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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남태평양/2015년 1~4월 뉴질랜드, 호주

호주 1 브리즈번(Brisbane)


2/19() 흐림, 비 크라이스트처치(시드니)브리즈번(Brisbane, Joanne )

04:00 기상, 열쇠함에 열쇠 반납

04:45 공항 셔틀버스 탑승

05:00 공항 도착, 체크인

05:50 면세점 기념품 가게 작은 식탁보 6.09$

07:40 비행기 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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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 시드니 공항 도착(3시간 20분 비행, 시차 3시간)

09:40 이민국 통과

09:50 Vadafone 유심칩 2G 데이터 30AU$

10:00 국내선 짐 부치기, 보안 검색대 통과(카메라 분실 확인)

10:45 셔틀 버스 국내선 청사로 이동

11:30 브리즈번 행 비행기 이륙(1시간 20분 비행)

12:00 브리즈번 공항 도착(시차 1시간)

12:20 공항 철도역 go Card 구입50$(카드 보증금 10$ 포함)

12:50 Eagle Junction 역 하차, 탑승장 이동

13:15 Ipswich 행 기차 승차

14:21 East Ipswich 역 하차(종점 한 역 전), 카우치서핑 집 주인 조앤(Joanne), 막내딸 아비가일(Abigail) 마중 나옴.

14:30 Joanne 집 도착. 방 안내, 짐 풀기, 선물(손거울, 파우치, 동전지갑2), 얘기

18:00 저녁 식사 배추, 닭가슴살 샐러드, 후식 바닐라크림에 버무린 밥(Joanne, Prue(첫째딸), Verity(둘째딸), Evangeline(셋째딸), Abigail(막내딸), )

19:30 샤워

22:20 취침

 

   새벽 4, 알람이 울리자 긴장해 깊이 잠들지 못한 피곤한 몸을 일으킨다. 어둠 속에서 아직 깊은 잠에 빠진 같은 방 여행객들을 위해 어제 미리 방문 가까이 놔 둔 짐을 조심스럽게 옮겨 방을 나선다. 노트북과 카메라가 든 작은 배낭과 여권과 지갑, 소지품을 넣은 가방, 20kg짜리 캐리어까지 한꺼번에 지고 들고 2층 계단을 내려온다. 엄청난(?)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또 내 인생의 무게가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짐 속에는 꼭 필요치 않은 것들, 혹은 현지에서 그때그때 사서 쓸 수 있는 것들까지 들어있다. 매번 짐을 싸면서 가방에 넣었다 뺐다를 여러 번 반복했던 것들이다. 누군가 했던 여행이 인생이라면 그의 가방의 무게는 인생의 무게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그럼에도 그 짐을 가볍게 줄이는 일은 늘 갈등이며 걱정거리다. 결국 그다지 필요 없는 것들을 끝까지 갖고 다니며 힘들어하는 것이 늘 내 여행이다.

   리셉션에 열쇠를 넣고 문 밖으로 나와 예약한 셔틀버스 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 버스는 445분쯤 도착했다. 시내 중심에서 이미 여러 사람들을 싣고 와 작은 차 안은 거의 사람들로 차 있다. 공항 가기 전 한 군데를 더 들러 세 명을 더 태워 차는 만석으로 공항에 도착했다. 언뜻 눈에 띄는 건물 벽면 시계를 보니 5시다. 아직 시간은 넉넉하다. 하지만 이런 땐 늘 마음이 급해 서두르는 나는 얼른 체크인을 하고 이민국을 통과한 후 탑승구를 확인한다. 가는 길에 면세점 기념품 가게에 들러 며칠 후 다시 만나게 될 버나드 선생님 내외에게 줄 선물로 작은 식탁보 하나를 샀다. 이렇게 해서 마지막 지폐까지 써 버리고 이제 10$이 채 안 되는 동전 몇 개만 남게 됐다.

   일찍 탑승구 앞에 가 편안한 의자를 마다하고 콘센트가 있는 화장실 입구 바닥에 앉아 휴대전화기를 충전한다. 여분의 배터리인 줄 알고 가져 온 것이 엉뚱한 이전에 쓰던 것이라 배터리가 유난히 빨리 소모되는 전화기를 충전하느라 늘 신경이 쓰인다.

   안내 방송을 들어보니 탑승이 시작된 모양이다. 주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해 나도 얼른 플러그를 뽑고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가 이륙한 얼마 후 아침 식사를 시작한다. 나는 더운 아침(? Hot Breakfast)을 선택했다. 스크르램블 달걀, 으깬 감자, 소시지, 요구르트, 우유를 섞은 커피까지 한 달간 뉴질랜드에서 먹은 토스트 빵 두 조각, 커피 한 잔, 과일 몇 조각에 비하면 근사한 아침 식사다.

   3시간 20분 정도 비행 후 시드니에 도착했다. 여기서 국내선으로 갈아타려면 일단 이민국을 통과한 후 짐을 찾아 출국장으로 나온 후 다시 부치고 보안 검색대를 또 통과해 버스로 국내선 청사로 이동해야 한다. 시간은 넉넉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급한 마음에 두 번이나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한번은 표지판을 보고 국내선 갈아타는 방향으로 잘 따라가다가 그만 국제선 갈아타는 곳으로 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 버렸다. 분명히 이민국이 보여야 하는데 보이질 않아 이상한 생각이 든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보안 요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비상문으로 다시 나왔다.

   그렇게 어렵게 수속을 마치고 출국장으로 나와 호주에서 쓸 유심칩을 사서 갈아 끼웠다. 오늘 만날 브리즈번 집 주인에게 전화 문자를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국내선으로 갈아탈 곳으로 가 큰 짐을 다시 부치고 검색대를 통과했다. 몸집이 넉넉한 중년의 여자 검색 요원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깜짝 놀라며 반가워 나도 고개를 숙여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랬더니 안녕이란 인사말까지 건네다. 그런데 국내선 청사로 이동할 셔틀 버스에 올랐을 때 내 배낭 안에 넣었던 카메라 가방이 없어진 걸 알았다. 나는 방금 통과한 검색대로 뛰어가 카메라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방금 인사를 우리말로 인사를 건네던 요원에게 부탁해 X레이 검색대 주변을 다시 살펴봤다. 짐을 부친 곳까지 나가 없어진 카메라를 찾았으나 빈손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 중년 요원과 동양인 여자 요원들은 내 카메라를 찾기 전화를 걸어 위해 국제선 이민국을 통과할 때 찍힌 cctv까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해 준다. 내가 당황해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하자 또 다른 검색 요원은 비행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 전화가 올 거라며 침착하라고 한다. 30여분을 이리저리 찾고 전화를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 포기하고 셔틀 버스를 타려는데 동양인 여자 요원이 전화를 받고는 내게 카메라를 찾았다고 한다. 일단 버스로 국내선 청사로 이동하면 콴타스 항공 데스크에 카메라가 있으니 직원에게 물으면 줄 거란다. 나는 버스에 올라 그 동양인 여자 요원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의 표현했다. 그녀도 내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카메라를 찾고 나는 다시 브리즈번행 비행기를 탔다.

