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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메리카/2013. 12~ 2014.01 볼리비아, 페루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Salar De Uyuni)

2013년 12월 24일(화) 맑음, 산타크루즈->(라파즈)->우유니
04:30 기상
05:05 호텔 앞 택시 도착
05:30 공항 도착 택시비 70(60+10)B
06:10 체크인
06:20 공항 매점 케익 한 조각 8B, 공항세 15B
06:30 탑승 시작, 06:53 이륙
07:50 라파즈(La Paz) 공항 착륙
08:00 짐 찾기
09:20 라파즈->우유니 체크인, 공항세 15B
12:10 공항 카페 커피, 샌드위치 22B
12:20 일본인 청년과 만나 숙소, 투어 함께 알아보기로 함.
13:30 우유니 행 탑승, 13:40 이륙
14:30 우유니 공항 착륙
14:50 공항->시내 4명 택시 합승 1인 10B
15:20 Hotel Avenida 화장실 포함 싱글룸 60B
16:50 환전(100$*6.9=690B)
18:00. Tour 1박2일 투어 450B
18:30 시장 안 빵집 빵 2개 9.5B, 시장 식당(밥, 감자튀김, 닭튀김) 12B, 거리 가게(물2,스프라이트1)15B
19:20 호텔 귀환
21:10 호스텔 월드 라파즈 숙소(Wild Rovor Backpackers) 3박 예약(1박당 69B)
23:20 취침

 

  오늘 일정은 산타크루즈를 출발해 라파즈에서 약 5시간 대기 후 우유니로 가는 거다. 다만 라파즈에서 대기 시간이 길고 우유니에 미리 숙소나 투어를 알아보지 않은 게 조금 걱정이긴 하다. 새벽 시간이라 30분이 채 안 돼 공항에 도착했다. 체크인은 1시간 전에 시작한다. 승객이 많지 않아 탑승도 빨리 진행되어 예정 시각보다 조금 일찍 이륙한다. 나는 고산병 약(소로체)을 빈 속에 먹을 수가 없어 공항에서 산 작은 케익 한 조각을 먹고 20분쯤 후 약 한 알을 먹었다. 8시가 안 돼 라파즈 공항에 도착했다. 짐이 우유니까지 바로 연결되지 않아 먼저 짐을 찾았다. 우유니 행 비행기는 13:50 예정인데 긴 시간을 어디서 조금이나마 편히 보낼 수 있을까? 그래서 사전에 검색해 온 PP카드 가능한 라운지를 찾았다. 그런데 이 라운지는 국제선 쪽에 있어 갈 수가 없단다. 일단 1시간쯤 기다려 보딩패스를 일찍 받고 탑승 게이트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카페가 있는데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12시쯤 주문을 할 테니 자리에 앉아 기다려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러라고 한다.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소켓이 있는 자리에 가 앉아 두어 시간 여행기도 정리하고 나니 비행기 안에서 착륙 30분 전에 어제 산 고산병 약을 먹었는데도 눈도 피로하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테블릿 PC를 접고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켜 먹었다. 잠시 눈을 풀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테블릿에 담아온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조금 있으니 산타크루즈에서부터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일본 청년이 보인다. 불러다 자리에 앉히고 남은 샌드위치도 준다. 숙소나 투어에 대한 정보는 있느냐고 하니까 생각해 둔 곳이 있단다. 그럼 일단 함께 가서 알아보자고 했다.
   한 시간이 채 안 되는 비행 끝에 우유니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보니 정말 허허벌판이다. 한쪽에는 하얀색 커다란 땅이 보이는데 저게 소금밭인가 싶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를 합승해 갔다. 4명씩 태우고 1인당 10B를 받는다. 아까 일본 청년이 말한 투어 회사 앞에 차를 세웠다. 청년은 당일 투어에 일출, 일몰 투어를 따로 할 작정이고 나는 1박 2일 투어를 생각하고 왔다. 투어를 여기저기 알아보다 공항에서 만난 8명이 함께 온 팀에 따라붙을까 했으나 그 사람들은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별 다른 방법이 없어 1박2이 투어는 일단 당일 투어 가는 팀에 함께 갔다가 어느 숙소에서 내려 하룻밤을 자고 숙소 근처에서 알아서 일출, 일몰을 본 후 다음 날 당일 투어 나오는 차가 숙소로 오면 나머지 일정을 그들과 함께 하면 된단다. 가격은 아무리 협상을 해도 450 이하는 불가능한 듯했다. 숙소, 식사, 차량은 제공되지만 입장료 30은 현지에서 별도 지불해야 한단다.

