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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8월 이탈리아

로마 6일 산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포폴로 광장

2021년 8월 19일(목)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국립현대미술관, 포폴로 광장(15,700보, 9.5km)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또는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당) >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 포폴로 광장(Piazza del Popolo)

 

로마 여행에서 수많은 성당을 빼놓고는 로마를 제대로 이해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로마 4대 성당(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성 요한 대성전), 산 피에트로 인 바티카노 대성당(성 베드로 대성전), 산 파올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전(성 밖 바오로 대성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마리아 대성전)) 중 하나인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에서 하루 일정를 시작한다.

산 피에트로 인 바티카노 대성당(성 베드로 대성전) https://blog.daum.net/audience65/243

 

로마 5일(1) 성 베드로 대성당

2021년 8월 18일(수) 성 베드로 성당, 바티칸 박물관, 산탄젤로 성(약 2만보, 12km) 성 베드로 성당 > 바티칸 박물관 > 산탄젤로 성 드디어 오늘은 성베드로 성당과 바티칸 박물관을 둘러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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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파올로 푸오리 레 무라 대성전(성 밖 바오로 대성전) https://blog.daum.net/audience65/241

 

로마 3일 오스티아, 성 밖 성 바오로 대성전,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2021년 8월 16일(월) 오스티아, 로마 시내(약 1만7천보, 10km) 오스티아(Lido di Ostia) : 테르미니 역 지하철 > Piramide 역(Roma Porta S. Paolo 지하철 역 밖에 있는 철도역) 하차> Roma Lido 기차 탑승 > L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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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산 조반니 역에서 내려 성당 쪽으로 다가 보면 여러 개의 아치가 있는 오래된 석조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우렐리아누스 성벽(Mura aureliane)인데 271년~275년 아우렐리아누스 황제 때 지어진 것으로 로마의 일곱 언덕과 트라스테레베 구역에 이르는 성벽(방벽)으로 약 20여 km에 달한다. 현재 일부는 보수되어 있지만 도심의 대부분 성벽은 거의 방치돼 있다고 한다.

(↑왼쪽: 아우렐리아누스 성벽, 오른쪽: 산 조반니 역 내부)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은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당'으로도 불리는데 공식 명칭이 '라테라노의 지극히 거룩하신 구세주와 성 요한 세례자와 성 요한 복음사가 대성당'이라는 긴 이름을 갖고 있다. 로마 교구 내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성당이자 성 베드로 대성당이 완공되기 전까지 천 년간 교황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 베드로 대성당보다 우위에 있고 세계 모든 성당의 어머니이자 최고의 지위를 지닌다.

313년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고 그리스도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라테라노 궁전을 당시 교황이었던 멜키아데(Melchiades)에게 기증했고 이곳에 교황이 거주하게 됨으로써 역사상 최초의 교황청이 탄생한다. 여기에 궁전 옆에 대성당을 건축했고 이후 개축과 확장 과정을 거쳐 교황좌가 있는 로마의 주교좌 성당이 되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1735년에 지어진 성당 정면 상층부에는 건축과 관련한 라틴어 명문이 새겨져 있고 지붕 위에는 예수 그리스도, 세례(침례) 요한, 사도 요한, 교황 그레고리오 1세, 토마스 아퀴나스 등 약 크기 7m의 성인들의 조각상 15개가 세워져 있다.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외부 정면부)

성당 내부는 위상에 걸맞게 규모도 크고 장식도 화려하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총 5개의 청동문을 볼 수 있는데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매 25년에 한번씩 열린다는 성스러운 문이다. 이 문에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 아래 어머니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부조가 있는데 이 아기 예수의 발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유독 발 부분만 황동색으로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다.

(↑왼쪽: 성스러운 문, 오른쪽: 웅장한 성당 내부)

1367년 경에 제작된 고딕 양식의 정면의 발다키노(baldacchino, 제단이나 묘비 등의 장식적 덮개인 천개(天蓋))의 위쪽 감실에 베드로와 바오로의 은제 흉상이 있고 흉상 안에는 이들의 두개골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다키노 바로 아래에는 교황만이 직접 미사를 주재할 수 있는 교황 제대(Papal Altar)가 있다. 이 제대에서 교황은 매년 성목요일에 최후의 만찬 미사를 주재한다. 발다키노 아래쪽에는 마르티노 5세 교황의 묘실과 요한의 조각상이 있다.

(↑발다키노(왼쪽) 그 아래 교황의 묘실과 요한 조각상(오른쪽))

라테라노 대성당은 로마 교구의 대성당이며 교황은 로마 교구 교구장인 까닭에 성당 내부에는 교황좌(Papal Cathedra)가 있다. 교황좌의 뒤쪽은 반원형으로 코즈마테스크 양식의 모자이크화로 장식되어 있는데, 교황 니콜라오 4세 때인 1291년~1292년에 만들어졌다. 대리석으로 제작된 교황좌는 5개의 단 위에 올려져 있다. 지금도 새로운 교황이 콘클라베에서 선출되면 제일 먼저 이 성당을 방문해 교황좌에 앉는 의식(착좌식)을 거행한다고 한다.