(↑보다폰(Vodafone) 유심칩)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해 나는 절대 서두르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 공항을 빠져나와 카우치서핑 집 주인이 알려준 대로 공항철도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가는 비가 부슬부슬 내려 날씨를 검색해 보니 내가 있는 3일 내내 우산이 그려진 표시가 보이는 걸 보니 비가 올 모양이다. 다행히 비행기 안에서 본 브리즈번 홍보 영상에서 교통 카드가 있다는 걸 알았고 3일권 카드를 사 기차에 탔다. 국내선 청사를 거쳐 다음 역인 Eagle Junction 역에 내려 플랫폼을 이동해 Ipswich 행 노선 기차로 갈아탔다. 기차에 타자 집 주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1시간 이상을 이동해 종착역 바로 전 East Ipswich 역에 도착했다. 집 주인 조앤(Joanne)7살 막내딸 아비가일(Abigail)과 함께 역에 마중 나와 있었다. (Eagle Junction 역)


   차로 천천히 10분쯤 이동해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이곳 입스위치(Ipswich)는 브리즈번 외곽의 작은 도시로 내가 사는 부산이 브리즈번이라면 여기는 김해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딸만 넷이라는데 집에는 밖에 나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큰 딸을 제외하고 둘째와 셋째도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키도 크고 예뻤다. 엄마가 둘째에게 내가 쓸 공간을 안내해 주라고 한다. 둘째는 어느 불이 들어오는지 벽의 스위치 위치며 욕실, 침대 옆 작은 등을 켜는 것까지 상세히 안내해 준다. 내가 쓸 방은 1층에 있는 거실 겸 창고 같은 곳이었던 모양이다. 커다란 책이 가득 든 다섯 개나 되는 책장은 한쪽 벽면을 가리고 넓은 공간 앞에는 소파와 피아노가 있고 소파 뒤로 더블 사이즈 침대가 놓였고 침대 옆에는 이 집 유일한 남자인 아이들 아빠가 연주한다는 드럼이 있다. 오래 된 듯하지만 침대 옆으로는 욕실이 있어 아이들이 피아노 연습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 큰 공간을 혼자 쓸 수 있게 돼 있다.

(↑1층 거실 겸 손님용 방)


   짐을 옮겨놓고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후 수가 놓인 손거울과 화장품 파우치, 작은 색동 동전 지갑 2개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식탁에 앉아 선물을 주었더니 아이들이 뜯어보고 예쁘다고 좋아한다. 차를 마시며 한 시간쯤 얘기를 하는 도중 내가 선생이니 아이들의 학교 생활도 궁금하다고 했더니 아이들 모두 홈스쿨링(Home Schooling)을 한단다. 참 대단한 엄마다. 나는 제도권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선생의 역할이 한정이라며 역시 엄마가 최고의 선생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얘기를 하는 동안 막내가 종이에 뭔가를 한참 그린다. 완성되진 않았지만 7살 아이가 그린 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아주 정교했다. 나는 놀라워 아이가 크면 천재 화가가 될 거라고 말해 줬다. 조앤은 저녁을 준비하고 나는 다시 내려와 침대에 누워 쉬면서 인터넷으로 숙소도 알아보고 시간을 보냈다.

(↑7살 소녀 아비가일의 그림)  

 

   6시쯤 되자 2층에서 저녁 식사가 준비됐다는 말이 들렸다. 식탁에는 조금 전 밖에서 돌아온 큰 딸 프루(Prue)까지 여자만 모두 6명이 둘러앉았다. 저녁 메뉴는 지난번 웰링턴 파트리샤(Patricia)가 준비한 닭가슴살 샐러드와 비슷했다. 약간 다른 것은 안에 든 채소가 양배추가 아니라 우리식 배추라는 거다. 김치를 해 먹는 배추를 여기서는 샐러드로 먹는다니 신기했다. 이 집 닭고기 샐러드도 맛있었다. 그리고 후식으로 내 놓은 것은 바닐라 크림에 섞은 밥이다. 이건 또 뭔지? 밥을 달달한 크림에 섞어 후식으로 때로는 간단한 아침으로 먹는단다. 우리의 주식인 밥이 후식으로 기본 반찬인 김치 재료인 배추가 주식이 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밥이나 배추를 이렇게 먹지 않는다고 하니 이들 가족들도 신기해한다. 나는 오늘 저녁 식사의 답례로 모레 저녁은 내가 한식으로 준비해 보겠다고 제안했다. 조앤과 딸들도 모두 괜찮다고 한다.

(↑엄마 조앤, 네 딸들과 함께 한 저녁 식사)  

 

   식사 후 시끄러운 소리가 나 부엌 뒷마당으로 나가 보니 잔디밭 위에 거위 세 마리가 있다. 이 집에서 키운다는 애완동물이란다. 우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운데 다행히 좋은 이웃들 덕분에 지금까지 한번도 항의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뒷마당에서 함께 사는 거위와 둘째딸 베리티(Verity))  

 

   식사 후 첫째와 셋째는 내 침대가 있는 1층에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나는 설거지를 도와 준 후 침대로 돌아와 아이들의 피아노 연습 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한다. 차례로 연습을 마친 아이들이 저녁 인사를 하고 나는 일찍 샤워를 한 후 침대에 편안하게 기대 앉아 내일 일정을 짜 본다. 내일은 오전 중 시내로 나가 몇 군데 둘러본 후 모레 저녁 메뉴를 뭘로 할 수 있을지 한국 식품점도 둘러볼 생각이다.

