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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16년 2월~4월 스리랑카, 남인도

스리랑카 5 캔디(Kandy)

2/29() 폴론나루와-캔디(Kandy) (28,210)

07:30 기상

08:00 아침(토스트, 과일, 커피 등)

09:00 숙소 체크아웃 저녁식사, 1L 770rs

09:30 숙소-버스 스탠드 툭툭 200rs

09:40 Kandy 행 버스 출발 170rs

14:30 Kandy 도착(10km 전방에서부터 정체로 예정 3시간 30분보다 많이 지체됨)

15:00 숙소 도착 툭툭 300rs

16:20 불치사(Temple of the Tooth, Sri Dalada Maligawa) 입장료 1,000rs

18:10 피자 1인용, 라임 주스 780rs(Pizza Hut)

18:50 숙소 The Drop Inn 귀환

19:30 샤워

23:50 취침

   폴론나루와(Polonnaruwa)에서 출발한 버스는 3시간 반쯤 걸린다는 캔디에 거의 5시간만 겨우 도착했다. 무더운 날씨에 비좁은 좌석, 시끄러운 차안 소음, 쾌쾌한 냄새에 매연까지 모든 것이 다 짜증스럽고 화가 치민다. 사람들과 차가 뒤섞여 방향조차 잡을 수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툭툭 기사와 가격 협상을 시작한다. 숙소의 주소를 보여주니 400루피를 부른다. 몇 번의 흥정 끝에 200루피에 가기로 한다. 그런데 기사가 캔디 호수 입구에서 숙소로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하더니 너무 많이 돌아가는 길이라 200루피에는 안 되겠고 300루피를 달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짐을 들고 내려 다른 툭툭 기사와 협상 끝에 250루피에 가기로 한다. 가는 중간에 기사는 호수 근처 숙소를 세 군데나 보여 준다. 시종일관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나로서는 그의 호의가 달갑지 않다.

   호수를 완전히 돌아 언덕으로 올라오는 길에 숙소의 간판이 보인다. 결국 먼 길을 돌고 돌아 미리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종업원이 나와 방을 안내해 주는데 방은 음침하고 손님이라곤 나 하나뿐인 듯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툭툭 기사를 먼저 보내고 체크인을 한 후 짐을 들여놓고 방안에 앉아 주변의 다른 숙소부터 검색해 본다. 위치나 가격이 모두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는 여기서 묵고 직접 돌아다니며 호수 근처 숙소를 알아본 후 내일 아침 옮겨야겠다 마음먹는다.

   외출 준비를 하고 숙소를 나서려는데 아까는 보이지 않던 주인 아저씨가 인상 좋은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주인은 불치사가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다며 아까 툭툭으로 온 반대편 길을 설명해 준다. 지도로 살펴보니 호수를 따라 도로가 원형으로 나 있는데 불치가가 있는 부분만 연결이 돼 있지 않아 차로는 한참을 돌아와야 했던 것이다. 순간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다. 나는 조금 전 방을 나설 때보다는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주인이 알려준 대로 불치사를 향해 걸었다. 그리고는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접고 느긋하게 불치사와 호수 주변을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보니 불치사와는 그리 멀지도 않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잠시만 오르니 환한 불이 켜진 건물(숙소)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가파른 언덕길에는 가로등이 없어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입구에 들어서니 주인이 나와 다시 인사를 건넨다.

   방으로 돌아오니 여기저기 사람들의 인기척도 들리고 낮 시간과는 다르게 집 전체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참 이상도 하지. 같은 방인데 두어 시간 전과는 딴판으로 아늑하게 느껴진다. 침대 시트도 정갈해 보이고 좁고 낡은 화장실도 아주 효율적인 구조로 보인다. 순간온수기가 없어 찬물 샤워를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샤워기에서 더운 물이 나올 땐 나도 모르게 감사의 말이 터진다. , 이제 모든 것이 순조롭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다 내 마음에 있나니, 결국 내 마음에 천국도 지옥도 있는 것이라 했던가? 당나라로 가려던 원효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신 후 깨달음을 얻고 신라로 돌아왔다는 일화만큼 위대한 깨우침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의 이 작은 경험으로 요동치고 흔들리는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리하여 작은 평화가 깃들 수 있었으면 싶다. 불교의 나라에 온 탓인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삼 깨달은 하루다.

