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6일(토) 맑음(락 아일랜드 투어 Rock island Tour)
08:30 숙소 픽업
09:30 선착장 보트 출발
09:45 밀키웨이(Milky Way) 도착
10:35 출발
10:50 해파리 호수(Jellyfish Lake)
12:00 근처 작은 섬으로 이동(점심 식사 1시간)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듯
13:20 롱비치(Long Beach)
14:20 빅드랍옵프 스노클링(수심 600m 산호초, 거북이, 상어, 물고기 많음)
15:10 저먼채널(German Channel) 사진 촬영 후 출발
15:50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Palau Pasific Resort)
16:00 선착장 도착, 투어 종료
아침 여덟 시, 약속한 시간에 맞춰 2층 리셉션에 갔더니 마침 여행사 직원이 올라온다. 직원은 예약한 투어를 확인하고, 나는 투어비 100$, 섬 입장료(환경세) 50$(10일 간 유효), 해파리 호수(Jellyfish Lake) 입장료 50$를 모두 합해 200$을 지급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해파리 호수 입장권은 카드 형태로 돼 있었는데 뒷면에 투어 회사명과 내 이름을 쓰고 싸인을 했다. 보트를 타는 선착장에 가기 전에 팔라시아 호텔에서 한 팀을 더 픽업하기 위해 잠기 대기했으나 혼자 차로 돌아온 직원은 손님들이 일정이 겹쳐 오늘 투어를 끝내 취소했다고 알려 준다.
선착장은 여러 대의 보트가 대기 중인 어느 카페 앞에 있었는데 여러 손님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직원이 안내해 준 카페로 가 앉아 있는데, 주위에는 일본인인 듯한 사람들이 많았다. 잠시 후 한국인 한 사람이 와서 인사를 한다. 그는 오늘 투어 일정을 설명해 주면서 내가 어제 급하게 예약하는 바람에 한국인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일본인 팀에 끼게 되었다면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가이드가 없으니 현지인이 중간중간 간단하게 영어로 설명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배 출발 전 선착장에서)
9시 30분쯤 보트에 올라 처음 도착한 장소는 밀키웨이(Milky Way)다. 오랜 세월 동안 바닷속 산호가 고운 가루로 부서져 가라앉아 있어 푸른 바다가 하얀 우유를 섞은 색을 띠면서 불투명하다. 이곳을 하늘에서 보면 바다 위에 하얀 띠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보고 바다의 바다의 은하수, 즉 밀키웨이(Milky Way)로 부르게 되었단다.
투어를 나온 보트들은 물살이 거의 일지 않는 이곳에 정박하고 가이드들은 물속으로 다이빙을 해 산호가루를 배안으로 퍼 올려 여행객들이 산호 머드팩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얼굴과 팔다리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온몸에 산호가루를 하얗게 뒤집어쓴 사람들은 서로의 사진을 찍어 주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잠시 후 물속으로 들어가 몸에 붙은 산호가루를 모두 씻어내는데, 이때 가이드들은 바닷물을 길어 올려 배안의 산호가루를 다시 바다로 흘려보내는 물청소를 한다.
(↑밀키웨이)
밀키웨이를 떠난 보트는 해파리 호수(Jellyfish Lake)로 향했다. 해파리 호수 입장료가 50달러로 비싼 만큼 굳이 여기를 선택하지 않는 여행객들도 많다. 우리 투어팀도 선택한 사람들만 호수 입구에서 내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다.
해파리 호수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독이 없는 주황색 해파리들만 사는 곳으로 주변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바다 호수다. 가이드는 호수에서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서는 크림 성분이 해파리들에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크림을 바르면 안 된다고 한다. 한때 기상 이변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입장이 금지됐다가 2019년 3월부터 다시 허용되었다 하니 나는 다행히 귀한(?) 해파리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셈이다.
호수에 가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각자 카드 입장권(허가증)을 관리 사무실에 맡기고 크고 작은 돌이 많이 널린 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야 한다. 10~15분쯤 걸어 언덕을 넘어가니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쳐진 호수가 나온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이 하나 둘 물속으로 들어간다.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발이 닿지 않는 물속에서도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일본인 가이드가 띄워 준 구명조끼를 잡고 천천히 호수 가운데로 따라갔다. 가이드는 수시로 물속을 살피다가 해파리들이 보이자 스노클링을 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물속은 조류의 색 때문인지 청록색을 띠고 약간 불투명한데 주황색의 해파리들이 여기저기 유영을 하고 있다. 크기는 다양해서 갓난아기 손보다 작은 것부터 성인 얼굴만큼 큰 것들도 보인다. 우리는 외계인이 타고온 우주선처럼도 보이고 바가지 머리에 오징어 다리를 붙인 것같이 보이기도 하는 희안한 이 생물체들을 따라 한동안 물속을 떠다녔다.