 

 

2/20() , 브리즈번(Brisbane, Joanne )

06:00 기상

06:00 여행기 쓰기(비 내리는 소리가 세차 잦아들면 나가기로 함)

10:50 조앤 집 출발, East Ipswich (Joanne이 차로 데려다 줌)

12:05 Central 역 도착(30개 역 이동)

12:10 Central 역 안 맥도날드 아침 겸 점심(피쉬버거, 카페라테) 8.55$

12:30 앤잭 광장(Anzac Square)

13:20 한인 식품점 Metro Mart(콩나물500g, 비빔고추장, 다시다, 당면2, (유통기한 하루 남은 옥수수 수염차, 찰떡쿠키2개 공짜)) 9.93$(신한카드)

13:50 Town Hall(3층 박물관, 시계탑 전망대)

15:20 Queen St. Mall

17:00 Central Springfield 행 기차 탐

17:30 Dara 역 하차 3번 승차장으로 이동

17:50 Ipswich 행 열차 환승

18:20 East Ipswich 역 도착(조앤 차로 마중)

18:30 저녁(쇠고기 야채 스튜, 포도, 우유홍차) 여자 6, 식사 후 Home Schooling에 대한 얘기

20:50 샤워

23:00 취침

 

   3시 반쯤 눈을 떴는데 빗소리가 들린다. 날씨 검색을 하니 비가 하루종일 오는 걸로 돼 있는데 아침이 되면 비가 잠시 그치지는 않을까 생각하다 다시 잠을 청한다. 어젯밤 늦게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듯한데 조앤 남편인지 모르겠다. 이른 새벽부터 2층 사람들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6시 반쯤 자리를 뒤척이다 일어났다. 좀 이른 아침이긴 하지만 2층에 가 남편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사를 해야 하나 망설이다 그냥 좀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빗소리가 세차다. 오늘 시내로 나가볼까 했는데 어쩌나 고민이다. 잠은 깼고 딱히 할 일도 없어 밀린 여행기를 쓰기 시작한다. 매일 아침 8시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고, 여전히 비는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는 듯하다. 나는 계속 노트북 앞에서 여행기를 쓴다. 하루분 일기를 마치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내일도 역시 비가 올 예정이니 그냥 시내로 나가 보기로 한다.

   외출 채비를 하고 역 가는 방향을 물으러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계단 중간에 A4 용지에 색연필로 ‘Good Morning Shin’이라고 예쁘게 쓴 글자가 보인다. 이건 분명 막내 아비가일 작품(?)이다. 2층에는 조앤은 노트북 앞에, 막내 아비가일은 식탁에 색색깔 색연필을 늘어놓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종이를 들어 보이며 막내에게 네가 쓴 거냐니까 그렇단다. 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가져도 좋으냐고 물었다. 아이는 웃으며 흔쾌히 그러라고 한다. 나랑 눈만 마주치면 웃어주는 참 귀엽고 예쁜 녀석이다. 조앤에게 역 가는 길을 물었더니 마침 피아노 강습을 받으러 간 둘째 딸도 데리러 가야하고 비도 많이 오니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사실 역까지 약 1.8km나 되는 거리를 빗속을 뚫고 가야 할 일도 막막했는데 고마운 일 아닌가? 귀찮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차를 얻어 타기로 한다. 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면서 올 때는 혼자 올 테니 문자로 주소를 보내달라고 했다. 조앤은 그럴 필요 없이 도착 전에 문자로 알려 주면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이래저래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막내딸 아비가일(Abigail)의 깜찍한 아침 인사)  

 

    센트럴 역(Central Station)까지는 30개 정류장을 지나 약 55분이 걸렸다. 열차 안에서 가이드북을 대충 살피고 오늘 갈 곳을 정한다. 비가 오니 역 근처에서 가까운 타운홀(Town Hall)과 앤잭 광장(Anzac Square), 퀸스트리트 몰(Queen St. Mall), 그리고 어젯밤 검색해 알아 둔 한국 식품점에 들러 보기로 했다. 열차 안에서 작은 너트바 하나만 먹은 터라 역에 내려 맥도날드가 보이자 갑자기 배가 고팠다. 여기서 또 피쉬버거와 작은(Small Size) 컵 카페라테 한 잔을 주문했다. 가격은 뉴질랜드와 별 차이가 없다. 아침 겸 점심으로 이렇게 배를 채우고 지도 상 가장 가까워 보이는 앤잭광장으로 가기로 했다. 역이 꽤 복잡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유니폼을 입은 역무원에게 안작(책에는 그렇게 씌여 있다.)’ 광장이 방향이냐고 물었다. 그가 내 말을 못 알아들어 하는 수 없이 가이드북을 펴 보여줬더니 그제야 ~ 앤잭 스퀘어한다. 이래서 발음 때문에 꼭 한두번 당황하게 된다.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나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밖에는 노란색 거리 표지판에 각 주요 지역의 방향을 표시했는데 반갑게도 한글이 보인다. 이 표지판에도 역시 액잭 스퀘어라고 쓰였다.

밖으로 나오니 2층 난간으로 길게 길이 연결돼 있는데 한쪽을 돌아보니 책에 사진으로 나와 있던 18개의 원기둥이 둘러싼 원통형 건물이 보인다. 한쪽에는 추모객들이 가져온 여러 개의 꽃다발이 놓인 꺼지지 않는 불꽃도 보인다. 광장은 그리 크지 않으나 건물 앞에 양쪽으로 줄지어 늘어선 나무들이 특이하다. 줄기가 마치 긴 항아리처럼 생겼는데 언뜻 아프리카의 바오밥 나무를 연상케 했으나 그것과도 또 좀 다르다. 앤잭은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의 약자로 원기둥으로 둘러싼 이 건물은 1차 대전에 희생된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일종의 제단이란다. 전쟁 후 평화가 찾아온 1918년을 기려 18개의 기둥을 세우고, 올라가는 첫 번째 계단은 19, 두 번째는 18개의 계단을 만든 것도 그 해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나는 광장으로 내려가 건물 앞으로 가 계단을 세어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보수 공사를 하는 중인지 가림막이 둘러쳐 있다.

(↑호주에서 처음 먹은 맥도날드의 피시버거와 커피)

(↑앤잭스퀘어(Anzac Square))  

 

   다시 세차지는 비를 피해 나는 커다란 처마가 있는 건물로 잠시 쉬었다. 그리고 내일 내가 준비할 메뉴를 비빔밥으로 정하고 어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둔 한국 식품점으로 갔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 찾긴 했으나 이런, 유리문에는 커다란 한글 상호만 남아 있고 안은 비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지도에 표시된 다른 식품점을 찾아 가는데 지는 동양인 아가씨가 한국인 듯해 그냥 우리말로 인사를 건네고 근처에 한국 식품이 어디쯤 있느냐고 물었다. 내 직감대로 이 아가씨는 한국인이었고 바로 근처에 있는 식품점을 알려줬다.

