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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7월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lstatt)

2021.07.02(금) 흐림(비) > 맑음

06:00 기상

06:58 집 >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Keleti pályaudvar, 동역) 행 76번 버스

07:40 켈레티 역 > 린츠 중앙역(Linz hbf) 기차 출발(부다>린츠 12,950Huf, 빈>부다 4,550Huf)

        https://www.mavcsoport.hu/en 헝가리 철도청 예약(회원 가입)

09:52 오스트리아 국경 넘자 백신 접종 확인서, 기차표 검사

11:46 린츠 중앙역 도착(예정보다 2분 지연)

        Spar 1.59€(물0.35, Guess 레몬 맥주1.24) 맥도날드 4.6€(치킨랩) BIPA 12.98€(마스크10매2.99, 멜라토닌1mg 9.99)

13:24 린츠 > 오베르트라운 역(Obertraun Dachsteinhöhlen Bahnhof) 출발 19.4€

        https://www.oebb.at/en/ 오스트리아 철도청 예약

15:43 호텔(Hotel Haus Am See Obertraun) 도착 72.5€(아침 포함 1박, Agoda에서 예약)

17:20 할슈타트(Hallstatt) 행 543번 버스 2.4€ (주차장 Parkplatz Strandbad 탑승, 15~20분 소요)

18:20 할슈타트 역 행 페리 3€,

19:30 Seecafé Obertraun 저녁 식사 너구리(?) 8.9€

 

<1일 여행 경비> 약 239,500원

교통비: 17,500Huf + 24.8€ (≒100,500원)

숙박비: 72.5€ (≒99,000원)

식   비: 15.9€ (≒22,000원)

기   타: 12.98€ (≒18,000원)

 

작년 2월 헝가리에 온 지 처음으로 유럽 국경을 넘는다. 올해 12월 말로 계약 기간이 끝나고 연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실상 이 7~8월 여름 휴가가 파견 기간 중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5월 초 1차 백신 접종, 6월 10일 2차 접종을 마치고 기다리던 그린카드(백신접종 확인)를 받자마자 오스트리아로 가기로 했다. 10년 전(2021년 7월) 잘츠부르크에 갔을 때 아쉬운 마음으로 남겨둔 것이 두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할슈타트에 가 보는 것이었다.(다른 하나는 잘츠부르크 음악축제에서 공연을 보는 것이다. 나는 이미 8월 초 오페라와 빈필 공연 티켓을 예매했다.) 사운드오브뮤직의 배경이 된 호숫가 풍경이 아름다운 작은 도시 할슈타트! 나는 10년 전 언젠가 오스트리아에 다시 오면 꼭 보러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여행을 마무리했었다. 이제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눈에 가득 아름다운 정경을 담아올 것이다.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출발하는 아침 7시 40분 기차를 예매했다. 7시가 채 되기 전에 집에서 나섰지만 단골 빵집(Három Tarka Macska)에서 크로아상을 사고 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버스 정류장에서 막 도착한 버스에 오르고 보니 이런, 75번 버스였다. 하는 수 없이 한 정류장을 가서 내린 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캐리어를 끌고 뛰어 다시 이전 정류장에 왔다. 마침 76번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무사히 기차역까지 갔다. 아, 잠이 덜 깨서 그런가 피곤이 덜 풀려서 그런지 알 수 없는 긴장 때문인지 첫 여행이라 설레기는 한데 이상하게 뭔가 깔끔하고 가볍지가 않다. 도대체 뭘까?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해질 수 없는 이유가.

(↑부다페스트 겔레티 역-이 기차의 최종 목적지는 독일 뮌헨이다. 최고 속도 200km/h)

헝가리의 도시 외곽 지역은 한산하고 드넓은 평원이 쉼 없이 펼쳐진다. 죄르(Győr)를 지나 오스트리아 국경에 다가갈수록 키가 큰 풍력 발전기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언뜻 주변에 산이 없는 넓은 평원이라 풍력보다는 태양열 에너지가 낫지 않을까 했는데 아마도 이 지역이 바람이 많은 지역인가 보다. 잠시 후 국경을 지나자 오스트리아 쪽 차장이 와서 검표를 하고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한다. 증명서를 보더니 별 말 없이 다시 돌려 준다. 이것으로 국경 무사 통과!