  

(↑우유니 마을)


    투어 예약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더니 큰 시장이 보인다. 주로 차양을 친 난전에서 생필품을 팔고 한쪽 건물 안에는 채소와 고기 파는 곳도 있다. 시장을 둘러보다가 내일 아침에 먹을 만한 빵도 사고 내일 투어에 대비해 물 2병, 바나나칩도 샀다. 그리고 이름 없는 식당에 들러 밥과 닭튀김 한 조각, 감자 튀김을 한 접시에 담은 걸 시켜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맛은 그냥 후라이드 치킨, 굵게 채썬 감자 튀김도 우리 맛 그대로였다. 그 한 접시 가격이 12B 우리 돈 2,000원 정도다. 저녁도 해결했고 내일 아침도 준비했으니 이젠 호텔로 돌아가 짐 정리를 다시 해야겠다.
  투어 출발은 내일 아침 10시 30분, 숙소 바로 옆이 투어회사니 내일은 느긋하게 일어나도 되겠다.

 

2013년 12월 25일(수) 맑음, 우유니 소금 사막 1박 2일 투어
07:30 기상
09:00 체크아웃(짐 보관), 아침(커피믹스, 케익)
10:15 Brisa tour 대기
10:30 사과 2개 8B
11:10 투어 차량 출발(원래 10시 30분 예정)
11:30 기차들의 무덤
12:30 콜차니 마을(기념품 가게, 소금 더미)
13:00 물이 찬 소금 사막
13:50 처음 지은 소금 호텔
14:20 점심(밥, 야채볶음, 닭고기전, 바나나, 음료)
15:00 투나파(Tunapa) 화산 앞 두번째 소금 사막
15:20 호스텔 도착
19:30 일몰
20:10 저녁(컵라면, 스파게티, 야채스프)
21:00 별 보기
23:00 취침

 

   느긋하게 일어나려고 했으나 깨어보니 6시쯤이다. 다시 잠을 청하고 7시 30분 알람이 울리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어제 대충 정리해 놓은 짐을 다시 점검하고 챙겼다. 일단 큰 캐리어는 숙소에 맡기고 배낭과 카메라 가방을 챙겼다. 체크 아웃을 하면서 더운 물 한 컵을 부탁해 커피믹스 한 잔과 어제 시장에서 산 작은 케익 한 조각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투어 출발 시간이 10시 30분이니 아직 1시간 가량 시간 여유가 있다. 그래서 어제 라파즈 공항에서 보기 시작한 영화를 마저 보았다. 대충 10시가 넘어 가방을 챙겨 들고 옆 건물 브리사 투어(Brisa tour) 사무실에 갔다. 기다리는 손님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근처 가게에서 사과 2개를 사 왔다. 사무실에는 어느 새 짐을 든 여행객들이 꽤 들고 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10시 30분에 온다는 내가 신청한 차량은 한참을 더 기다려 11시쯤 나타나 짐과 사람을 싣고 11시 10에야 출발한다. 당일 투어 팀에 함께 가 투어 일정의 반을 소화하고 나 혼자만 예약된 숙소에 남았다가 다음날 당일 투어팀이 도착해 나를 함께 데려 간다고 했다. 그런데 라파즈에서 아침에 도착한 한국인 미국 유학생, 수진이란 아가씨가 1박2일 투어를 간단다. 나도 아가씨도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함께 갈 생각을 하니 안심이 되었다. 최소한 혼자 쓸쓸히 호스텔 방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않아도 되겠다. 그리고 차가 출발하기 직전 내가 하룻밤을 묵고 돌아와 하루를 더 묵을 도미토리로 예약했던 아베니다 호스텔(Avenida Hostel)에 가 싱글 베드 2개짜리로 바꿔 예약했다. 도미토리 베드 하나, 공동 욕실이 35B, 욕실 딸린 트윈 베드룸이 100B이니 방을 함께 쓰면 괜찮은 선택이다. 
  투어 차량이 마을을 출발해 처음 도착한 곳은 기차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다. 오래 전 끊긴 녹슨 기차들과 철로가 황야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다시 차가 선 곳은 콜차니 마을. 길가에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는데 재미있는 건 손바닥 반 만한 비닐봉지에 소금을 담아 1B에 팔고 있다.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몇 개 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구경만 하고 나왔다. 마을 주변에는 여기저기 소금 더미들이 널려있다. 이곳이 소금 사막이고 이 소금을 채취해 사는 마을임을 실감케 했다. 