   1분쯤 거리에 노란 간판을 단 메트로 마트(Metro Mart)라는 식품점이 보였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입구로 들어가니 마치 우리 동네 가게에 온 듯했다. 라면, 김치, 각종 양념, 과자, 삼겹살, 두부, 콩나물까지 있었다. 욕심은 났지만 무거운 짐과 시드니 같은 대도시에 가면 또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니 콩나물과 비빔밥용으로 나온 작은 고추장 하나, 소포장된 당면, 쇠고기 다시다만 사기로 했다. 계산대에서 내가 여기도 수돗물을 그냥 먹을 수 있느냐니까 직원이 그렇다고 하면서 유통기한이 하루 남은 1.5L 옥수수차를 그냥 가져가란다. 거기다 찰떡쿠키 2개도 서비스로 넣어 준다. 계산을 마치고 물건을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나오다가 생각하니 비록 근처에 있긴 하나 시청과 쇼핑몰까지 다녀야 할 텐데 무게가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다시 가 물건 담은 봉지를 가게에 맡기고 돌아올 때 찾기로 했다. 친절한 직원 청년은 콩나물은 내가 올 때까지 냉장고에 따로 넣어 두겠다고 한다.

(↑한국 식품점 메트로마트)

 

   시계탑이 인상적인 시청사(Town Hall)1864년에 지은 건물로 내부에는 갤러리, 콘서트홀도 있다. 들어가기 전 입구 앞 양쪽에 있는 시청 수호상이라는 사자 상도 사진에 담았다. 직원의 안내로 갤러리가 있는 3층으로 바로 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상냥한 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갤러리 입구를 안내해 준다. 갤러리 한쪽에는 브리즈번 시를 가로지르는 브리즈번 강에 관한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고 몇 가지 오래된 기념물도 전시돼 있다. 특별전시실로 갔는데 오래된 의상들이 유명 배우들의 흑백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알고 보니 그레이스 캘리, 애마 가드너,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유명 배우들이 오래된 영화 속에서 실제 입었던 의상들을 전시 중이다. 중간 중간 당시 실제 의상을 입은 영화 일부가 상영되고 있었다. 전시장을 나오니 일부 사람들이 안내 데스크 한쪽 문으로 빠져나오고 다시 몇몇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직원에게 물으니 시계탑 전망대로 올라가는 거란다. 인원이 제한돼 있어 15분 후에 올라가는 표를 한 장 뽑아 준다. 책에는 요금이 2$라고 했는데 공짜란다. 조금 전 올라갔던 사람들이 내려오자 내 차례가 됐다. 안내를 하시는 중년의 직원 아저씨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분이다. 옛날 방식대로 운행되는 엘리베이터는 전망대까지 오르내릴 때 작동시키는 손잡이를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한단다. 전체 높이가 92m인 시계탑 아래 전망대에서는 사면으로 브리즈번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물가는 비싼 나라지만 사람들도 친절하고 시민을 위한 시설도 잘 돼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 외관)

(↑시청 내부 전시실)

(↑시계탑 입구)

(↑시계탑을 안내하는 직원)

(↑시계팁에서 바라본 정경)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브리즈번 최대 쇼핑몰이라는 퀸스트리트 몰(Queen St. Mall)이다. 서울의 명동이나 부산 남포동, 서면 같은 곳인데 상점이 좀더 밀집해 있는 쇼핑 거리인 셈이다. 어딜 가나 크고 작은 상점들이 몰려 있는 이런 도심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한쪽에는 대형 푸드코트도 있는데 둘러보다가 월남쌈 하나를 사 먹었다.

  (↑퀸스트리트 몰(Queen Street Mall)

(↑쇼핑몰 내 지하의 푸드코트) 

 

   1시간이나 걸리는 조앤 집에 너무 늦지 않게 돌아가기 위해 한국 식품점에서 물건을 찾아 다시 중앙역으로 갔다. 승차장이 여러 곳이라 역무원에게 Ipswich 행 열차 타는 곳을 물어 내려갔더니 마침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차가 도착한다. 반가워 기차에 탔더니 안내 방송에는 이 기차는 Springfield Central 행이란다. 어쩌나 싶었는데 중간에 서는 역이 올 때와 같은 거다. 나는 안심하고 앉아 오늘 일정을 정리하고 관광 안내소에서 받아온 지도와 가이드북에 나온 지도를 비교해 가며 내일 모래 시내로 나가 가 봐야 할 곳들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Dara 역에 정차하자 Ipswich 행 열차로 갈아탈 승객은 이곳에서 하차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나는 당황해 얼른 짐을 주워 담아 겨우 열차에서 내렸다. 지나는 사람에게 물어 승차장을 이동해 Ipswich 행 열차를 기다린다. 다행히 20분쯤 기다려 열차를 제대로 탔고 무사히 East Ipswich 역에 내렸다. 도착 직전 문자를 보냈더니 조앤이 또 마중을 나와 줬다.

 (↑센트럴 역(Central Station)과 동 입스위치 역(East Ipswich))

(열차 내부 출입문, 내릴 때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집에 도착하자 저녁 준비가 됐다며 또 같이 먹자고 한다. 오늘은 쇠고기와 야채를 푹 끓인 스튜 같은 거다. 맛도 있고 마침 비도 오는데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 좋았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식사 시간은 매우 조용했다. 식사 중에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고 한동안은 침묵 속에서 숟가락과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만 났다. 여자 6명이 앉은 데다 너무 조용하니 마치 여자 수도원에 있는 듯한 기분이 잠시 들었다. 침묵을 깬 것은 막내였다. 심심한지 식탁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엄마가 식탁을 가볍게 두드려 답을 했다. 우리는 모두 가볍게 서로를 보며 웃었다.

   조앤은 후식으로 포도와 아몬드를 내 왔는데 포도는 씨가 없는 것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제철 체리를 실컷 먹었는데 여기서는 포도를 많이 먹어야겠다. 내가 한국 식품점에서 공짜로 얻어온 찰떡 쿠키 두 개를 돌아오자마자 막내에게 줬는데 아이는 과자 포장을 잘라 접시에 담아 언니들과 나눠 먹는다. 후식을 먹으며 조앤과 나는 주로 홈스쿨링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10개월 또는 1년에 한번씩 부모가 교육 의도나 내용과 방향 등을 교육 당국에 알리고 실제 아이들이 한 활동을 보고하면 된단다. 대학을 갈 때도 홈스쿨링을 한 아이들이 특별히 불이익을 받진 않는 모양이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지만 입학이 정규 교육 과정을 밟은 아이들에 비해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필수로 몇 과목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시험 없이 우리 식으로 하면 입학 사정관제 같은 것이 있어 홈스쿨링 동안 만들거나 조사한 자료들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대학에 입학한 경우도 있단다.

