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금) 흐림, 골드코스트(서퍼스 파라다이스)→(카지노(Casino)→패시펀(Fassifern)→)모리셋(Morisset)
07:30 기상
08:00 샤워
09:30 아침(빵, 요구르트, 우유홍차, 포도)
10:00 Islader Backpackers Resort 체크아웃
13:10 간식(삶은 달걀 한 개)
13:35 트랜짓 센터(Transit Centre) 3번 승차장 도착(어제 만난 중국인 아줌마와 가족들 다시 만남)
14:10 카지노(Casino) 행 버스 도착, 승차
----------------------(시차 적용, 골드코스트보다 1시간 빠름)-------------------------------
16:20 포츠빌(Pottsville) 정차 10분 휴식
17:10 바이런 베이(Byron Bay) 도착, 승객 태우고 출발
18:30 카지노 역 버스 도착, 기차도 도착 승객 모두 하차 후 청소
19:00 열차 승차, 저녁(달걀 한 개, 빵(버터+잼), 레몬에이드, 포도)
19:30 기차 출발(역무원이 표 확인 후, 하차역에서 깨워 준다고 함.)
20:40 비가 내리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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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에서의 4일째, 이제 떠나는 날 아침이다. 어제 짐은 대충 챙겼지만, 아침에 같은 방 사람들이 모든 잠든 시간에 샤워를 해야 해서 소리를 죽여 가며 겨우 샤워를 마치고 짐을 뺐다. 짐을 모두 들고 부엌이 있는 2층으로 갔다. 느긋하게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고 감기약을 먹어야 했다. 누군가 밤새 틀어놓은 선풍기 바람 탓에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났다. 에어컨을 24시간 가동시키고 있는 터라 특별히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는데 결국은 감기를 얻어 가게 생겼다.
시간이 넉넉해 노트북과 휴대전화 충전도 하고 자꾸 밀려 가는 여행기도 조금 정리했다. 1시가 넘어 삶은 달걀 하나를 먹고 버스 승차장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바로 옆에 있어 느긋하게 앉았다가 출발하는 바람에 약속한 시간보다 5분쯤 늦게 도착했다. 어제의 중국인 아줌마는 부모님을 모시고 온 모양이었다. 내가 다가가자 중국어를 나를 소개하고 나는 그 부모님들께 인사를 했다. 우리가 모여 있는 벤치에는 몸집이 넉넉한 호주 아줌마가 앉았는데 꽤나 유쾌해 말이 안 통하는 그 중국인 부모님과도 통성명을 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서로 적어 주었다.
(↑버스정류장에서)
앞에 Casino라는 글씨를 새긴 커다란 버스가 예정된 2시 10분에 도착했다. 표를 확인하고 짐을 실은 후 차는 이내 출발한다. 풍경을 감상하다 잠시 졸았는데 어느 작은 버스 정류장에 차가 서 있다. 기사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간다는 안내 방송을 한다. 위치가 궁금해 확인해 보니 포츠빌(Pottsville)이란 곳이다. 카페나 레스토랑이 있는 휴게소도 아니고 도로 위 작은 버스 승차장 팻말만 서 있는 느닷없는 곳에서 내려 잠시 다리쉼을 했다. 10여 분쯤 후 차는 다시 출발해 두어 군데에서 승객을 더 태우고 갔는데 한 곳은 어제 가려다 포기한 바이런 베이(Byron Bay)였다. 차가 정차한 곳에서 인포메이션 센터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남기는 것으로 어제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바이런베이 정차장)
버스는 예정된 저녁 6시 30분에 카지노(Casino) 역에 도착했다. 승차장이 하나밖에 없는 작은 역이다. 짐을 다 내리고 바로 승차장으로 가니 마침 기차 한 대가 도착한다. 이 기차가 우리가 탈 시드니행 기차라고 했다. 그런데 승객들이 모두 내리고 내부를 청소하느라 30분쯤 시간을 소요한 후 승차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러고도 기차는 30분쯤 더 지체한 후 출발 시간에 맞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기차가 출발하자 잠시 후 승무원이 오더니 차표를 확인하고 내가 내려야 할 패시펀(Fassifern)이 다가오면 깨워 주겠다고 한다. 나는 잠들어 못 일어나면 어쩌나 걱정하고 알람도 맞춰뒀는데 마침 잘 됐다며 고맙다고 했다. 이제는 내일 새벽 4시 52분이 될 때까지 잠시라도 눈을 붙이면 될 것이다.