  (↑캔디의 중심, 캔디호(Kandy Lake)) 


  캔디는 스리랑카의 지도 한가운데 내륙에 자리 잡고 있는 분지 형태의 도시다. 싱할라 왕조는 아누라다푸라 이후 남인도의 침략을 받으면서 계속 남쪽으로 쫓겨 내려오게 되는데 그 마지막 수도가 캔디였다. 이후 약 300여 년 간 싱할라 왕조의 중심이 되었다. ‘가장 스리랑카다운 도시라는 캔디는 부처님의 치아 사리가 봉납(捧納)된 불치사(佛齒寺) (Dalada Malgawa, Temple of the Tooth)있어 신성한 도시이기도 하다.

  불치사에 보관된 불치는 기원전 543년 인도에서 석가를 화장할 때 입수한 것인데, 이후 4세기에 인도의 오리사주 카링가 왕자가 머리카락 속에 감춰 실론에 들어와 아누라다푸라에 봉납했다고 한다. 1590년 불치가 왕조의 마지막 수도 캔디로 옮겨지게 되고 불치를 모시기 위해 여러 왕에 걸쳐 사원을 신축하고 확장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또 불치는 전통적으로 왕권의 상징이었는데 지금도 대통령의 취임 선서는 이곳 불치사에서 거행한다고 한다.

(↑불치사의 전체 구조도)

(↑매표소 입구)

(↑불치사의 외부 해자)

(↑1층 내부)

(↑불치가 보관된 2층)

(↑불치사의 외부 부속 건물들)


3/1() 캔디(11,730)

07:30 기상

09:00 숙소 출발

09:50 치킨로띠, 파인애플 주스 300rs (호수 근처 The Garden Cafe)

12:50 치킨랩, 콜라 580rs, 아이스크림콘 50rs, 50rs

14:20 숙소 툭툭 100rs (낮잠 1시간 반)

16:40 Kandy Dance(Kandy Cultural Centre) 한글 설명서

18:10 비스킷, 사탕(숙소 근처 슈퍼마켓) 250rs

18:20 숙소 귀환

19:00 저녁(컵라면)

20:00 샤워

22:20 콜롬보-마두라이 항공권(10,570rs(3/4 취소) Mihin Lanka 홈페이지)

24:00 취침

   도시 중심에 자리 잡고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온 캔디호(Kandy Lake)19세기 초 싱할라 왕조 마지막 왕 스리위크라마 라자싱하가 만든 인공 호수로 공사 기간이 1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1817년 영국에게 멸망하기 전까지 마지막 왕도의 중심에서 스리랑카인의 성지 불치사를 품은 아름다운 호수가 바로 캔디호(Kandy Lake).

   호수를 감상하는 방법은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도로를 따라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거나, 호수 남쪽 언덕으로 올라가 전체를 조망하는 방법이 있다. 내가 미리 찾아온 정보에 캔디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레이크 뷰(Lake View)로 가는 길은 호수 남쪽 Y.M.C.A.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라고 했으나 이 길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숙소 주인에게 물어 알아낸 남쪽 호숫가에 있는 ‘The Garden Cafe’ 맞은편의 오르막길로 언덕을 올랐다.

(↑호수 남쪽 이 카페 맞은편 으로 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근처에 있는 재미있는 가판대)


(↑불치사가 한눈에 들어오는 캔디호 풍경)

(↑노을에 물든 캔디호)


  캔디호 주변에 있는 세 군데 공연장에서 캔디 댄스(Kandy Dance)를 볼 수 있다. 내가 간 곳은 Kandy Cultural Centre로 호수가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티켓은 1,000루피였는데 숙소에서 900루피에 예약했다. 공연 내용은 짧은 몇 개의 전통무용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바닥의 불 위를 걷는 묘기를 보이는 것으로 진행됐다. 전통적인 이야기를 담거나 예술적 깊이가 있는 공연은 아니었다.


( Kandy Cultural Centre 입구)




( Kandy 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