조앤은 아이들을 착하고 예쁘게 키운 비결이 뭐냐고 묻는 내 질문에 홈스쿨링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시간에 쫓기거나 경쟁하지 않게 해 서로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독실한 믿음이 밑바탕이 됐다고도 했다. 그녀의 말 중에 아이들을 그냥 아이들이 아니라 작은 성인(Little Adult)’로 대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모두 마치자 아이들은 각자 자기 역할을 했다. 나는 식탁을 치우는 일을 도왔는데 자매들은 각자 자기가 맡은 대로 설거지를 하거나 그릇을 정리하거나 거위를 돌보거나 하는 것 같은 서로 맡은 일을 자연스럽게 했다. 또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피아노가 있는 내 공간에 내려와 피아노 연습을 하고 갔다. 나는 이 집 아이들을 보면서 타고난 성품이 우선이겠지만 부모의 교육 태도나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이런 교육을 하려면 부모이자 교사인 엄마,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해야 할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나는 이 집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가게 될 듯하다.

 

 

2/21() (흐림), 브리즈번(Brisbane, Joanne )

07:00 기상(5시 무렵 잠을 깸)

07:20 여행기 쓰기, 시드니, 호바트 숙소 예약

11:00 둘째 베리티(Verity) 피아노 선생님이자 조앤 남편 필립(Philip) 친구 방문, 조앤 남편 필립(Philip)과 첫 인사

11:40 아이스 카페라테(첫째 프루(Prue)가 만들어 줌)

14:00 점심(샌드위치, 조앤 식구 6, 필립 친구와 딸 2, )

14:40 조앤 집 출발(필립 친구(피아노 선생)네 가족도 같이 감)

15:30 코알라 보호 구역 도착(빗속에서 숲길 산책, 왈라비, 각종 새들도 만남)

16:20 코알라 보호 구역 출발

17:00 돌아오는 길 캥거루 많은 골프장, 공원 둘러봄.

18:05 Redkite 슈퍼(감자3, 간쇠고기500g, 당근3, 1묶음, 호박3, 1kg) 21.95$

19:30 저녁(비빔밥, 감자국) 7인분(조앤 식구 6, )

20:20 샤워

23:00 취침

 

   휴일인 토요일 아침이 되자 이 집에 남자들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침에 조앤의 남편 필립(Philip)과 처음으로 인사를 하고, 그의 친구이자 베리티의(Verity) 피아노 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눴다. 남편 필립은 서글서글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다. 베리티 피아노 선생님은 무슨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음악이 전공이 아니라는데 피아노 실력이 전문가급이다.

피아노 연주를 잠시 듣다가 2층으로 올라갔더니 첫째 프루(Prue)가 아이스케페라테라며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 한 잔을 건넨다. 프루는 얼마 전까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데 거기서 배운 거란다. 이 집 아이들은 하나같이 어찌 이리 예쁘고 착한지 그저 매일 감탄할 뿐이다(↑딸의 피아노 레슨을 바라보는 아빠 필립)

(↑아침 공부 중인 아이들)

 

   온 가족, 피아노 선생님 부녀와 함께 느지막이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나자 필립은 내게 뭘 하고 싶느냐고 묻는다. 코알라를 보고 싶다고 했더니 코알라 보호 구역이 있다며 함께 가자고 한다. 곧 외출 준비를 하고 차에 모두 올라탄 가족들을 실은 차가 집을 출발해 잠시 들른 곳은 피아노 선생님인 필립 친구 집이다. 오늘은 이 집 가족도 함께 가기로 했다. 차는 고속도로를 접어들어 꽤 멀리 달렸는데 집 출발 이후 대략 40~50분 정도 걸린 듯하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코알라 보호 구역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 탓인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두 가족과 나를 포함한 11명이 차에서 내려 가는 비가 내리는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숲속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크기도 색깔도 울음소리도 다양한 여러 종류의 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산책길 가까운 곳에서는 가끔 작은 캥거루(?)같은 왈라비들도 보였다. 빗줄기는 점점 더 세졌지만 장화를 신은 아이들은 작은 물웅덩이에서 발을 굴러 물을 튕겨내며 놀았고, 어른들은 곳곳에서 출몰하는 작은 동물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꼭 보고 싶었던 코알라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한참을 그렇게 빗속에서 산책을 마치고 숲을 떠나왔다

(↑비가 내리는 코알라 보호 구역 숲속에서의 산책) 

 

   차로 돌아오는 길에 필립은 나를 위해 굳이 야생 캥거루가 뛰어다니는 골프장이 있는 공원을 들렀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더 많은 캥거루 무리들이 몰려든다며 삼삼오오 모여 있는 캥커루들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차를 서행하거나 잠시 세워 주기도 했다.

(↑야생 캥거루가 있는 공원)

 

   함께 출발했던 필립 친구네 가족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기 전 슈퍼마켓에 들러 저녁 식사로 준비할 비빔밥 재료들을 샀다. 집에 도착해 첫째와 둘째딸의 도움을 받아 요리를 시작했다. 둘째 베리티에게는 달걀 프라이를 부탁하고 첫째 프루에게는 채소를 다듬어 씻어 달라고 했다. 나는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소고기는 불고기 양념으로 간을 해 볶고 채소도 채를 썰어 볶아 색깔별로 가지런히 담아 놓았다. 셋째와 막내가 식탁을 정리하고 나서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소고기와 채소를 차례로 올리고 마지막에 달걀 프라이를 얹어 비빔밥 그릇을 하나씩 식탁에 놓았다. 그리고 감자를 채 썰어 넣고 달걀을 풀어 맑게 끓인 감자국도 나란히 놓았다. 가족들 모두가 준비된 식탁에 앉자 나는 이 음식 이름은 비빔밥이며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추장이 든 튜브를 들고 이 소스는 매우니 먼저 조금 넣어 먹어 보고 각자 취향에 따라 가감해 먹으라고 설명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막내 아비가일을 위해서는 간장 양념을 따로 준비해 주었다. 가족들은 모두 처음 먹어 보는 한국 음식인 비빔밥을 좋아했다. 모두들 밥그릇과 국그릇을 깨끗이 비웠으며 아빠 필립은 남은 밥과 나물을 더 비벼 먹었다. 식사 후에 과일을 함께 먹고, 식사가 모두 끝나자 세 딸들이 설거지를 맡아 했다

(↑비빔밥 저녁 식사) 

 

   친절하고 고마운 조앤네 가족과의 사흘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나는 내 잠자리가 있는 1층으로 내려왔다.

 

  

2/22() 맑음(흐림), 브리즈번(Brisbane, Joanne 시내)

08:00 기상(새벽에 깼다가 다시 잠들었음.)