(↑카지노 기차역)
그나저나 점시, 저녁 종합 감기약을 계속 먹었는데도 콧물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목도리까지 준비하기는 했지만 기차 안도 계속 에어컨을 가동하니 찬바람을 피할 수가 없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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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토) 맑음 패시펀(Fassifern)→모리셋(Morisset)
04:50 패시펀 역 도착(버나드 선생님 마중)
05:30 버나드 선생님 학숙집 도착
07:50 아침(뮤슬, 쌀우유, 과일 주스, 바나나)
09:20 애본대일 대학(Avondale College) 도착
09:40 버나드 선생 세버스 스쿨 강의(프리젠테이션)
10:45 강의 종료(강의 수강 자 중 동생이 호바트에 사는 분이 계시다며 연락처 교환)
11:00 교회로 이동 예배, 예배 후 캠퍼스 산책
14:00 점심(피시버거, 감자칩, 버나드 선생님은 베지버거), 캠퍼스 내 잔디밭
점심 후 엘랜 지 화이트 여사 기념관, 박물관, 드라이브, 숲길 산책
17:30 귀가, 샤워
19:20 저녁(옥수수칩, 샐러드, 아보카도, 바나나 아이스크림), 식사 후 호주, 테즈메니아 비디오 시청
22: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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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간마다 잠이 깨는 바람에 4시가 다 되어 아예 잠을 포기하고 휴대전화 배터리가 거의 바닥이라 화장실(충전할 곳이 화장실밖에 없다.)에 가 충전을 하고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 4시 20분쯤 자리로 돌아와 모두들 잠든 어두운 좌석에서 짐을 꾸리고 내릴 곳을 알려 준다는 승무원이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예정된 하차 시간이 10분밖에 안 남았는데도 승무원은 뵈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큰 가방을 놔 둔 문 앞에 와 서 있는데 승무원이 지나간다. 이번 정차역이 내가 내려야 할 패시펀(Fassifern)이 맞느냐, 문은 어떻게 여느냐, 내려서 모리셋까지 갈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같은 역이냐 등등을 묻고 열차가 정차하기를 기다린다. 4시 50분, 예정된 시간보다 2분 빠르게 열차는 패시펀(Fassifern) 역에 도착했다. 잠시 후 다른 여승무원이 와 열쇠로 문을 열어 준다.
비록 이른 새벽이지만 불이 켜진 역은 환했다. 그런데 무거운 가방을 겨우 내리자 거기 버나드(Bernard)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게 아닌가? 이런 이른 새벽에 20~30분 이상을 차로 달려야 거리를 굳이 마중 나온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가 기차를 탈 즈음 메일을 보내 모리셋(Morisset)역이 아니라 패시펀(Fassifern) 역에서 내려 기다리라는 연락을 했단다. 물론 나는 이 메일을 선생님 하숙집에 도착해서야 확인했지만. 어쨌든 역에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짐을 차에 싣고 하숙집까지 도착하니 5시 30분쯤 됐다.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준비된 2층 방으로 가 가방을 들여놓고 두어 시간쯤 자기로 한다.
7시 20분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고 간단한 세수만 한 후 아침 식사가 준비된 1층으로 갔다. 이곳 모리셋에서 SDA 한인 교회 장로님이시라는 70대 주인 부부의 식탁은 간소하지만 건강하고 싱싱한 과일과 뮤즐리(Museli), 코코넛 밀크, 쌀우유(Rice Milk) 등 완전한 채식이다.
