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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12년 7월 러시아 몽골

2012 러시아, 몽골 여행14(고비 투어 6일, 7일 : 조르골하일항, 울란바타르)

8/10(금) 흐림(바얀작->조르골하일항) 고비투어 6일

 

05:20 기상

05:50 출발

07:30 토스트, 커피 아침 식사

11:00 샐러드 김밥, 콩.참치 샐러드, 통조림 깻잎 점심식사

15:40 조르골하일항(Holy mountain) 도착

17:30 야채, 말린 소고기 허브 국수 저녁 식사

21:00 캠프파이어

 

새벽 5시 경 가나씨는 아들 조지를 깨운다. 민영씨 부부와 나도 잠에서 깨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습관처럼 들고 나가 차에 싣는다. 새벽 일출을 보겠다는 핑계를 대고 우리는 그렇게 서둘러 바얀작을 떠났다. 길 위에서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을 먹고, 차에 기름이 바닥나는 바람에 어느 유목민 게르에서 약간의 기름을 구하고 11시에 이른 점심을 먹었다.

 

나는 차를 세우는 곳곳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즉석 사진을 찍어주고 민영씨네 부부는 준비해 온 사탕과 볼펜을 나눠 준다. 아이들은 처음엔 경계하는 눈빛을 보내다가 이내 경계를 풀고 웃는 얼굴로 인사를 대신한다. 우리 차는 중간에 기름을 넉넉히 보충하고 다시 달려 오후 3시 40분 경 울란바타르에서 150km 떨어진 조르골하일항(Holy mountain)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마지막 밤을 야영해야 하므로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텐트를 친다. 잠시의 휴식을 취하고 조지와 OO씨 남편은 야영지 뒤 바위산으로 간다. 위험해 보이는 바위들을 이리저리 뛰어 옮겨 다니는 조지를 따라다니는 민영씨 남편이 오늘도 안쓰러워(?) 보인다. 조지의 강권에 못 이겨 OO씨와 나도 바위산을 오른다. 역시 눈앞의 풍경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우리네 무당들이 찾는 신성한 산과 같은 이곳에는 잘 생긴 나무에 천을 두르고 돌을 쌓아 제단을 만들고 기원을 하는 어워가 여럿 있다.

 

우리 텐트 근처에 자리를 잡고 캠핑을 하는 몽골인 텐트 쪽에서 우리 기사 아저씨가 나오더니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을 한다. 친화력이 좋고 유쾌한 아저씨 덕분에 텐트 안으로 갔더니 노부부가 계신다. 울란바타르에 사시는 이 부부는 몸이 안 좋아 이곳에 요양차 오셨다는데 오늘이 4일째란다. 앞으로 4~5일 정도 더 계실 예정이라는데 옷차림이나 표정으로 봐서 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우연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아리랑을 불렀는데 갑자기 하모니카를 꺼내시더니 음을 따라하신다.(앞 두어 소절은 거의 같다.) 50년 전쯤 북한 사람에게 배웠다는 하모니카 솜씨는 꽤 수준급이었다. 내가 가져간 즉석 카메라로 그 모습을 찍어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신다. 또 내가 교사라고 했더니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자신도 교직에 있었다며 더 반가워하신다. 우리는 그렇게 여러 장 사진을 찍고 할머니가 주신 기름에 구운 맛있는 빵을 여러 개씩 얻어 먹었다.

 

해가 지자 맞은 편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도 모셔 놓고 우리는 캠프파이어를 하며 사막 투어의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낸다. 두어 시간을 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얘기도 하고 기사 아저씨를 중심으로 가무(?)도 즐겼다. 초원에 우리들만의 클럽(?)을 만든 것이다.

 

텐트를 친 자리가 좋아 앞문을 젖히고 누우면 바로 하늘이 보인다. 캠프파이어를 마치고 다시 쏟아지는 하늘의 별을 보며 몽골의 초원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조르골하일항)

(야영 중이신 할아버지 부부와 우리)

 

 

8/11(토) 맑음(조르골하일항->울란바타르) 고비투어 7일

 

05:30 기상

06:30 출발

07:30 토스트, 커피 아침 식사

10:00 울란바타르 도착

10:30 골든고비게스트하우스에서 해산

11:30 라면, 밥, 참치 점심식사

16:30 가나씨, 조지, 박OO씨 부부와 쇼핑

18:00 몽골 전통 공연 관람(15,000T/1인)

 

이제 우리 투어의 마지막 날 아침이다. 기사 메가씨가 울란바타르에서 12시에 다른 손님이 있어 일찍 떠나야 한단다. 일주일을 뛰고 휴식도 없이 다른 팀에 합류해야 한다니 메가씨 참 열심히 사시는 분이다. 일찍 출발한 덕에 우리는 예정 시간보다 꽤 일찍 울란바타르에 도착했다.(보통 투어는 오후 2~4시 사이에 마친다고 한다.)

 

내일 아침 6시 반 비행기로 귀국해야 하는 OO씨 부부에게는 오늘 하루가 덤으로 생긴 것이다. 우리는 일단 OO씨 부부가 떠나기 전 예약한 골든고비GH 더블룸에 짐을 푼다. 햇볕도 잘 들고 1층은 더블베드로 된 2층 침대가 있는 꽤 넓은 방이었다. 내가 예약한 로터스GH까지는 걸어서 20여 분을 가야 하는 터라 나도 일단 이들과 짐을 잠시 풀고 점심도 먹고 샤워도 하고 한숨 자기로 한다. 우리는 우선 사막 투어에 가져갔다 먹지 못했던 한국산 라면 3개에 주인을 알 수 없는 달걀 2개를 넣어 끓였다. 여기에 즉석밥 3개와 참치 캔 3개를 더해 정말 미친듯이(?) 먹어치웠다. 그리고는 시원하게 샤워를 한 다음 편안하게 낮잠을 잤다.

 

4시 반쯤 미리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게 가나씨와 조지가 왔다. OO씨네 부부가 내일 가야하므로 골든고비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국영백화점에 들러 간단하게 쇼핑을 하고 저녁 6시에 몽골 전통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아쉬운 작별을 했고, 가나씨는 며칠 더 울란바타르에 남게 된 내게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우리의 일주일 간의 몽골 사막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골든고비게스트하우스 앞에서 마지막 포즈)

(민속 공연)

 

 

 

 

  • 박민영
  • 2012.09.03 17:50
  •  

    정말 꼼꼼하신 후기!!!
    선생님~ 사진을 다시 보니 막 그립고 보고싶고 그래요!!!
    언젠가 좋은 곳이서 또 뵙길 손꼽아 기다리면서!!
    조지네 집에 댕겨오신 것도 잘 봤습니당 ㅎㅎ
    부러워용~~~
    정말 행복하고 가슴 가득 찬 몽골의 기운을 평생 간직하며 가끔 꺼내봐야겠어요 ㅎㅎ
    선생님~ 곧 또 뵈용 ㅎㅎ
    • 청우
    • 2012.09.04 16:25

     

    그래요, 수원이나 서울이나 부산이나 다시 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