08:40 조앤 집 출발(필립, 첫째(Prue), 둘째(Verity), )

08:55 교회 도착

09:00 예배(1시간, 15명 참석, 주로 노인들 많음.), 이후 다과(1시간)

11:10 교회 출발 11:30 귀가

12:00 집 출발, 5분 거리 일본식 정원, 공원, 동물원 산책 13:30 귀가

13:40 가족들과 작별 인사 후 시내로 출발(조앤 부부, 둘째 Verity 동행)

14:40 Base Backpackers central 도착(조앤과 마지막 작별 인사)

14:50 Base Backpackers central 체크인(2, 4인혼성, 보증금 20$, wifi 24시간 4$ 별도) 52$

버나드 선생에게 이메일 보냄.

18:40 저녁(쇠고기볶음, , 고추장, 신라면1/2, 홍차)

20:20 샤워

21:20 여행기 정리

23:00 취침

 

   일요일 아침이다. 9시 예배에 가기 위해 보통 840분쯤 집에서 출발한단다. 나는 믿음이 독실한 이들이 다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해 보고 싶었다. 옷을 치마로 갈아입고 따라나설 채비를 한 후 2층으로 올라갔다.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던 막내와 거위를 도맡아 돌보던 셋째 이밴젤린(Evangeline)도 무슨 일이 있는지 엄마 조앤(Joanne)과 함께 집에 남는단다. 그래서 이 집 아빠(Philip)과 첫째 프루(Prue), 둘째 베리티(Verity)와 나 네 명만 교회로 향한다. 가는 길에 필립은 이전에는 젊은이들이 많은 큰 교회를 다녔는데 여러 가지 갈등이 자꾸 생겨 지금의 작은 교회로 옮겼단다. 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먼 곳에서 목사님이 새로 오시기로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교회는 외관도 소박하고 규모도 작았다. 올 때 했던 필립의 말대로 필립네 가족과 10대 초반 아이 둘을 데려온 다른 한 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60대에서 80대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세어 보니 나를 포함해 모두 15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장로님으로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단에 올라 예배를 주관하시고 설교는 미리 녹음된 것을 듣는 것으로 대신했다. 1 시간가량의 예배가 끝나자 모두들 예배당을 나와 옆 건물로 자리를 옮긴다. 사람들이 모이자 자연스럽게 각자 미리 준비해 온 케이크며 과자, 치즈와 토마토를 얹은 크래커, 커피나, , 음료수를 준비해 식탁 위에 차린다. 그 동안 필립은 교인들에게 손님인 나를 소개한다. 어르신들은 모두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고 몇 분과는 여행에 대한 간단한 얘기도 나눴다. 넉넉하게 차려진 식탁의 음식들을 먹으며 나는 가난한 여행자로서는 오늘은 드물게 거한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보통은 매주 한 가정씩 돌아가며 간단하게 차와 크래커 정도만 준비하는데 오늘은 좀 특별하다고 했다. 나는 이래저래 운이 좋은가 보다. 다과회가 거의 파할 무렵 필립은 오늘 내가 떠나야 한다며 먼저 가야 한다고 했다.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내게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라는 말씀을 하시며 작별의 인사를 나눈다

  (↑교인들과 함께 한 다과)

 

   교회에서 돌아온 우리는 모두 편한 복장으로 다시 갈아입었다. 그리고는 조앤 부부, 둘째 베리티(Verity)와 근처 5분 거의 일본식 정원이 있는 공원으로 갔다. 정원 입구의 안내판에는 영어와 한자가 섞인 일본어로 각 구역마다 설명이 붙어 있다. 한눈에 봐도 일본식 정원의 특성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산책로며 연못 등 아기자기하고 사람 손이 많이 닿은 흔적이 느껴진다. 비록 문을 잠거 사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쪽에는 다실(茶室)도 있었다. 일요일인데다 날씨도 좋아 공원 여기저기에는 산책 나온 가족들이나 탁자에 둘러앉아 무슨 모임을 하는 어르신들도 보인다.

   동물원은 공원과 바로 연결돼 있다. 입구의 안내판에는 각각의 동물들이 있는 위치가 지도로 그려져 있다. 천천히 나무판으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구역별로 동물들을 구경했다. 도마뱀 종류인 이름 그대로 물용(수룡(水龍))이라는 워터 드래곤(Water Dragon), 역시 도마뱀 종류인 이구아나(Iguana), 날지 못하는 두 번째로 큰 새 에뮤(Emu), 야생 개 종류라는 딩고(Dingo) 등 주로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들과 거북이, 염소, 앵무새, 공작 등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다양한 동물들이 전시돼 있었다. 동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조앤과 필립은 친절하게도 내게 각각의 동물들의 특성과 습성을 계속 설명해 주었다. 가끔 옆에 있던 베리티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걸음을 늦춰 손을 잡고 앞서 가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참 다정하다. 남편이자 아빠인 필립은 호탕하고 사교적인 성품인 듯한데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매우 자상하다. 혼자 앞서 가는 법이 없고 늘 아내나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다. 아이들이 착하게 자라는 건 역시 책임감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들 부부의 성품 탓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집 근처 공원)

(↑공원 내 동물원)

 

   땅이 넒은 이 나라는 길 몇 개만 지나면 공원이 조성돼 있다. 브리즈번 시를 가로지르는 브리즈번 강가나 이런 크고 작은 공원을 여유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복잡한 도심에서 늘 경쟁 속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행자의 눈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여유가 아니라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를 나는 왜 갖지 못하는 것일까? 사회적, 문화적, 자연적 환경 탓인지 내 안의 자아가 자꾸 나를 바쁘게 부추기는 것인지(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침에 미리 정리해 싸 둔 짐을 1층 문 밖에 놓아두고 2층으로 가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한다. 막내 아비가일(Abigail)부터 차례로 포옹을 하고 아마 오랫동안 이들 가족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운 인사를 남겼다. 부부와 둘째 베리티(Verity)는 차에 함께 동행해 내 짐을 차에 싣고 브리즈번 시내에 예약해 둔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준다. 시내로 오는 도중 조앤과 필립은 어제 내가 준비한 저녁 식사에 대한 감사 인사를 했고 나는 4일간 편안히 이들 집에 머물게 해 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제 정말 이들 가족과는 마지막 작별을 해야 한다. 다시 한번 부부와 베리티와 포옹을 했다. 조앤은 여행 중 아프거나 어려운 일을 당하면 언제든 도와줄 테니 자신에게 전화로 연락하라고 한다. 마지막까지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운 사람이다. 나는 차에서 짐을 내린 자리에 서서 길 끝에서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사거리 신호등 앞에 차가 서자 멀리서 손 흔드는 나를 보았는지 창밖으로 흔드는 조앤의 손이 보인다. 조앤 집에서의 34일은 참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낀 점이 많은 시간이었다. 선량하고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 그저 부럽고, 조금은 다르지만 홈스쿨링이라는 쉽지 않은 이들 부부의 선택이 존경스럽다