(↑너른 들판에 그대로 녹슬어 가고 있는 기차의 무덤)

(↑소금 마을 입구)


   다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지상의 풍경으로 보이지 않는 물이 고인 소금 평야였다. 기사가 나눠준 장화를 신고 소금물에 들어가 끝도 없이 펼쳐진 소금 사막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지상은 새하얀 소금밭, 그 지평선 끝엔 짙푸른 하늘에 눈부시게 선명한 구름, 사방을 둘러보아도 세상의 모든 색은 흰색과 파란색 뿐이다. 내가 왜 이 먼 곳까지 와 있어야 하는지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차는 저 눈앞에 보이는 산을 향해 달린다. 그런데 도대체 눈 가까이 보이는 산이 아무리 달려도 거리가 좁혀지지 안는다. 코앞일 것 같았는데 약 40분을 달려서야 드디어 차가 멈춰선다. 이곳도 비록 아까보다는 물이 많지 않지만 산쪽을 제외하고는 온통 흰 소금밭이다. 마침 오늘이 성탄절이니 우리는 소금밭에서 사진을 찍으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좋아라 한다. 거기다 별 말이 없던 기사가 차에 싣고온 공룡 인형을 바닥에 놓고 우리를 저 뒤로 보내 공룡에게 잡힐 듯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 준다. 거리감을 이용해 손바닥 위에 사람을 올려놓기도 하고 재미있는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투나파(Tunapa) 화산)  

(↑거리감을 이용한 재미있는 사진 찍기) 

 

  기사는 우리 두 사람을 숙소로 데려다 주고 내일 오후 1시쯤 다시 데리러 와서 돌아가는 투어를 함께 할 거란다. 우리는 일단 짐을 풀고 얘기도 하면서 쉰다. 밖을 보니 해가 질 듯해 얼른 밖으로 가 지평선으로 점점 사그라드는 태양빛을 한참 바라보았다. 저녁 식사는 8시가 조금 넘어 준비됐다. 칠레에서 온 포스코건설 한국 직원  여덟 분이 같은 숙소에 묵었는데 식사가 나오기 전 컵라면 하나를 주신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식사를 마쳤다. 소금밭에 물이 많으면 별이 비친다기에 마을 입구 소금밭으로 함께 나갔다. 하늘의 별은 선명하고 많기도 했다. 높은 하늘에 빽빽히 박힌 별을 감탄사를 연발하며 바라보았다. 함께 간 포스코건설 직원 한 사람의 말대로 별이 빼곡한 하늘을 보니 정말 하늘이 둥글게 보인다. 한가지 아쉬운 건 숙소 앞 소금밭은 물이 많지 않아 물 위에 비친 별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거다. 손전등을 다 끄고 물이 고인 바닥을 보니 몇 군데 별이 비쳐 보이긴 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당일 투어를 하지 않고 하루 사막에서 묵기로 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역시 우유니의 밤하늘은 지상의 소금 결정들이 까만 하늘에 박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화산 아래 마을 게스트하우스 근처에서 본 저녁 노을) 

 

2013년 12월 26일(목) 맑음, 소금 사막->우유니 마을
05:10 기상
05:30 소금 사막 앞 일출
06:40 Maya Hostel 도착
08:00 아침(빵, 커피)
09:00 포스코건설 팀 8명 출발
12:20 마을 둘러보기
15:00 투어 차량 도착, 점심(야채볶음, 파스타, 라마고기전, 바나나)
16:00 Maya Hostel 출발
16:30 물고기섬(선인장산) 도착 입장료 30B
17:30 가이드 겸 기사 로베르또 연출 사진
17:50 물고기섬 출발
18:50 물 찬 소금 사막 일몰, 별 보기
20:30 출발
22:00 Hotel Avenida 도착, 기사 로베르또 팁 10B
23:40 취침

