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2006년 1월 베트남

일별 상세 일정2(1/4~1/7 하노이, 하롱베이)

2006년 1월 4일(20$, 181,000d)

06:00 하노이역→prince57 taxi 70,000d

07:00 아침(반꾸언(밀전병쌈) 7,000d)

12:00 세탁(물세탁 2kg 18,000d, 드라이크리닝 2개 2$)

12:00~13:00 인터넷, 전화(2분) 15,000d

13:00 점심(밥, 생선, 오이지 13,000d, 물 4,500d, 과일 음료 8,000d)

14:00 하롱베이 1박 2일 투어(big group 18$)

19:00 인터넷 2,000d

21:30 taxi 숙소↔공항(경기도 선생 pick up, 16$)

         숙박비(물 1병 포함, 85,000d/2인)

 

 새벽 6시, 하노이 역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오니 깜깜하다. 출구가 두 개라 어느 쪽으로 가야 할 지 모르겠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탔다. 미터기가 정말 '숨가쁘게' 돌아간다. 항베 거리까지 오는데 거의 70,000동이나 나왔다. 먼저 prince57에 들러 짐을 잠시 맡기고 날이 밝아오는 호수 주변으로 다시 나왔다. 중국이나 대만에서 본 것처럼 음악을 틀어놓고 작은 줄이나 막대를 갖고 춤을 추듯 운동을 하는 노인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현지인이나 일부 외국인들도 호수 주변을 뛰고 있다. 복잡한 거리, 재미있는 풍경들, 이젠 조금씩 익숙해진다.

 호텔로 다시 돌아와 check in하고 가방을 방에 들여놓은 후, 투어를 예약하러 Royal hotel로 갔다. 17.5$에 하롱베이 1박2일 투어를 예약한다. 시장 거리에서 먹는 것들은 대체로 맛있다. 오늘 점심을 시장에서 생선 한 마리와 오이김치 같은 것을 반찬으로 밥을 먹었는데 배가 고팠던 탓인지 맛있었다. 후식으로 먹은 과일에 연유와 얼음을 섞어 만든 음료도 맛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것들이 터무니없이(?) 싸다(우리돈 약 1,300원 정도)는 것이 더없이 기쁘다.

 오후에 e-mail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저녁 9시 30분쯤 공항으로 경기도 최선생을 마중하러 간다. 왕복 15$에 노이바이 택시를 대절해 공항으로 간다. 11시쯤 최선생을 만났다. 다시 택시로 호텔로 돌아오니 12시다.

 

 

2006년 1월 5일(64,000d)

06:00 기상, 과일(바나나, 토마토, 배 25,000d)

07:30 prince57 check out

08:00~12:00 하노이→하롱만(봉고 버스) 도착, 커피, 녹차 2회(14,000d)

12:00~18:00 하롱베이 선상 투어

19:00 깟바(Catba) 섬 저녁(물 큰 것, 니스커즈, 바나나 25,000d)

 

 아침 7시 30분 호텔 체크아웃. 하롱베이로 가는 날이다.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중간에에 한번 휴게소에 선 후 12시쯤 하롱시에 도착했다. 가이드가 티켓을 사 한 장씩 나눠 준다. 나중에 배가 들르는 몇 곳에서 표를 점검하니 잘 간수하라는 당부를 한다. 배에 오르자 곧 배 안에서는 점심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아침을 과일로 간단히 먹은 터라 배가 고프다. 점심은 생선, 야책볶음, 꼴뚜기볶음, 감자튀김에 밥이다.

 하롱만은 3,000여 개의 섬이 비슷비슷해서 배로 돌아보는 것만으로는 다소 지루하겠지만 듣던 것에 비해 아주 크고 아름답다. 배가 처음 닿은 곳은 큰 동굴이 있는 섬이다. 석회암 동굴인 이곳은 겉 모습과는 달리 안으로 들어갈수록 넓은 광장이 나온다. 갖가지 모양의 돌들이 신비하다. 이것만으로도 하롱베이는 와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배는 다시 어느 섬 근처에 정박하더니 원하는 몇 사람들이 카약을 한다. 다른 배에 있던 관광객 하나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한다. 나중에 보니 우리 팀의 동양인 청년도 수영을 하고 있다. 바람이 부는 날씨가 꽤 쌀쌀한데 저 사람들은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배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저녁에 묵을 숙소가 있는 깟바섬에 도착한다. 배에서 숙박할 사람(투어 신청시 사전에 신청)을 제외한 호텔 투숙객들만 내린다. 선착장에서 차로 들어선 마을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꽤 크다. 우리가 묵을 숙소 근처는 이제 한창 개발 중이다. 이미 호텔이 여럿 들어섰고 해변 주변은 산책로와 공원을 조성하려는지 공사중이다. 숙소에서 점심 메뉴와 거의 비슷한 저녁을 먹는다. 식사 후 잠시 산책을 하는데 여느 관광지에서나 그렇듯 뭔가를 사라고 자꾸 말을 걸어온다. 어쨌는 지금까지는 괜찮은 여행이다. 오늘도 일찍 잠들기로 한다.(9시 30분)

 

2006년 1월 6일(81,000d)

06:00 기상

08:00 깟바(Catba) 호텔 출발

16:00 하노이 도착

17:00 수상인형극 티켓(40,000d)

17:30 저녁(24,000d)

21:00 물, 과자(17,000d)

 

 

 아침에 호텔을 출발해 다시 배에 오른다. 어제 우리 맞은 편에 앉았던 Jhon과 28살 대만 청년 Cho와 또 맞주앉게 되었다. 대만 청년은 영어가 유창하고 쾌활한 성격이다. 65세 전직 수학교사였다는 뉴질랜드인 Jhon 아저씨는 조용하기는 하나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분위기도 잘 맞춘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네 사람이 하노이에 도착하면 저녁을 함께 먹기로 한다. 섬에서 하롱만까지 도착한 배에서 내려 다시 미니 버스를 갈아 타고 점심을 먹을 식당으로 간다. 어제 배에서의 점심과는 달리 매우 부실하고 성의가 없다. 다들 많이 먹지를 못한다. 다시 차를 타고 하노이에 도착하니 4시가 되었다. 수상인형극장 앞에서 대만 청년과 우리 둘은 저녁 8시 공연 표를 산다. Jhon은 이미 봤단다.

