 그리고 차 앞에서 짐을 받아 실어주던 청년이 요리사 겸 보조 가이드 엘로이(Eloy)였다. 차 안에는 주로 유럽 사람들인 영국인 부부와 10살 미만의 두 딸, 대학을 갖 졸업한 20대 남자 둘, 벨기에 60대 부부 2쌍, 스위스 부부와 10대 후반 딸 둘, 독일인 20대 여자 둘, 50대 호주 부부, 30대 네델란드 부부, 그리고 우리 한국인 2명까지 모두 22명이 있었다.
(↑우리가 20일 간 타고 다닌 노마드 트럭)
차는 8시 40분쯤 출발했고 케이프타운 시내 중심을 30분쯤 달려 어느 바닷가에 섰다. 이 곳에 서니 며칠 전 올랐던 테이블마운틴이 바닷가 저쪽 아무것도 가려지지 않은 채 한눈에 들어왔다. 이제 우리는 근처 큰 마켓((Bayside Mall)에 들러 각자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ATM에서 돈도 인출했다. 남아공 랜드는 달러와 함께 나미비아, 짐바브웨에서도 통용되기 때문에 만약 달러를 넉넉히 환전해 오지 않았다면 남아공에서 체크카드로 여행 중 사용할 만큼 미리 인출해 가는 것이 좋다. 한 시간 20분 정도 마켓에서 시간을 보낸 후 우리를 태운 차는 다시 멀리 테이블마운틴을 바라보며 케이프타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테이블마운틴)
(↑Bayside Mall 주차장)
점심 무렵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일종의 부시맨 캠프였다.(정확한 지명이 생각나지 않음) 현지 가이드는 우리에게 흔히 부시맨이라 불리는 San족의 생활과 문화에 대한 설명을 한다. 부시맨들이 그린 벽화, 생활 도구, 집 등을 돌아가며 설명하고 그들의 옷 입는 방법, 불을 피우는 방법 등을 시연한다. 미국 영화 속에서 코카콜라 병을 보고 신기해 하며 세계에 알려진 부시맨들은 워낙 체구가 작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삼각뿔처럼 생긴 집풀로 지은 집도 참 작다. 지금은 이들 부족의 숫자도 점점 줄고 언어나 생활 문화도 사라져가고 있다는 말이 안타까웠다. 1시간 정도 짧은 투어가 끝난 후 첫 식사는 이곳 식당에서 스테이크로 먹었다.
(↑현지 가이드가 부시맨의 생활상을 설명하고 있다.)
점심 식사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드디어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프였다. 가이드 투투씨의 시범을 보고 각자 2인 1조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요리사 엘로이가 해 준 첫 식사는 일종의 카레 같은 것이었는데 하얀 색이었다. 저녁을 먹는 내내 날씨가 추웠다. 주로 봄 가을용 옷을 준비하고 만약을 위해 얇은 오리털 패딩을 가져갔는데 그걸 입고 겉에 등산용 점퍼를 겹쳐입었는데도 추위가 가시지 않는다. 식사가 끝나자 투투씨는 전체 투어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내일 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추위에 떨며 우리는 그의 긴 연설(?)을 묵묵히 들어야 했다. 그는 여행 기간 내내 매일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이렇게 다음 날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우리가 어렵게 가져간 공기매트에 가져간 옷을 6개나 껴 입고 침낭(이게 여름이나 봄 가을용이라 오리털이라 해도 얇긴 하다.)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첫날 캠핑에서는 추위로 깊은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두꺼운 양말을 두 개나 신었는데도 발가락이 시려 자주 잠을 깨야 했다. 결국 밤새 추위에 뒤척이다 이른 새벽 할 수 없이 잠을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트럭 안에서)
(↑우리가 매일 밤 묵었던 텐트)
7월 25일(목) 맑음, 트럭킹 2일째(나마콰랜드)
07 : 30 캠프 출발
09 : 40 휴게소
12 : 30 나마콰랜드(노란데이지꽃 조금)
13 : 30 점심
15 : 40 스프링복(sprringbok)
20 : 00 오렌지강 근처 캠프 도착
21 : 30 저녁(닭, 소시지 바베큐)
22 : 30 취침
밤새 추위에 떨면서 하룻밤을 보낸 후 우린 아침을 간단히 먹고 캠프를 출발했다. 우리 일행은 지난 밤의 추위를 떠올리며 첫번째 들른 작은 시내에서 밤에 추위를 막아줄 만한 것들을 샀다. 우리는 두툼한 양말과 질은 좀 떨어져 보이지만 세일을 많이 하는 담요를 각각 한 장씩 샀다. 차에 돌아와 보니 우리와 같은 담요들이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겨 각자의 짐과 함께 선반 여기저기에 올려져 있었다. 어젯밤 추위에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오늘 우리가 들른 곳은 '마치 마술에 걸린 듯 상상할 수 없는 신비로운 형형색색의 꽃들의 바다로 변한다'는 나마콰랜드(Namaqualand)!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온 사방이 아름다운 야생화 카펫을 끝없이 펼쳐놓은 듯 건조한 땅을 뒤덮는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천상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했던 곳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환상적인 꽃 들녘은 겨울 우기가 끝나는 8, 9월에나 볼 수 있단다. 나는 그저 넓은 들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은 꽃무더기들만 보며 사진 속에서 봤던 아름다운 꽃동산을 상상해 볼 수밖에 없었다.
(↑나마콰랜드)
나마콰랜드에 대한 나의 다소간의 실망을 뒤로 한 채 작은 도시 스프링복을 지나 우리는 나미비아와 국경을 이루는 오렌지강 근처 캠프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을 기다리느라 오늘도 추위에 떨긴 했지만 엘로이가 준비한 닭과 소시지 바베큐는 맛있었다. 그래도 오늘은 새로 산 담요와 두꺼운 양말 덕분에 어제보다는 조금 덜 추위를 느끼며 잠들 수 있겠다.
(↑우리가 캠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텐트를 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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