식사를 마치고 버나드 선생님이 마지막 학기를 남겨놓은 신학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계신 애본대일 대학(Avodale College)로 향했다. 오늘 예정된 강의(프리젠테이션) 내용은 예배 전 성경 공부 시간으로 선생님의 전공인 신학에 대한 여러 다른 시각들에 대한 것인 듯했다. 모인 사람들은 약 30여 명으로 주로 연세가 높으신 분들이 많았다. 이메일을 통해 서로 얘기는 했지만 주제가 심각하고 어려운 것일 뿐 아니라 새벽에 기차에서 내려 피곤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 어쩔 수 없이 맨 뒷자리에 앉아 듣다가 결국 반쯤은 고개를 떨구고 아예 푹(?) 잠이 든 듯하다.
1시간쯤 진행된 강의가 끝나고 서로들 인사를 나눴는데 그 중에는 버나드 선생님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도 계셨다. 두 분이 서로 얘기를 나누시는 동안 소파에 잠시 앉았는데 한 중년 부인이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 나도 내 소개를 하고 인사를 했는데, 다음 여행지가 어디냐고 해 테즈메니아 호바트라고 했더니 반색을 하시며 호바트에 동생이 사는데 내 여행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며 연락처를 적어 달라신다. 그래서 내 이메일과 현지 전화번호를 적어 드리고 그분의 연락처도 받았다. 며칠 후 호바트에 도착하면 일정이 어찌 될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참 고마운 분이시다.
강의를 마치신 버나드 선생님과 나는 다시 교회로 이동해 1 시간가량 진행된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 후에는 버나드 선생님과 지인들이 한동안 얘기를 나누고 나자 점심을 먹으러 학교 앞 식당에 갔다. 버나드 선생님은 채식주의자이므로 베지버거를, 나는 피시버거를 선택하고 감자튀김을 곁들였다. 포장된 점심거리를 들고 길 건너 식당 앞 나무 그늘 밑 잔디밭에 앉아 마치 소풍 나온 것처럼 점식 식사를 했다.
(↑애본데일 대학 캠퍼스)
(↑안식일학교 강의를 준비 중인 버나드 선생님)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는 SDA 교단이 만든 기초를 마련한 미국인 앨랜 G 화이트 여사가 6년 간 살았던 그녀의 기념관으로 갔다. 그녀는 이곳 모리셋(Morisset) 지역에 학교를 설립하고 교회를 세우는 등 컴뮤니티(Community)를 형성해 모리셋이 호주 SDA의 중심지가 되도록 했다고 한다. 한 때 교인이었던 나는 말로만 듣고 책으로만 접했던 그녀의 행적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기념관 옆에는 낡고 작은 박물관도 있었는데 오세아니아 지역의 크고 작은 섬들의 생활 도구들이 지역별로 전시돼 있었다. 때마침 파푸아 뉴기니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다. 자원봉사자인 듯싶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안내를 해 주고 있었다.
(↑엘렌 G 화이트 여사의 기념관)
기념관을 나와 차로 대학 캠퍼스와 연결된 숲길을 산책했다. 오가는 길에 마치 벨 소리를 낸다고 해 벨버드(Bell Bird)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새들이 여기저기서 노래를 한다. 그리고 산책길에서 크고 작은 도마뱀과 물용(Water Dragon), 이구아나(Iguana) 등도 만났다. 숲을 되돌아 나온 후 근처 실버 타운이나 학교 기숙사 등도 둘러보며 천천히 주변 구경을 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대학 캠퍼스에 접해 있는 산책로)
귀가 후 샤워를 하고 잠시 쉬고 있으니 저녁이 준비됐다고 1층으로 내려오라고 하신다. 저녁 메뉴는 기름기를 뺀 나초 같은 옥수수칩에 샐러드, 아보카도를 곁들인 것이었다. 후식으로는 주인 부루스 할아버지가 꽁꽁 얼린 바나나와 체리 등 과일을 갈아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 주셨는데 원래 과일 그대로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 단맛은 덜했지만 맛있었다. 식사와 후식 후에는 오스트리아와 테즈메니아를 소개하는 비디오를 한동안 시청했다. 그러다 버나드 선생님이 오늘 피곤했던 탓인지 9시 무렵 저녁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려고 해 피곤한 하루를 보낸 나도 잠을 청하러 2층 방으로 올라가려고 했다.