  어제 주인집에 물어 6시쯤 해가 뜨니 5시 반쯤 집을 나서면 될 거란 말을 듣고 혹시 몰라 5시 10분에 알람을 맞춰 놓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창을 내다보니 어둠이 걷히고 있다. 옷을 챙겨 중무장을 하고 방을 나서면서 룸메이트 아가씨를 깨워 뒤따라 나오라고 일러두었다. 마을 앞 소금 사막쪽으로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오고 있다.
  천천히 걸어나가니 사막쪽에는 이미 몇몇 사람이 동쪽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으며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구름에 가린 지평선쪽은 이미 붉은 빛이 진하게 비쳤다. 30분여를 기다렸을까? 붉은 빛으로 물든 구름이 하늘을 이미 다 가려 더 이상 둥근 해를 볼 수 없을 만큼 환해졌다. 그래서 이젠 돌아가야겠다고 발길을 돌리려는 찰라 느닷없이 구름 사이를 뚫고 크고 둥근 해가 짠하고 나타났다. 보통 해가 지평선이나 수평선 저쪽에서 머리를 조금씩 내밀며 서서히 둥근 본 모습을 보이던 것과는 달리 이런 예상치 못한 일출은 처음 보는 또 다른 광경이다. 오늘도 운이 좋으려나 소금 사막에서의 일출을 기여히 보게 되었다. 

(↑소금 사막의 일출)

 
   Maya Hostel로 돌아오자 룸메이트 아가씨는 무조건 자야겠다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잠시 집 주변을 서성이다 방으로 돌아와 8시에 다시 알람을 맞춰 놓고 1시간쯤 더 잠을 청했다. 눈을 뜨자 방문 소리가 나 나가보니 주인집 여자 아이가 아침을 먹으라는 시늉을 한다. 혼자 식당으로 갔더니 포스코건설 팀들이 이미 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앉은 식탁에는 빵과 커피, 버터, 잼만 있는데 그쪽 팀은 그 외에도 주스, 과자, 시리얼 비슷한 것들이 더 차려졌다. 그런데 일행 중 두 사람은 고산병으로 아직 힘들어했다. 코카잎을 씹어 먹기도 했으나 나중에 힘들 것 같다길래 내가 사 온 고산병 약 두 알을 주었다. 나는 답례품으로 초코릿과 사탕이든 봉지 하나를 받았다.
  아침을 먹고 어느 투어회사를 통해 왔느냐고 물으니, 처음에 Brisa에 갔다가 7명이 정원인 차 한 대에 8명이 탄다고 해도 도저히 1인 450B 아래로는 가격 협상이 되지 않아 두어 집 옆 Expediciones라는 회사에서 차 1대당 3,100B(1인 387.5B)에 최종 협상을 했단다. 차 1대에 가이드까지 함께 숙박하고 자신들의 일정대로 스케줄을 잡아 아침을 먹고 9시에 출발해 오후 4시쯤 우유니 마을로 돌아갈 예정이란다. 보통 차 1대당 7명을 태운다면 3,150B이 되니 개인 여행자의 경우 1인 450B이 적정 가격인 듯하다. 그러니 1박2일 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가격 협상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던 거다. 어쨌든 포스코건설 팀 8명은 호스텔 마당에서 단체 사진 한 장을 찍고 서로 여행 잘 하라는 인사를 나누고 9시에 떠났다.
   룸메이트인 수진이가 일어나 함께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마을을 돌았다. 작고 소박한 성당이 있는 광장(?)에는 비록 문을 닫았지만 여행 안내소도 있고 가게도 있다. 오전 시간인데 햇볕이 강해서인지 아이들조차 나와 놀지 않는다. 참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다. 마을 뒤에 배경으로 버티고 있는 화산이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기사에게 이름을 물으니 투나파(Tunapa)라고 했다. 

(↑마을에서 본 풍경)   


(↑우리가 묵었던 방, 벽면이며 침대, 테이블 등이 소금 벽돌이다.)  

