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2016년 2월~4월 스리랑카, 남인도

스리랑카 10 다시 콜롬보(Colombo)

3/12() 히카두와-콜롬보(Colombo) (23,260)

07:00기상

08:00 토스트, 파인애플주스, 스크램블에그, 홍차(아침)

09:30 L&D Lodge 체크아웃

09:55 콜롬보 행 버스 130rs (길 건너 작은 버스 정차장)

12:50 콜롬보 Clock Inn(Galle Road) 앞 하차

13:00 Clock Inn 체크인

13:50 해물탕1,000, 200, 세금 및 봉사료266(1,466rs) 한식당 한국관(Havelock Road)

15:50 마카롱2100rs, KFC 커피(이스턴트) 70rs (Majestic City)

17:00 오이148, 감자칩175, 바나나 소317, 40(280rs) (Majestic City 내 슈퍼마켓)

17:30 숙소 귀환, 샤워, 인터넷 검색, 자료 정리

  히카두와에서 콜롬보로 다시 돌아와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한국 식당. 여행 중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어 보지 못했기에 한국 음식이 꽤 그립기도 했고 점심 시간이 한참 지난 때라 배고 고팠는데도 음식이나 서비스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오랜만에 받아본 한국 음식이니 반갑고 음식 맛도 평범했으나 퉁명스럽던 주인 아주머니에 대한 인상이 강했던 탓인지 여행 내내 우울했던 내 기분 탓인지 좋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얼큰한 한식으로도 달랠 수 없었던 울적한 마음을 안고 숙소 근처 쇼핑몰에 들러 간단히 먹을 것 몇 가지를 사고 돌아와 하루를 쉬기로 한다.

(↑내가 묵었던 숙소 Clock Inn)

(↑콜롬보의 한식당 한국관)

(↑한국관의 해물탕)

(↑Clock Inn 근처에 있는 쇼핑몰 Majestic City )


3/13() 콜롬보

07:00 기상

08:00 토스트, 커피(아침)

08:40 숙소 출발, 툭툭150rs, 버스15rs, 공원 정원사 가이드비100rs, 강가라마야 기부 및 입장료 300rs

12:10 강가라마야 사원-킹스버리 호텔 툭툭 150rs

점심 뷔페 3,950rs(스파클링와인 한 잔 포함, 주말 가격(주중 2,700), Kingsbury Hotel 뷔페 식당)

14:10 공항 택시 예약(톨비 포함 2,400, Cityrest-Fort Hostel), 대통령궁, Galle Face Beach(휴일이라 가족끼리 나온 나들이객들이 많음.)

15:40 숙소 귀환, 버스20rs, 1L 100rs(4시간 정도 단전됨)

20:00 샤워, 짐정리

22:00 취침

   콜롬보의 독립기념관(Independence Memorial Hall) 건물은 스리랑카가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같은 해 4월 처음 국회가 열렸던 자리에 세워진 것이라 한다. 사면이 트인 큰 규모의 정자를 연상케 하는 이 건물은 내부에 조각으로 장식한 수십 개의 열주가 늘어서 있어 인상적이다. 건물 앞 당당하게 서 있는 동상의 주인공은 스리랑카의 초대 수상이자 국부(The Father of the Nation)로 존경받는 Rt. Hon. Don Stephen Senanayake이다. 기념관이 있는 독립 광장(Independence Square)에는 독립기념 박물관(Independence Memorial Museum)도 있다.

(독립기념관(Independence Memorial Hall)

(독립기념관에서 바라본 광장(Independence Square))

 (↑Rt. Hon. Don Stephen Senanayake의 동상)


   워싱턴의 미국 국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을 본떠 지었다는 시청사(Town Hall)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24년에 짓기 시작해 19288월에 완공했다고 한다시청사는 위하러마하데위 공원(Vihara Maha Devi Park)과 바로 마주하고 있다. 식민지 시절 빅토리아 공원(Queen Victoria Park)으로 불렸던 공원의 이름은 싱할라 왕조의 두투가무누 왕(King Dutugamunu)의 어머니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오래된 이 공원 안에는 큰 불상, 분수대, 미니 동물원, 어린이 놀이 공원 등이 있는데 콜롬보 시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공원에는 대포알 나무(Cannon ball tree)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나무도 있는데 대포알처럼 생긴 열매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사실 이 나무는 뱀 머리가 사원을 덮은 듯한 특이한 모양의 꽃 때문에 석가모니의 탄생과 죽음을 나타내는 나무로 생각된단다. 그 외 계피(시나몬) 나무, 박쥐가 사는 큰 보리수 나무도 볼 수 있다.