(↑맛있는 저녁식사)
(↑정갈하게 마련해 두신 손님용 방)
그런데 브루스(Bruce) 할아버지가 내일 아침 일요장이 열려 7시쯤 가려는데 함께 가겠느냐고 묻는다. 나는 피곤했지만 내일 아침 6시 40분까지 내려와 함께 가고 싶다고 했다. 방으로 돌아오자 피곤이 몰려와 잠이 쏟아진다.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정리하지 않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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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맑음, 모리셋(Morisset)
06:30 기상
07:00 일요 장으로 출발(주인 부부와 함께)
07:20 일요 시장 도착(온갖 생필품, 주방 기구, 귀걸이 등 장식품, 자전거 등 아이들 용품, 수영복, 속옷 등 각종 옷 등) 한국인 선교사, 현지 교민 만남
09:40 일요 시장 출발
09:50 거리 과일 가게(망고小 1상자) 15$ (천도복숭아는 주인 부부가 사심)
10:00 귀가
10:10 아침(각종 과일, 뮤슬리, 코코넛밀크)
11:00 빨래
14:00 점심(밀전병 야채 쌈)
17:20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발레 지젤 예약(4/8 7:30pm) 47.5$(롯데카드)
19:30 저녁(과일 : 망고, 바나나, 천도복숭아, 포도, 바나나 과일 아이스크림)
21:20 샤워
23:40 취침
미리 맞춰 둔 알람 소리에 잠을 깼으나 피곤함을 떨치지 못하고 10여분을 뒤척이다 겨우 몸을 일으킨다. 어젯밤 6시 40분쯤 아래층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으나 아침이 되어 부리나케 세수만 하고 내려간 시간은 이미 6시 50분이 지나고 있었다. 레이(Lei) 할머니가 한인 교인에게 줄 몇 가지 필요한 물건들을 차에 싣고 나서 바로 일요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출발했다. 장이 열리는 아침 시간에 가야 좋은 물건들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일찍 가야 한다고 한다.
현지 교회에서 주관하는 이 시장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데 쓰던 물건들을 무료로 기증받아 싼 값에 팔아 그 이익금을 아시아 지역 저소득층 이주민들을 돕는데 쓴다고 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참 다양한 생필품들을 갖추고 있었다. 커다란 창고에는 침대, 식탁, 의자, 소파 등의 가구도 있고 맞은편 매장에는 의류, 악세사리, 오래된 책 등 잡다한 생필품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도대체 쓰임을 짐작할 수 없는 낡고 오래된 것들이 쓰레기장으로 가지 않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게 새삼스럽다. 값싸고 편리한 제품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도 아니고 선진국 중의 하나라는 호주에서 이렇게 절약과 검소함이 일상화돼 있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일요벼룩시장)
물건들을 둘러보고 밖에 나와 쉬고 있다가 결혼 이민으로 호주에 정착한 30대 한인 주부를 만났다. 유치원생 딸아이와 단 둘이 산다는 그녀는 2년 전 호주인 남편과 이혼했단다. 여자 혼자 그것도 이방인인 그녀가 아이를 잘 키우며 살기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엄마인 그녀는 그래서 딸아이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비록 쉽지 않겠지만 완벽한 엄마를 꿈꾸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엄마 모습을 보여줘도 아이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위로했다. 지금은 힘겨워 보이는 그녀가 현지에서 잘 적응해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내기를 기원했다.
일요 시장에서 나와 길거리 과일점에서 맛있어 뵈는 망고와 천도복숭아를 사 집으로 돌아왔다.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나자 아까 장에서 사신 테즈메니아 지도가 그려진 걸개와 책을 선물로 주셨다. 며칠 후 내가 갈 곳에 대한 이해를 위해 미리 준비하라는 뜻이다. 참 자상하신 분들이다.
