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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12월 그리스

그리스 아테네 6일 피레우스(피레아스), 필로파포스 언덕

12월 25일(토) 아테네(Athens) 6일(17,500보 / 10.5km)

 

  • 숙소 → 피레우스 항(Port of Piraeus) → 데미스토클레우스 광장(Themistokleous square) → 파살리마니(Pasalimani) → PIRAEUS 로고 지점(Logo of PIRAEUS) → 필로파포스 기념비Philopappou Monument) → 숙소

 

우리는 오늘 아테네 중심에서 약 12 km 떨어진 피레우스(피레아스 Πειραιάς, Piraeus)로 가기로 했다. 아테네에서 지하철로 쉽게 갈 수 있어서 숙소 앞 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피레아스의 지하철 역을 나와 조금 걸어가니 큰 선박들이 늘어서 있는 항구가 보였다. 내가 사는 지역인 부산항에 비해 규모가 조금 작은 듯했으나 항구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레우스는 BC 5세기경부터 아테네의 항구 역할을 하면서 아테네의 모든 수출입 물동량이 집중되는 전형적인 항구로 커졌다. 이후 고대 그리스의 피레아스 항구는 오랫동안 번영을 누렸으나 4세기 이후부터 점차 쇠퇴하였다. 그러다 1832년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공식적인 독립을 하고 아테네가 나플리오에 이어 그리스의 수도로 정해지면서 다시 성장하게 되었다. 피레우스는 현재 그리스의 수많은 섬들로 가는 여객선의 출발지로 수도 아테네 도시권의 일부분을 이루어 그리스에서 가장 큰 항구이자 해운 및 상공업의 중심지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피레우스 항만을 35년 동안 운영할 권리를 중국에 넘겼다. 중국은 피레우스를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2016년 피레우스항 지분 51%를 매입했다. 이후 오랜 협상 끝에 최근 피레우스항 지분을 추가 매입해 67%까지 끌어올린 상태이다. 한때 해운 강국이었던 그리스의 최대 항구 피레우스는 유럽 내 중국 개입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의 일부가 된 상태이다.

(↑피레우스 항)

항구에서 그리 멀리 않은 곳에 데미스토클레우스 광장(Πλατεία Θεμιστοκλέους, Themistokleous square)이 있다. 시계탑과 정원이 있는 이 광장은 피레우스 중심에 있는 몇 안되는 공원 중 하나라고 한다.

(↑데미스토클레우스 광장)

광장 한쪽에는 피레우스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라는 아기오스 스피리도노스 교회(Ναός Αγίου Σπυρίδωνος, Saint Spyridon Church)가 있다. 이 교회는 피레우스의 수호 성인인 '성 스피리도노스(스피리돈)'에게 헌정된 것으로 원래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1868년~1875년에 현재의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한쪽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묘사한 크리스마스 장식도 보인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바로 크리스마스 날이다. 거리에 문을 연 상점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아 의아해 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깨달았다.

(↑아기오스 스피리도노스 교회와 크리스마스 장식)

데미스토클레우스 광장을 지나 우리는 해안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그렇게 다달은 곳은 파살리마니(Πασαλιμάνι, Pasalimani)라는 만(灣)으로 호화로운 요트와 낚시배들이 머무는 정박지이다. 만을 따라 이어진 길 주변으로 야외 테이블을 갖춘 여러 식당과 카페가 있다. 

(↑파살리마니)

피레우스에서 우리가 들른 마지막 장소는 'PIRAEUS' 로고가 커다랗게 서 있는 지점(Επιγραφή PIRAEUS)이었다. 이곳에 살지 않은 외지 방문객이라면 한번쯤 인증샷을 남겼을 포토 스팟이라 할만 하다. 우리도 2021년 겨울 이곳에 다녀간 흔적을 이 커다란 글자 앞에서 사진으로 남겼다.

다시 아테네로 돌아오기 전 다리 쉼도 할 겸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좀 더 여유롭고 느긋게 식사를 하며 바다를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좋았다.

( ↑'PIRAEUS' 로고가 있는 지점)

 

피레우스에서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잠시 쉬었다. 그리고 해질녘에 맞춰 야경을 보기 위해 필로파포스 언덕(Λόφος Φιλοπάππου, Philopappou Hill)으로 갔다. 

필로파포스 언덕은 아크로폴리스, 리카베토스 산(언덕)과 함께 아테네 시내에서 가장 높은 세 개의 언덕 가운데 하나로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 뮤즈 여신의 신전이 있어서 이전에는 '뮤즈의 언덕'으로 불리기도 했단다. 정상에 오르면 맞은편에 아크로폴리스와 반대편 시내 전경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필로파포스 언덕 정상에서 본 아크로폴리스)
(↑필로파포스 언덕 정상에서 본 아테네 시가지)

가이우스 율리우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필로파포스(Γάιος Ιούλιος Αντίοχος Επιφανής Φιλόπαππος, Gaius Julius Antiochus Epiphanes Philopappos 65년~116년)는 로마시대 아테네를 위해 헌신했던 로마 집정관이었다. 116년 그가 죽자 아테네인들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아크로폴리스가 마주 보이는 언덕(당시는 뮤즈의 언덕)에 그의 영묘이자 추모탑인 필로파포스 기념비(Μνημείο Φιλοπάππου,Philopappou Monument)를 세우고 그의 이름을 붙여 이곳을 필로파포스 언덕이라 불렀다.

필로파포스 기념비는 기단 위에 올려진 2층으로 된 구조물 형태이다. 아래층에는 집정관 필로파포스가 전차를 타고 있는 부조가 있고, 위층에는 세 명의 조각상이 있었는데 오른쪽 조각상은 소실됐고 왼쪽은 필로파포스의 친할아버지 안티오코스 4세, 가운데가 필로파포스이다.

(↑필로파포스 기념비)

 

 

 


◈ 일일 경비: €1.5(≒₩2,020)
피레우스 항구 근처 카페(라떼 2잔) €4.5/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