(↑헝가리-오스트리아 국경 근처)

1차 목적지인 린츠 중앙역(Linz hbf)에는 예정된 시각에 도착했다. 다음 날 1박을 예약해 둔 역 앞 이비스 호텔(Ibis Hotel)에 캐리어를 맡겨 두고 갈까 잠시 고민하다 다시 짐을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어 그냥 갖고 가기로 했다. 할슈타트(Hallstatt)를 가기 위해 예약해 둔 호텔이 있는 오베르트라운(Obertraun) 행 기차 출발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역 내 여기저기를 잠시 돌아보면서 BIPA에서 미리 준비하지 못한 마스크도 사고 스파(Intespar)에서 레몬 맥주도 사고, 맥도날드에서 치킨렙으로 점심도 해결했다.

(↑오스트리아 린츠 중앙역)

린츠에서 오베르트라운(Obertraun)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두 개의 큰 호수(트라운 호(Traunsee)와 할슈타트 호(Hallstätter See))를 만나는데 호수를 따라 지나는 차창 밖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해발 2,000미터가 훌쩍 넘어 보이는 거대한 산들 사이에 호수가 펼쳐져 있고 잔잔한 수면 위에 풍경이 거울처럼 그대로 비친다. 어쩌면 저쪽 어느 산 뒤에서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지팡이를 쥔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나타날 것만 같다.

(↑트라운 호수(Traunsee))

오베르트라운 역(Obertraun Dachsteinhöhlen Bahnhof)은 할슈타트 역(Hallstatt Bahnhof) 다음 역으로 호수를 사이에 두고 할슈타트 마을을 마주보고 있다. 나는 호수에 바로 면해 있는 호텔 하우스 암 지 오베르트라운(Hotel Haus Am See Obertraun)에서 하루를 묵기 위해 굳이 이곳으로 왔다. 내가 호텔에 도착했을 때 주인 내외는 호수 앞 정원을 돌보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니 이내 내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여주인이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해 주었다. 2층(이곳에서는 1층에 해당한다.) 방으로 올라가 문을 열자 작은 방 테라스 앞에 내가 봤던 사진 속 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커튼을 젖히고 테라

스에 한참을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호텔 하우스 암 지 오베르트라운(Hotel Haus Am See Obertraun))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할슈타트 마을로 가 보기로 했다. 이미 배는 끊긴 시간이라 버스를 타기로 했다. 마침 가까운 마을 주차장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할슈타트 마을로 향했다. 버스는 호숫가를 돌아 할슈타트에 도착했는데 나는 중심 지역인 선착장과 주차장이 있는 정류장을 지나 터널 너머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리고 큰 차도 옆 작은 경사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마을 정경을 감상했다. 조금 전에 봤던 선착장이 있는 정류장까지 이어진 이 길을 따라 가면 할슈타트를 검색하면 나오는 대표적인 사진을 그대로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나온다. 천천히 걸으며 마을을 감상하고 사진도 마음껏 찍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고 언덕 위에 있는 공동묘지에서는 철기시대 유물이 출토되어 역사적으로도 꽤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단다.

(↑할슈타트(Hallstatt))

다시 선착장이 있는 정류장까지 도착했는데 버스가 끊겨 할슈타트 역까지 가는 마지막 배를 타야 했다. 택시를 부르면 약 30~40 유로는 족히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이 배를 타는 것 외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할슈타트 기차역은 작은 선착장 말고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나는 여기서 기찻길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오베르트라운 선착장(내가 묵는 Hotel Haus Am See Obertraun은 이 선착장 바로 옆에 있다.)까지 약 25분 정도를 걸어가야 했다. 마침 배에서 내린 몇 명이 앞서 가고 있어 뒤따라 걸었다. 길은 한적하고 호수를 바라보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특히 선착장과 호텔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더 없이 평화롭고 고요했다.

(↑소박한 할슈타트 역(Hallstatt Bahnhof))
(↑길 초입에 마주보이는 곳이 할슈타트 마을이다.)
(↑호텔이 있는 오베르트라운 쪽 풍경)

호텔에 다시 돌아와 저녁을 먹으러 호텔 옆에 있는 식당 겸 카페(Seecafé Obertraun)에 갔다. 구글 지도에서 누군가의 후기를 보고 우리나라 라면 너구리가 있다길래 주방 앞 벽면에 사진과 함께 붙어 있던 'Asian Noodle Dishes' 중 비슷하게 보이는 것을 주문했다. 잠시 후 나온 라면은 정말 너구리 같았는데 국물에서 두반장 같은 맛과 향이 났다. 아쉬운 것은 면이 너~무 안 익었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면은 대부분 남기고 매운 국물만 조금 마셨다. 호텔 방으로 돌아와 이미 어두워진 호수를 바라보며 린츠 역에서 사온 레몬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여행 첫 날을 마무리했다.

(↑너구리(?) 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