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2008년 7월 인도

2008년 8월 어느 날 꼴까따의 아침

꼴까따(캘커타)에 오는 여행자들 중 많은 경우는 아마 마더하우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저도 비록 짧은 기간(1주일)이지만 봉사활동에 동참했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아침 풍경을 올려 볼까 합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세수만 한 채 6시 30뿐 쯤 마더하우스로 향합니다. 대부분은 걸어다녔지만 아침에 두어 번 이 아저씨가 끄는 인력거를 이용했습니다.

 

이른 시간이지만 가는 길에는 아침을 일찍 여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는데 특히 아침마다 공동 수돗가에서 샤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여 분을 달려 드디어 마더하우스에 도착합니다. 여기가 큰길가에서 본 입구입니다.

 

문 입구 벽면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어요. 들은 바에 따르면 원래 테레사 수녀님께서 외출하실 때는 'out'로 옮겨 놓는답니다. 그러나 현재 테레사 수녀님은 건물 안에 안치돼 있어 돌아가신 이후로는 언제나 'in'이라네요.

 

여기는 테레사 수녀님이 잠들어 계신 곳...

 

아침 7시부터는 봉사자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 식사가 시작됩니다. 메뉴는 변함 없이 짜이, 바나나, 식빵이 전부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습니다. 대개는 아침 식사가 끝나면 아래 기도문을 다함께 읽고 각자의 봉사활동 기관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 날은 특별한 행사(아마도 독립기념일 행사였을 거예요)가 마당에서 있었습니다. 수녀님들과 봉사자들이 다 모여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박수도 치고 서로 축하해 줬습니다. 참고로 가운데 앉아 계신 분이 테레사 수녀님 이후 원장 수녀님이 되신 분이십니다. 몸집이 아주 작으시고 인상이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보통 이런 행사가 없는 날에는 아침을 먹고 기도문을 읽고 떠나는 마지막 날이 된 사람들을 위해 감사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아침 모임은 끝이 납니다. 7시 30~40분쯤 되죠. 그리고는 각자의 일터로 떠납니다.

저는 마더하우스에서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는 슈슈바반이란 어린이 시설로 갑니다. 위의 어린이들이 바로 이 슈슈바반에서 온 어린이들이랍니다. 마더하우스에서 슈슈바반으로 가는 길 담벽에는 이런 글도 적혀 있어요.

 

슈슈바반은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인데 2층에는 영아들이 있고 3층에는 놀이방을 갈 정도 이상의 나이가 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여기는 계단과 복도 풍경입니다.

 

이곳은 여성 봉사자만 일할 수 있고 봉사자들은 주로 3층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돌보는데 식사나 운동을 도와 주고 기저귀나 옷도 갈아 입힙니다. 아, 옥상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빨래를 하는 것도 주 업무(?)지요. 장애아들 옆으로 경미한 장애가 있거나 비장애아들이 생활합니다.

 

각 기관에서는 이렇게 아침 8시부터 12시 정도까지 오전 봉사활동을 하게 됩니다. 중간에 약 30여 분 정도의 휴식 시간이 있어요. 이때는 짜이와 쿠키가 제공됩니다. 그리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오후에는 다른 기관에서 일하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요.

 

전 세계에서 아무 조건 없이 자비를 들여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짧게는 며칠씩 길게는 몇 달씩 머물면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해마다 휴가를 이곳에서 보낸다는 분도 계셨고요. 그리고 이들 봉사자들뿐만 아니라 각 기관에 수용된 사람들,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것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마더하우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짧은 기간 동안 저는 이들을 돕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이 기관에서 봉사자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봉사자들은 경험이 없고 일이 서툴러서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럼에도 봉사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줌으로써 자신의 삶을 한번쯤 뒤돌아보게 만들거든요. 그리고 여행 중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뿌듯함도 느끼게 하고요. 어쨌든 이곳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은 아마 돌아가서 자신의 삶을 좀더 치열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시아 > 2008년 7월 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인도 한달 일정  (0) 2012.11.02
보팔역 Retiring Room  (0) 2012.11.02
보팔<->산치 기차로 가기  (0) 201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