(시청사(Town Hall))

(위하러마하데위 공원(Vihara Maha Devi Park 또는 Queen Victoria Park))

(↑계피나무(Cinamon Tree))

(↑보리수 나무)

(↑대포알 나무(Cannon Ball Tree)와 꽃)


   시청사에서 그리 멀리 않은 거리에 오델(ODEL) 쇼핑몰이 있다. 포트 지구의 더치 호스피탈과 함께 가격이 대체로 비싼 고급 상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더운 날씨에 시내를 돌아다니다 시원한 곳에서 땀도 식히고 아이쇼핑도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큰 백화점이라고 하나 실제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건물 내부 중앙이 상하로 뚫린 형태로 구조가 특이한 건물이다. 근처에는 외벽을 하얀색으로 덮은 이슬람 사원과 붉고 노란색의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건물인 국립병원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딜 가나 몰려다니는 중국 관광객들을 이곳에서도 피할 수가 없었다.

(↑ODEL 쇼핑몰)

(↑ODEL 근처 이슬람 사원)

  (↑독특한 외관을 한 국립병원)

 

   강가라마야 사원은(Gangaramaya Temple)120년 전 유명한 학자 승려인 히카두웨(Hikkaduwe Sri Sumanagala Nayaka Thera)에 의해 세워졌다. 도서관, 박물관이 있는 이곳은 현재 불교 예배와 함께 교육을 겸하고 있는데 콜롬보의 가장 중요한 사원이기도 하다.

(↑강가라마야 사원(Gangaramaya Temple))

 

   그 동안 여행하는 내내 먹었던 음식이 입맛이 맞지 않아 고생을 했을 뿐만 아니라 내일 스리랑카를 떠나는 날이므로 나는 뷔페로 유명하다는 킹스베리 호텔(Kingsbury Hotel)로 갔다. 점심 뷔페 가격이 2,700루피로 알았는데 이건 주중 가격이고 오늘은 주말이라 3,950루피(33,000)라고 한다.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한번은 호사(?)를 해도 되겠다 싶어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은 넓은 편이었고 음식도 다양했다. 안내 받은 자리에 앉자 약간 단맛이 도는 맛있는 스파클링와인 한 잔을 서비스한다. 나중에 한 잔을 더 요청했더니 아쉽게도 한 잔만 제공한단다. 주말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다양하게 준비된 음식 중에는 김치를 흉내낸 듯한 것도 있어 반가웠다.

(↑킹스베리 호텔(Kingsbury Hotel) 뷔페)


   바다를 접하고 있는 갈레페이스를 따라가면 넓은 공터(Galle Face Green)가 길게 이어져 있는데 햇볕을 가릴 만한 그늘은 없지만, 여가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연을 날리는가 하면 공놀이도 하고, 노점에서 먹을거리를 사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을 지나다 보면 바닷가 쪽으로 특이한(?) 구조물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바로 배를 대고 화물이나 사람을 실어 나르기 위해 다리 형태로 지어진 잔교(棧橋, pier). 다가가 보니 정박 중인 배는 보이지 않고 바다 전망을 더 가까이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갈레페이스(Galle Face))

(잔교(棧橋, pier))


  한 나라를 알 수 있었다고 말할 만큼의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약 3주 간의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왠지 무겁고 우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동안 여기저기 40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고 마음 아픈 경험도 했고 아쉬운 일도 있었지만 이렇게 시종일관 우울감을 벗지 못한 채 떠나온 곳은 없었다.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생스러웠다거나 숙소나 교통 등 편의 시설이나 여행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인한 불편함도 아니다. 원인은 물론 여행자인 나 자신에게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퇴직이라는 큰 결단을 실행한 직후라 불안이나 걱정스러움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리랑카 이후 다음 여행지였던 인도(남부)에서는 이 알 수 없고 이상한 우울감과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난 것을 보면 단순히 내 기분 상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는 어떤 여행지이건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 악착같이 달려드는 상인들이나 여행자에게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사람들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화가 나기도 하지만 웬만한 건 웃고 넘길 수 있을 정도의 여유나 아량도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로 인해 상처받지 않는 이유는 순박하고 마음 따뜻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심의 거리에서, 흙먼지 펄펄 날리는 어느 시골 들녘에서 우연히 눈이 마주치면 건네는 눈인사나 엷은 미소에도 나는 종종 감동한다. 그런데 스리랑카를 여행하는 내내 나는 이런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위안을 얻지 못한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스리랑카와는 연이 닿지 않는 것인가? 아쉽고 허전한 마음으로 나는 내일 인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