(↑해파리 호수 전경과 친절한 일본인 가이드)
12시 무렵 점심 식사를 위해 작은 섬에 내렸다. 이곳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탁과 의자가 마련돼 있고 바베큐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우리 팀은 일본식 도시락을 하나씩 배당받고 각자 편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같은 투어팀들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온 현지인들도 보인다. 내가 앉은 식탁 근처에도 가족 여행객들이 이미 점심 식사를 끝내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피커로 신나는 리듬의 음악을 틀어놓고 즐기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섬 주변을 둘러보는데 서양인들도 보이고 예쁜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한국인 중년 부부도 있었다.
(↑점심 식사와 섬 풍경)
점심 식사를 한 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닷물이 빠지면 긴 모래사장이 드러나는 곳이 있는데 이곳을 롱비치(Long Beach)라고 한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사람들은 보트에서 내려 아무도 없는 긴 해변을 걷는다. 여행객들을 위해 사진사로 자청한 가이드는 혼자인 내가 안쓰러웠는지 굳이 여러 포즈를 취해 보라며 자꾸 사진을 찍어 준다. 그래서 몇 번의 실패 끝에 연속 촬영으로 건진 점프샷! 여행 중에 나는 내 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이지만 혼자 여행을 하면 가끔 찍고 싶을 때 찍어 줄 사람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런 점프샷은 혼자는 찍을 수 없으니 잠시 민망함을 잊고 시도해 보는 거다.
(↑롱비치)
이제 제대로 스노클링(snorkeling)을 하기 위해 다이빙포인트로도 잘 알려진 빅드랍오프(Big Drop Off)에 도착했다. 수심이 깊은 곳은 600미터나 되고 한쪽으로는 거의 90도에 가까운 수중 절벽이 있어 물속을 들여다보기가 정말 무섭다. 그럼에도 이번엔 꼭 도전해 보고 싶어서 아까와 마찬가지로 가이드가 내미는 구명조끼에 의지해 천천히 이동한다. 가이드는 연신 물속에서 새롭고 신기한 물고기가 보이면 신호를 주고 우리는 물속으로 머리를 숙여 그것들을 구경한다. 주로 주황색, 흰색 줄무늬가 선명한 니모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클라운피쉬Clownfish:광대어)가 많이 보이고 작은 상어, 바다거북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중간중간 입에 들어오는 물을 빼기 위해 머리를 들어 심호흡을 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끝을 알 수 없는 짙푸른 바다 밑이 저 아래 아득하다. 순간 극심한 공포심이 몰려오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물 위에 둥둥 떠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가이드를 따라 이동한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면서 잠깐씩 가이드가 내민 구명조끼를 놓아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는 어쩌면 물에서의 두려움을 조금은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수중 카메라가 업슨 상황에서 스노클링을 하느라 아쉽게도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저먼채널(German Channel)은 1900년대 독인인들이 배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물속 산호초를 잘라내 만든 뱃길이다. 배에서 보면 양쪽으로 산호들이 일렬로 길게 잘려져 긴 길이 나 있다. 우리는 배 위에서 주변 사진을 찍는 것으로 일정을 끝냈지만 사실 이 근처는, 거대한 만타가오리(Manta Ray, 쥐가오리)와 고래가 많아 다이빙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란다.
(↑저먼 채널)
오늘 투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배가 다시 출발했던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Palau Pacific Resort)에 들러 우리 투어팀 여행객 몇 명을 내려 주었다. 코로르 시내와는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이 호텔은 팔라우에서 제일 큰 고급 호텔로 알려진 곳이어서 궁금했었다. 1박 당 약 40만원 내외로 비싼 게 흠이긴 하지만 자체 선착장과 해변이 갖춰져 있고 정원도 잘 꾸며 놓아 휴양을 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한번쯤 묵어볼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팔라우 퍼시픽 리조트 선착장)
선착장에 도착해서는 아침에 우리가 타고 온 차량이 와서 각자 숙소에 내려준다. 나는 맨 마지막으로 남았는데 숙소로 바로 가지 않고 팔라시아 호텔 근처 매인 도로에 내려 호텔 맞은편 한인 마트에 들렀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고 물건도 별로 없어 라면 몇 개만 사고 돌아나왔다. 저녁은 숙소가 있는 길에서 본 한인 식당에서 먹었다. 주인 할머니가 나와 인사를 하는데, 식당 규모가 크고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갖춰져 있어 물었더니 주로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할머니는 팔라우에 정착한지 20년이 넘었다는데 물이 무서워서 이곳 바다를 한번도 가 본 일이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팔라시아 호텔 맞은 편에 있는 한인마트, 사진을 찍은 날은 영업 시간이 지나 문을 닫았다.)
(↑한식당에서 먹은 된장찌개)
이 식당 이름이 아마 Kim's Kitchen이었던 것 같은데 지도에 찾아보니 나오지 않는다. 위치는 매인 도로에서 숙소가 있는 방향으로 들어오는 길 중간쯤 왼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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