(↑3박 4일 간 머물렀던 조앤네 집)

(↑조앤 가족과 함께)

 

   Base Backpackers central은 내가 뉴질랜드 퀸즈타운에서 최악의 숙소로 꼽았던 Base Backpackers와 비교해 규모가 조금 더 큰 듯하나 같은 계열이라 그런지 분위기나 시설이 거의 비슷하다. 시내 중심에 위히해 있고 다행히 여기도 2박만 머물 예정이니 이 정도면 참을 만하다. 배정받은 방은 혼성 4인실인데 3년쯤 장기 여행을 하고 곧 집으로 돌아간다는 프랑스 청년, 세계 일주를 하고 제 나라를 여행한다는 호주 청년, 인사를 나누어 보지 않은 벨기에 청년까지 각자 모두 국적이 달랐다.

   짐을 대충 던져놓고 밖으로 나가 볼까 하다가 다시 빗줄기가 보여 포기하고 방으로 와 컴퓨터로 메일을 확인한 후 굳이 새벽에 모리셋(Morisset)에서 차로 30~40분쯤 거리에 있는 페시펌(Fessiferm, 이곳 기차역에서 내려 모르셋까지 다시 차로 갈아타야 한다.)까지 마중 나온다는 메일에 대한 답장을 보냈다. 토요일이라 교회에서 특별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발표해야 하는 날이라는데 번거로운 일이라 미안하기도 하고 나는 이미 모리셋까지 차비를 다 지불했으니 그런 수고는 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써 모리셋까지 혼자 갈 테니 그곳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구들 번역기를 돌려가며 구구절절 사연을 설명하며 영어로 메일을 보내는 일은 특히 단어 철자를 늘 헷갈리는 나로서는 말을 해야 하는 만큼이나 늘 부담스럽고 시간을 요하는 일이다.

   비도 잦아들고 해서 나는 저녁이 되기 전에 잠시라도 밖에 나가볼까 하다가 그냥 이른 저녁을 먹고 편안히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로 한다. 식당으로 가 어제 남은 밥과 쇠고기볶음을 데워 고추장에 비비고 라면 반 개를 끓여 국대신 먹는다. 며칠 만에 다시 혼자 먹는 쓸쓸한 저녁이다. 우유 없이 홍차 한잔으로 후식을 대신하며 영화를 보고 있는 휴게실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 시간을 확인하니 8시가 훌쩍 넘고 있었다. 얼른 샤워를 하고 계속 밀린 여행기를 쓰기로 한다.

   샤워 후 오늘 하루 여행기를 거의 마무리하고 다시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1212분을 가리키고 있다. 내일 아침은 무조건 빨래를 먼저 하고 동선을 최대한 짧게 잡아 알차게 시내 구경을 해야겠다.

 

 

2/23() 맑음, 브리즈번(Brisbane)

07:00 기상

08:50 세탁(가루비누1, 세탁기4, 드라이어2) 7$

10:50 트랜짓 센터(Transit Centre) 내 카페 (생선튀김4, 감자튀김3.5, 케첩1) 7.9$

12:20 사이공 카페(Sigon Cafe, 트랜짓 센터 근처 맞은편) 버블밀크티4.5$

13:00 숙소 귀환, 세탁물 회수, 정리

13:50 숙소 출발, 13:58 City Loop(Stop 26, Adelaide St.)

14:20 Eagle St. Pier Free Ferry(빨간색)

14:40 North Quay 하선(Victoria 다리 건넘)

15:00 Queensland Museum, Art Gallery(북한 작가 작품)

16:05 Art Galley Cafe (티라미슈5, 카페라떼3.8) 8,8$

17:00 Art Galley 폐관, 사우스 뱅크(South Bank Parkland) 산책(대전과 자매 결연 도시 표지석)

18:00 Queen St. Mall 제과점(Pie Face, 브라우니, 치즈 케이크, 당근 케이크 등) 21.25$(신한카드)

한인 식품점(Metro Mart) 아르바이트 학생 선물

18:20 7 eleven (바나나1, 유유1,5, 요플레3) 5.5$

18:40 저녁(, 쇠고기볶음, 고추장, 신라면1/2, 요플레) 워홀로 온 지 3일째 됐다는 한국인 아가씨와 함께

(go card(보증금 10$) )

20:20 샤워

23:30 취침

 

   내가 도착한 이래 줄곧 비가 내려 빨래를 할 수 없어 오늘은 아침 일찍 세탁을 하고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내가 묵는 방이 있는 2, 그리고 3층에 세탁실이 있으나 거의 대부분 고장난 상태다. 자판기에 가루비누도 마침 떨어져 리셉션에 내려가 사야 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날씨가 좋아 빨래가 잘 마를 것 같은데 딱히 널 곳이 없어 건물 옥상이나 야외에 빨래 말릴 곳이 있느냐니까 세탁실에 있는 드라이어에서만 말려야 한단다. 그럼 어제 빨래를 미리 할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세탁기는 3층에서 돌리고(2층에 있는 건 드라이어뿐이다.) 그 동안 나는 외출 준비를 한다. 빨래를 찾아 2층 드라이어에 넣고 작동을 시켰더니 80분이나 걸린다고 표시된다.

   빨래가 다 마를 때까지 1시간 20분을 그대로 지키고 있을 수가 없어 누군가 기계를 사용할 사람이 오면 내 빨랫감을 꺼내 놓을 테니 일단 밖으로 나왔다. 어제 미리 가는 길을 찾아 둔 호주 우프(WWOOF) 사무실로 가 보기로 했다. 미리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구글 지도와 관광 안내소에서 받은 지도를 번갈아가며 확인하면서 15분 정도를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정작 도착한 곳은 우프 사무실이 아니라 내일 골드코스트 행 그레이하운드(Greyhound) 버스를 타고 갈 버스 터미널(Brisbane Transit Centre)이었다. 이 터미널은 시 내외를 잇는 버스와 철도가 연결되는 곳이라 좀 복잡해 보였다. 그래서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내일 내가 탈 버스 승차장이 있는 곳을 확인해 두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이렇게 해서 호주에서의 우프는 포기하기로 한다

(↑브리즈번의 고속버스터미널 Brisbane Transit Centre)


   숙소에 다시 돌아와 먼저 빨랫감을 찾았다. 더운 바람을 때문인지 따뜻하게 마른 빨랫감을 정리해 두고 휴대전화 충전도 다시 했다.(여기서는 왜 이렇게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건지 원...) 그 동안 지도를 보며 오늘 동선을 다시 짜 본다. 아직 타 보지 못한 빨간색이 인상적이라는 무료 버스 시티루프(City Loop)와 브리즈번 강을 둘러볼 수 있는 무료 페리(Ferry)도 꼭 타야겠다.