 

  1시에서 1시 반 사이에는 온다고 약속한 차는 예상대로(?) 한참 늦은 3시에 Maya Hostel에 도착했다. 어제 1일 투어에 우리를 실어다 준 그 기사였다. 평온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는 지루했다. 기사는 부랴부랴 식당에 점심을 차렸다. 함께 온 사람들은 그제 투어 회사에서 봤던 일본인 가족 3명과 생물학자라는 불가리아인 테오도르(Theodor), 지금 에콰도르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일본인 청년 토루(Toru)였다. 오늘 메뉴는 바나나, 파스타, 라마전, 채소볶음, 음료로 어제와는 조금 달랐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를 떠나 4시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물고섬. 왜 이런 이름이 붙여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섬이라기보다는 키 큰 선인장이 가득한 산이었다. 입장료 30B을 내고 길을 따라 올라가면 거대한 소금 사막의 일부를 조망할 수 있다. 산 정상까지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정상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저 멀리 하늘과 흰 소금 사막이 맞다은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데 차 한 대가 지나간다. 그 차가 마치 개미보다도 작게 보인다. 이렇게 거대한 자연 앞에서 나는 그저 저 멀리 사라져가는 차보다 한참 작은, 식상하지만 한낱 먼지같은 존재임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 
  산에서 내려오자 기사 로베르또는 어제처럼 재미있는 사진을 여러 장 찍어줬다. 우리가 사진을 찍는 사이 테오도르와 토루도 함께 가세해 로베르또가 요구하는 여러 가지 포즈를 취했다. 나중에 차 안에서 보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았다. 특히 테오도르와 토루가 마치 입맞춤을 하는 듯한 사진을 돌려보며 그들은 자기들이 절대 게이가 아니라고 하고 우리는 분명히 맞다고 우기며 한참을 웃었다.

(↑선인장으로 가득한 물고기섬의 전경)   

(↑기사 로베르또가 연출한 재미있는 사진)  

 

    차가 물고기 섬을 출발해 잠시 들른 곳은 태극기가 포함된 각 나라 국기가 꽂혀 있던 소금 호텔 앞이었다. 기사가 그 집에 잠시 볼일을 보러 내린 사이, 태극기 있는 곳을 보니 포스코 건설기가 함께 매달려 있다. 아마 오전에 출발한 포스코 건설 팀이 가져와 돌아가는 길에 매달아 둔 것 같다. 수진이와 나는 태극기와 포스코 건설 기를 펼쳐 기념 사진 한 장씩을 찍었다.

  차는 다시 출발해 물이 찬 소금 사막 한 가운데 섰다. 서서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사막 한가운데서 다시 한번 일몰을 감상하고 우유니 마을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런데 기사는 8시쯤이면 별이 뜰 텐데 1시간 반 정도 기다렸다가 별을 보고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나와 수진은 어제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을 원 없이 봤고, 테오도르는 피곤한지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정신지체 장애아 딸을 데리고 여행하는 일본인 부부는 사막에서 별을 보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다고 기다리기를 원했다. 이를 중간에서 토루가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로 통역을 하면서 우리에게 양해를 구했다. 결국 우리는 찬 바람이 심하게 부는 사막 한가운데서 별이 뜨기를 기다렸다. 우리는 물론 차 안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한두 개씩 보이던 별이 제법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구름이 많아 어제 우리가 보았던 것보다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잠시나마 소금 사막 한가운데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고 작은 별을 눈으로, 가슴으로 담았다. 우리는 모두 좋은 카메라가 없어 밤하늘의 별을 카메라에는 담을 수 없었다.

(↑소금 호텔 앞 각국 국기들)   

(↑사막 한가운데서 본 일몰 광경)  


    나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 하루종일 우릴 위해 애써 준 기사 로베르또에게 1인당 10B 정도씩 모아 팁으로 주자고 했다. 모두들 그렇게 동의하고 제일 먼저 내린 일본인 가족은 호텔 앞에 내리며 따로 주고 우리는 여행사 앞에 도착해 각자 모은 40B를 기사에게 전해 줬다. 
   헤어지기 전 수진이와 나는 카톡으로 연락하기로 하고 테오도르와 토루는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테오도르와는 작별의 인사를, 토루와는 함께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 내일 아침 7시 50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투어를 떠나기 전 예약한 Avenida Hostel에 도착해 방에 짐을 내려놓으니 10시가 넘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순간 온수기로 작동하는 미지근한 물에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나니 개운했다. 내일 7시에 알람을 맞추고 11시 반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우유니 경비 : ₩114,582>

볼리비아 볼리비아노 : B734.5(≒₩114,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