오후에는 레이 할머니께서 책장에 있는 각종 비디오, 책, DVD 등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주셨다. 그것은 70대의 부르스, 레이 부부가 함께 해 온 지난 반세기의 개인사이자 당시 사회에 대한 회상이었다.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를 수집해 왔는데 그 중에는 조개껍질도 있었다. 딱히 쓸모가 있어 뵈지는 않았으나 할머니는 하나하나마다 추억이 깃든 것들이어서 애정을 쏟아 간직한 것들이다. 설명을 마치고 나서는 내게도 하나를 주신다. 그 소녀다운 마음씨가 참 아름답다.
바쁠 것도 부족한 것도 없는 한가한 일요일, 이들 노부부가 사는 평범한 일상이다. 나는 오늘 하루 그들의 삶 속에서 내 머지않은 미래를 잠시 엿보았다.
3/2(월) 맑음, 모리셋→시드니(Sydney)
07:30 기상
08:30 아침(뮤즐리, 쌀우유, 과일) Lei 할머니 아침 준비 후 출근(시드니 책 놔 두심)
10:45 Bruse 할아버지 집 근처 공원, 호숫가 산책
11:30 Bruse 할아버지 집 출발
11:45 모리셋(Morisset) 역 도착
12:02 시드니 행 열차 탑승(물리치료 병원 개업한 SDA 한인 교인 만남, Lei 할머니 리셥션에서 일하심)
13:58 시드시 센트럴(Sydney Central) 역 도착
14:18 YHA Sydney Central 체크인(1박, 여성6인, G, 1층 wifi 가능, 호스텔월드) 45$(롯데카드)
16:00 한국 식품점(신라면 1개) 1.4$
16:10 한식당 ‘참새 방앗간’ (해물순두부) 15$
17:05 스타벅스(라떼小, yoyo쿠키) 6.75$
17:40 YHA 시드니 센트럴 귀환
18:40 샤워, 인터넷 검색(카우치서핑 요청(애들레이드, 시드니), Joanne 이메일(사진) 보냄)
24:2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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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갔더니 식탁은 이미 차려져 있었다. 레이 할머니께서는 얼마 전 일을 시작하셔서 출근하셨다고 한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부르스 할아버지, 버나드 선생님과 집 근처 공원과 호숫가를 산책했다. 조용한 주택가 뒤편으로 공원이 있고 개천을 따라 작은 호수도 보인다. 기차로 약 한 시간 거리의 시드니를 가는 일 외엔 별다른 일정이 없어 오전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어 좋았다.
(↑집안 구석구석 정갈한 손길이 닿은 부르스 할아버지 댁)
(↑집 근처 동네 산책)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곧 기차역으로 갔다. 표를 사고 기차를 기다리는데 부르스 할아버지와 버나드 선생님이 40대로 보이는 한인 교포 남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그도 마침 시드니행 기차를 탈 예정이란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하고 부르스 할아버지와 버나드 선생님과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오랫동안 기억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부르스 할아버지, 레이 할머니 고맙습니다. 버나드 선생님과는 곧 부산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모리셋역)
한인 교포와 나는 함께 기차에 올랐다. 중학생 때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온 그는 크고 작은 사업을 하다 뒤늦게 물리치료사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개인 병원을 열어 인정받는 물리치료사가 되었단다. 아침에 레이 할머니가 출근한 곳이 바로 그의 병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 강의를 맡아 지금 가는 길이라 했다. 호주 사회에서 소수민인 동양인으로 이정도의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 그는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이 말 속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기차에서 그가 먼저 내리고 나는 시드니 센트럴 역에 도착했다. 역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숙소 YHA에 갔다. 워낙 잘 관리된 곳이라 큰 불편함이 없으나 보안이 좀 까다로워 엘리베이터도 카드를 접촉해야 열린다는 점이 단점인 곳이다. 짐을 풀고 근처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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