   시티루프는 두 개의 노선이 약간 다른 지역을 한 방향으로만 돌기 때문에 나는 일단 숙소에서 가까운 애들레이드 거리(Adelaide St.) 26번 정류장에 서는 버스를 타고 고급스런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고 일요일이면 장이 열린다(나는 어제 이 장 구경을 놓쳤다.)는 무료 페리를 탈 수 있는 이글 거리 부두(Eagle St. Pier) 정류장에 내렸다. 퀸 거리(Queen St.)나 애들레이드(Adelaid St.)에 비해 대체로 한산했고 가이드북의 설명대로 강변을 따라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가 여럿 있었다. 부두 바로 입구에는 오래된 듯한 배 한 척이 정박(?)해 있는데 사실 이 배는 레스토랑이란다. 강변을 따라 길게 난 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무료 버스 시티루프(City Loop) 노선도)

(↑페리 부두가 있는 이글가(Eagle Street) 주변)

   작은 부두에는 여러 척의 배들이 출.도착을 하는데 무료 페리는 다른 유료 배들에 비해 다소 작고 색깔도 무료 버스와 같이 몸체가 빨간색이다. 출입구에 있는 시간표에 보니 배는 하루에도 여러 번 운행하고 횟수도 잦았다. 지도상으로 보니 이글 거리 부두(Eagle St. Pier)는 이 배 전체 운항 경로상 3/2 지점 정도 되는 듯하다. 나는 시내 중심 퀸스트리트몰(Queen St. Mall)과 가까운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북쪽 항(North Quay)에 내려 빅도리아 다리(Victoria Bridge)를 건너 박물관과 아트 갤러리로 갔다.

(↑무료 페리 시티호퍼(City Hopper))

(↑페리를 타고 본 강변 풍경) 


   박물관(Queens land Musium)에는 주로 대형 거북, 대형 오징어, 산호 등 해양 생물과 각종 조류, 캥거루, 공룡 등의 박제, 심지어 뱀 허물까지 전시돼 있다. 또 다른 전시관에는 호주의 꽤 유명한 사이클 선수인지 그의 사진과 함께 여러 가지 자전거들이 전시돼 있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이 다양한 생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브리즈번 박물관) 

 

   박물관을 나와 바로 옆 건물인 아트 갤러리(Art Gallery)로 갔다. 가는 길에 있는 조각상이 있는 작은 분수대부터 눈길을 끈다. 갤러리는 14~15개 정도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고 각각 전시물이나 주제가 조금씩 달랐다. 주로 호주 작가들 작품이 많고, 현대관, 유럽아시관, 일본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일본관이 따로 있는 건 일본의 작품들이 유럽에 소개되며 당시 미술계에 미쳤던 영향이 큰 때문이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인상적인 건 북한 작가의 아주 사실적인 인물화가 두 점 있었는데 옆에 붙은 설명을 보니 한 수집가가 베이징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꽤 걸었는지 좀 쉬고 싶어 갤러리 안 카페에서 맛있는 티라미수 한 조각과 카페라테 한 잔을 놓고 앉아 환한 창 너머로 현대 작품을 감상하며 한가롭고 편안한 시간도 갖는다.

(↑브리즈번 아트갤러리의 작품들)

  (↑아트갤러리의 일본 전시실)

(↑아트갤러리에는 북한 작가의 작품들도 있다.)

(↑아트갤러리의 카페에서 먹은 커피와 티라미수)

 

   폐관 시간이 5시라 아쉽게 갤러리를 나와 길 건너 사우스 뱅크 공원(South Bank Parkland)로 걸음을 옮긴다. 강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공원에는 각종 공연이 열린다는 포스터가 붙은 공연장을 지나면 커다란 관람차가 눈에 먼저 들어오고 공원 중간쯤에는 인공으로 조성한 모래 해변이 있는 수영장도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 대전과 2012년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석이었다. 당시 시장들의 이름과 세운 날짜가 새겨져 있다. 잘 조성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공원을 둘러보고 나니 시간이 어중간해 오늘 계획했던 보타닉 가든은 일정에서 빼고 다시 빅토리아 다리를 지나 퀸 스트리트로 건너왔다.

  (↑사우스뱅크 공원(South Bank Parkland) 주변)

(↑대전시와 맺은 자매결연 기념석) 

 

   3일 전 한국 식품점에서 물건을 사고 짐을 맡길 때 콩나물은 따로 냉장고에 보관해 주었던 고마운 한인 유학생에게 며칠 후 다시 와 맛있는 걸 사 주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래서 퀸 스트리트 몰을 지나면서 제과점에 들러 맛있어 보이는 조각 케이크 몇 개를 사 식품점으로 다시 갔다. 마침 그 날 있던 학생이 카운터에 있어 사 가지고 간 케이크를 전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다시 찾은 퀸스트리트몰)

(↑빵을 샀던 가게) 

  

   저녁은 아직 남아 있던 밥과 쇠고기 볶음에 고추장, 그리고 신라면 반 개를 삶아 국 대신으로 먹기로 한다. 마침 한국 라면을 끓이고 있는 여학생이 보여 말을 걸고 밥과 쇠고기 볶음을 나눠 먹었다. 워홀로 호주에 온 지 이제 3일째라며 그 동안 어학 학원에 등록하고 집을 구하러 다녔단다. 식사를 마치고 아르바이트와 언어 공부를 병행해 가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텐데 어쨌든 젊음을 무기 삼아 열심히 하라고 하고 헤어졌다.

   내일 아침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나면 골드코스트로 떠나야 하니 이렇게 해서 내 호주 여행의 첫 도시 브리즈번에서의 일정은 마무리되는 셈이다. 

 


 

굿모닝 Base Backpackers central

 예약 사이트 : www.hostelbookers.com

 가격 및 조건 : 2박/52$, 4인혼성, 보증금 20$, wifi 24시간 4$ 별도

 평점 : 시내 중심에 있어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규모는 큰 편이나 관리가 꼼꼼하지 못한 듯하다. 직원들도 대체로 사무적이다.

(↑Base Backpackers Central 입구)

(↑Base Backpackers Central 리셉션) 

(↑1층 휴게실)

(↑역사가 꽤 된 듯한 엘리베이터)

(↑객실 복도)

(↑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