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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12년 7월 러시아 몽골

2012 러시아, 몽골 여행13(고비 투어 5일 : 바얀작)

 8/9(목) 맑음(홍고르엘스->바얀작) 고비투어 5일

 

 

07:00 기상

08:30 달걀샌드위치, 요구르트 사과 샐러드, 커피 아침 식사

09:30 홍고르엘스의 sound sand dune

12:00 몽골식 야채, 쇠고기 스파게티 점심식사

17:00 바얀작 도착

19:30 허르헉(양고기, 야채찜), 밥 저녁 식사

21:00 공동샤워장(3,000T/1인)에서 샤워

 

지난 밤, 로터스게스트하우스에서 고비투어에 관심을 보였던 베버리를 만났다. <골든고비>의 다른 팀에 합류했는데 가이드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오늘 아침 우리 차에 합류해 울란바타르로 먼저 돌아가겠다고 야단을 떨었던 모양이다. 우리 가이드와 기사 아저씨는 어림없는 일이라며 우리에게 서둘러 떠나기를 재촉한다. 이런 긴 투어에 합류하는 여행객 중엔 꼭 까탈스러운 사람 한둘이 있기 마련이다. 그녀와 같은 투어팀이 될 뻔했던 나로서는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서둘러 나와 우리가 오전에 도착한 곳은 어제 갔던 모래 언덕보다 더 안쪽에 있는 곳으로 언덕의 높이도 훨씬 더 높았다. 네 발로 기다시피 30여 분을 분투한 끝에 꼭대기에 오르니 눈앞에 펼쳐진 시원스런 풍경이 땀도 마음도 씻어준다. 한쪽은 모래 사막, 다른 한쪽은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다. 거센 모랫바람을 맞으며 정상에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우리는 곧 내려와야 했다. 올라가는 것에 비해 내려오는 것은 간단하고도 쉬웠다. 가파른 모래 언덕을 그저 맨몸으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면 된다. 내려오는 동안 모래에서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가 '웅~'하고 난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사운드 샌드 듄(Sound Sand Dune)'이란다.

 

사막을 내려와 차는 다시 바얀작으로 달린다. 바얀작은 오래 전 공룡이 주인이었던 땅으로 우리가 둘쨋날 보았던 '화이트 캐슬'이란 별명이 붙은 차간수라가와 비슷한 지형이다. 고고학자들은 이곳 바얀작에서 공룡의 발자국, 뼈 등의 흔적들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곳 바얀작은 여행객들이 많은 유명한 곳으로 여행자용 게르 캠프(샤워 시설, 전기 등을 갖춘 여름에만 열리는 여행자용 게르)도 있고, 마을 한쪽에는 공동 샤워장도 있다.

 

마을에 우리가 묵을 게르에 도착하자 손님용 게르가 다 차서 민박집 주인은 자신들의 게르를 우리에게 비워 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게르 옆에다 텐트를 친다. 우리는 다소 미안했지만 가나씨와 메가씨가 늘상 있는 일인 듯 괜찮단다. 우리는 짐을 풀고 가나씨는 분주하게 움직이며 몽골 전통 요리인 허르헉(원래는 양 한 마리를 그 자리에서 잡아 양고기와 약간의 야채를 넣은 깊은 냄비에 불에 달군 돌을 넣어 익히는 요리다.)을 만든다. 우리가 투어 출발하기 전 허르헉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했는데, 오늘 가나씨가 바얀작에 도착하기 전 작은 도시에 들러 양고기와 야채를 사와 요리를 시작한 것이다. 양이 많지 않고 깊은 그릇이 없어 다소 약식이긴 했지만 우리 여섯 명 외에 다른 차 기사와 주인집 아저씨까지 초대해 우리가 가져간 소주를 곁들여 푸짐하게 나눠 먹었다. 특히 고기가 없으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던 우리 기사 아저씨가 제일 신이 났다.

 

식사 후 닷새만에 처음으로 공동 샤워장으로 가 머리도 감고 간단히 샤워도 했다. 비록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아 촛불을 켜고 태양열로 물을 데우는 탓에 더운 물도 아니었지만 샤워를 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게르로 돌아와 보니 어제 다른 팀에서 야단을 쳤던 그 중국계 미국인 베버리가 굳이 우리 차를 타고 울란바타르로 돌아가겠다고 해서 결국 우리(나, OO씨네 부부)가 나서 강력히(?) 거절했다. 우리 팀 6명은 까탈스런 베버리가 우리와 같이 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내일 새벽 일찍 떠나기로 했다.

 

(Sound sand dune)

(바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