(↑왼쪽: 교황좌 전경, 오른쪽: 교황좌 뒤쪽 위의 모자이크화)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성당은 한때 화재로 일부가 소실된 적이 있었다는데 이후 1646년 보로미니의 설계로 내부의 양쪽 벽에는 열두 개의 벽감이 만들어졌다. 이 벽감은 1703년 클레멘스 11세 교황이 열두 사도의 조각상 공모를 하기 전까지 비어 있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것은 바로 이 공모에서 선정된 당대 바로크 최고의 작가들에 의해 12 사도상이 채워진 이후이다. 사도들은각자의 지물(持物)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었으며 각 조각상들의 크기는 4.25m에 이르는데 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양쪽 벽감 안의 열두 사도상)

라테라노 성당을 나오면 맞은편에 작은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이 안에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거룩한 계단(Scala Sancta)이다. 28개의 단으로 이루어진 이 계단은 예수가 수난을 당할 때 유대 총독 빌라도에게 나아가며 밟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 계단을 4세기에 콘스탄티누스 1세의 어머니인 성녀 헬레나가 로마 라테라노 궁전으로 옮겨왔다 한다. 이후 1589년 교황 식스토 5세 때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원래는 목재 계단이었지만 로마로 옮겨 오면서 흰색 대리석을 덧씌웠다. 중간에 다시 마모를 막기 위해 나무 덮개를 씌웠으나 10년 동안의 복원 작업을 거쳐 최근(2019년 4월 11일) 덮개를 제거한 모습으로 일반에 공개되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순례자들은 예수님의 수난을 떠올리며 그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이 계단을 무릎으로 오르는 전통이 있다. 일설에 의하면 종교 개혁을 이룬 마틴 루터도 로마에 왔을 때 무릎으로 이 계단을 올랐는데 그때 깨달음을 얻고 면죄부를 판매하며 타락한 교회를 비판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건물 입구 정문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네 개 계단 중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거룩한 계단이다. 현재에도 무릎으로 오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나머지 계단은 그냥 걸어오를 수 있다.

(↑왼쪽: 성스러운 계단이 있는 건물 외부, 오른쪽: 성스러운 계단)

로마의 국립현대미술관(Galleria Nazionale d'Arte Moderna)은 1883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여러 번의 증개축으로 확장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소장된 그림과 조각품은 약 4,400 점 이상이라는데 주로 19세기에서 20세기의 이탈리아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 듯하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고흐, 크림트 등 몇몇 다른 나라 화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건물 정면 입구 계단에는 검은 사자상이 있는데 길 건너편에서 보면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외부와 내부 로비)
(↑왼쪽: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꿈', 오른쪽: 실베스트로 레가의 '방문')
(↑왼쪽: 고흐의 '아를의 지누 부인', 오른쪽: '정원사')
(↑왼쪽: 모네의 '수련', 오른쪽: 클림트의 '여인의 세 단계')

 

포폴로 광장(Piazza del Popolo)은 '민중의 광장'이라는 뜻이며 스페인 광장에서도 멀지 않은 곳(도보 약 10분)에 있다. 광장 가운데 있는 높이 약 36m의 오벨리스크는 BC 1세기에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집트를 정복한 기념으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사진 속 오벨리스트 뒤로 보이는 돔 지붕을 한 두 개의 쌍둥이 건물은 '산타 마리아 데이 미라콜리 성당'과 '산타 마리아 인 몬테산토 성당'이다. 예전에는 공개 처형 장소로도 사용되었다는 이 광장은 현재 그 이름에 걸맞게 사회적, 정치적 집회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단다.

(↑포폴로 광장)

포폴로 광장의 쌍둥이 성당 맞은편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꼭 한번 방문해 볼 만한 성당이 있다. 라파엘로, 베르니니, 카라바조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대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del Popolo)이다. 1099년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는 경당이 처음 세워졌고 이 경당이 13세기 초 교황 그레고리오 9세에 의해 성당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1472년~1477년에 르네상스식으로 재건축되었으고 1655~1660년에는 근대적인 바로크 양식이 더해졌다.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외부와 내부 전경)

성당 안의 여러 개의 경당(예배당)들 중 꼭 둘러볼 곳 중 하나는 라파엘로가 설계하고 만들기 시작해 약 백여 년 후 베르니니가 완성한 키지(Chigi) 가문의 개인 경당인 키지 경당(Chigi Chepel, 키지 가문의 장례 예배당)이다. 양쪽 벽감에 있는 조각상 중 오른쪽에 있는 '하박국과 천사'는 베르니니의 작품인데,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 원작,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 영화 초반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소재로 쓰여 더 유명해졌다. 이 작품에서 천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이 영화에서는 성 베드로 대성당 쪽이지만 실제는 선지자 하박국(Habakkuk)이 만나야 할 사람인 사자굴 속에 갇힌 다니엘을 묘사한 '다니엘과 사자'이다. 키지 예배당의 모자이크로 된 돔 천장은 라파엘로의 작품이다. 또 예배당 앞에는 동전을 넣으면 전등이 들어오는 장치가 있는데 불이 켜지면 좀 더 선명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키치 예배당)
(↑왼쪽과 중앙: 베르니니의 '하박국과 천사', '다니엘과 사자', 오른쪽: 라파엘로의 돔 천장)