 저녁 식사를 위해 우리가 간 곳은 4일 아침 내가 갔던 시장 끝에 있는 식당이다.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맛도 있었던 집이다. 4명이 반찬 4개와 밥을 먹은 총액은 95,000동이다. 8시 공연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한다. 시장통 길거리 목욕탕 간의 의자에 앉아 쌀살한 기운을 느끼며 맥주를 마신다. 함께한 사람들이 좋은 탓이리라. 시끄럽고 먼지 날리는 복잡한 길모퉁이가 어느 멋진 카페 못지 않게 낭만적이기까지 한 것은! 헌 책방에 들러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이 책을 한 권씩 샀다. 또 작은 수퍼에 들러 각자 물이나 과는 과자도 샀다. Jhon과는 작별 인사를 한다. 아쉬워하는 표정을 읽었는지 이곳은 크지 않은 곳이라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라 한다.

 대만 청년과 우리 둘은 수상인형극을 보러 간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형극은 꽤 재미있다. 내용은 고기잡이, 모내기, 아이들의 수영 놀이 등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과 호안끼엠 호수에 얽힌 전설도 있다. 하노이에 왔다면 한번은 꼭 봐야 할 것 같다. 극장을 나와 세 사람은 시장을 둘러보기로 한다. 청년은 시장에서 양말 두 켤레를 샀다. 참 친절하게도 청년이 우리를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준다. 청년과도 이제 작별이다. 내일 아침 10시 호수 맞은편에서  Jhon과 주변을 돌며 사진을 찍을 거란다. 시간이 되면 오라는 말을 여운처럼 남기고 간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다. 내일은 6층에 있는 방을 낮은 층으로 바꿔야겠다.

 

2006년 1월 7일(61$, 44,000d)

10:00 인터넷(2,000d)

11:00 아침(밥, 생선, 야채 2가지 20,000d), 커피 5,000d

13:00 taxi 숙소↔공항(광주 이정모 아저씨 부자 pick up, 16$)

15:00~17:00 호아르 수용소, 관쯔사 (음료수 10,000d)

18:00 저녁 짜까라봉(70,000d/1인 광주 아저씨 사심), 과일 5,000d

19:00 땀꼭 투어 예약(14$/1인), 하노이→훼 침대 기차 예약(32$/1인), 인터넷 2,000d

20:00~21:00 맛사지(7$/1시간, 팁 1$), 숙박비 7$(2일X7$/2인)

 

 밤새 추위에 떨며 설쳤더니 아침이 개운하지 않다. 오늘은 1시 15분에 도착하는 이정모 아저씨 부자를 마중가야 한다. 오전에 호수 주변을 한번 더 돌아볼 생각이었으나 포기하고 그냥 방에서 뒹굴기로 한다. 10시가 다 되어가자 최선생이 Jhon과 대만 청년을 만나러 나갔으나 결국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11시쯤 아침 겸 점심을 대충 먹고 12시에 호텔에서 택시를 대절해(왕복 16$) 공항으로 간다. 1시쯤 공항에 도착해 40분쯤 기다리니 부자가 나타난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간단한 일정을 설명하고 호텔에 도착해 짐을 푼다.

 잠시 쉬다 최선생은 숙소에 남기로 하고 나와 두 부자는 호수 저 편에 있는 호아르 수용소, 꽌쓰사를 둘러본다. 오가는 길에 부자는 과일이며 편하게 신을 샌들을 사면서 흥정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는지 매우 즐거워한다. 저녁은 <짜까라봉>에서 먹고 아저씨가 베트남 입국 기념으로 사기로 한다.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면에 고추장을 비벼 먹는다. 식사 후에는 부자가 수상인형극을 보고 최선생과 나는 맛사지를 받기로 한다. 1시간에 7$, 팁으로 1$을 줬다. 태국만큼 전문적인 솜씨는 아니지만 성의는 있다. 뭉친 어깨가 다소 풀린 듯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서점에서 최선생이 Jhon과 대만 청년을 발견(?)했다. Jhon의 말대로 참 좁은 곳인가 보다. 아침에 최선생이 만나러 갔다가 못 만나고 돌아온 얘기를 하니 서로들 아쉬워한다. Jhon은 하루나 이틀 더 하노이에 머물 예정이고 대만 청년은 고민하던 사파를 포기하고 오늘 저녁 닌빈으로 내려간단다.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는 또 다시 그렇게 헤어진다.

 인형극을 보고 돌아온 아저씨와 투어비며 택시비 등을 정산하고 잠시 앉아 얘기한다. 유복자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아저씨는 아들에게 매우 엄격하신 듯하다. 아들이 고교시절(며칠 전 아들은 군 제대를 했다.) 잠시 방황하기도 했다며 자녀 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아버지도 아들도 이번 여행을 통해 서로를 많이 이해하게 될 것 같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 또한 여행의 큰 소득이다. 그러면서 내가 깍이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이 여행의 1/3이 지난 셈이다. 지금까지는 괜찮은 편인데 나머지도 잘 해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