성당 내에서 가장 사람들을 많이 끌어 모으는 곳이 체라시 예배당(Cerasi Chapel)이다. 이유는 바로 카라바조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체라시 예배당의 중심에 있는 작품은 안니발레 카라치의 '성모 승천'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 작품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그 양 옆에 있는 카라바조의 두 작품에만 눈길을 둔다. '성모의 승천' 왼쪽이 '십자가에 못 박힌 성 베드로', 오른쪽이 ‘성 바울의 개종(회심)'이다.

원래 본명이 사울이었던 바울은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하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하여 그리스도교 전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성 바울의 개종'은 그가 다마스쿠스(Damascus)의 유대교당으로 향하던 도중 강한 빛에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이 때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이후 이름을 바울로 바꾸고 기독교의 박해자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는 사도가 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성 베드로'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베드로가 순교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십자가형을 선고 받은 베드로는 자신은 그리스도를 닮고 싶지만 그리스도와 똑같이 십자가에 달릴 자격이 없으니 십자가를 거꾸로 매달아 줄 것을 청했다. 화면 속에서 베드로는 백발의 노인으로 그려졌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일흔쯤 되었다고 한다. 베드로는 손과 발에 쇠못이 박혀 있고 형리들은 그가 달린 십자가를 거꾸로 세우기 위해 발쪽을 들어 올리고 있다. 

체라시 예배당도 키지 예배당과 마찬가지로 동전을 넣으면 불이 켜지는 장치가 있다. 그런데 키지 예배당은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도 볼 수는 있는 데 비해  체라시 예배당은 조명 없이는 보기가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예배당 앞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고 조명이 꺼질 때쯤이면 그들 중 누군가는 동전(1유로)을 꾸준히 기부(?)하므로 대부분은 조명이 켜진 상태를 볼 수 있다. 

(↑체라시 예배당, 정면 중앙의 작품이 카라치의 '성모 승천')
(↑왼쪽: 카라바조의 '베드로의 십자가형', 오른쪽: '바울의 개종')

 

핀초 언덕(Passeggiata del Pincio)은 포폴로 광장에 연해 있다. 핀초라는 이름은 4세기 무렵 이 지역 일대를 소유했던 핀치(Pincii)가의 이름을 딴 것이라 한다. 언덕이 그리 높지 않으니 선선한 저녁 무렵 광장을 둘러보고 언덕을 올라 전망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로마 시내와 멀리 성 베드로 대성당도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한여름인데도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노을이 지는 해질녘 풍경이 아름답다는데 그 시간까지는 기다릴 수 없어 발길을 돌려 내려와야 했다.

(↑왼쪽: 포폴로 광장에서 본 핀초 언덕(성당 뒤쪽 계단으로 오른다.), 오른쪽: 핀초 언덕에서 본 포폴로 광장(멀리 성 베드로 성당의 돔이 보인다.)
(↑핀초 언덕)

 

오늘 일정의 마지막은 부드럽고 달콤한 디저트 티라미수(Tiramisù) 맛집 폼피(Pompi)를 찾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Tirare(끌다) + Mi(나를) + Su(위로)'가 합쳐진 말인데, '나를 끌어올리다' 즉 '기분을 좋게 하다, 행복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디저트다. 에스프레소에 적신 사보이아르디(savoiardi, 레이디 핑거 쿠키)에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을 올리고 맨 위에 코코아 가루를 뿌려 장식한다. 여행객들에게 로마의 티라미수 맛집으로 알려진 곳은 투 사이즈(Two Sizes)와 폼피(Pompi) 두 곳이다. 특별히 티라미수를 좋아하는 나는 가는 곳마다 티라미수를 꼭 먹어 보는 편인데 이 두 곳도 빼놓지 않았다. 티라미수는 역시 마스카포네 치즈가 맛의 핵심인데 두 곳 다 진한 우유맛이 느껴져 맛있기는 했지만 내 입맛에는 폼피가 투 사이즈에 비해 덜 달아서 좋았다. 

(↑티라미수 맛집 '폼피')
(↑다른 날 갔던 티라미수 전문점 '투 사이즈')

 

 

 

 

<1일 지출 내역> 57.7€(79,500원)

-교통: 옴니아카드(로마 패스)

-입장료: 옴니아카드(로마 패스 할인), 5€

국립현대미술관(10(5)로마패스 할인)

-쇼핑: 37.7€(51,800원)

포켓커피 3개 9, Marvis 치약 3.5, 컵라면 1.3, 고춧가루500g 5.9, Pompi Tiramisu 3개 12, 연필 2개 4, 열쇠고리 1, 물 1

-식비: 15€

저녁 순두부(서울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