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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남태평양/2019년 7월 팔라우

팔라우에서 새벽 비행기 타기

2019년 7월 7일() 맑음

09:00 기상, 숙소에서 종일 휴식

17:00 일식당 우미(바다)에서 저녁 25$(차량 제공)

19:00 숙소 데스크 공항 왕복 차량 20$

  어제 물놀이를 하느라 힘들었다는 핑계도 있겠다 딱히 할 만한 일도 없어서 오늘 하루는 그냥 숙소에서 뒹굴기로 했다. 가져온 즉석밥에 반찬은 캔 두 개를 따 펼쳐놓고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인터넷 라디오를 틀어놓고 침대에 앉았다 누었다를 반복하며 햇살 좋은 베란다 큰 창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다. 고급 리조트가 아니라 룸서비스를 시키지도 못하고 야자수 그늘 드리워진 선베드도 없지만 눈앞의 바다만큼은 부러울 것이 없다.

(↑숙소 근처 바다 풍경)

 

(↑바나나와 야자수)


  하루종일 혼자 뒹굴기도 지치고 배도 고파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매인도로를 따라 2.5km나 되는 길을 가야 했으므로 길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걸었다. 가는 길 중간 지점쯤에 배멀미 버거집이 보였다. 원어로는 '맛있다'라는 뜻을 가진 말이라는데 'Bem Ermii'라고 쓰고 발음을 실제 '배멀미'로 한다고 해서 한국인들에게는 이름이 특히 재미있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큰 간판도 없고 한적한 길가에 가건물로 지어진 집이라 무심코 지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Bem Ermii 버거집)


  미리 마음에 정해둔 한식당을 찾았는데 하필 오늘 휴무란다. 할 수 없이 길 건너 일식과 한식을 함께 하는 우미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음료까지 포함해 거금 25$짜리 해물 철판구이를 시켰다. 어차피 오늘이 팔라우에서 마지막 날이고 마지막 식사가 아닌가?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식당에 요청해 차량을 이용했다. 이곳 팔라우에서는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식당에서 무료로 차량을 제공한다고 한다. 미리 전화로 요청하면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물가 비싼 이곳에서 그나마 괜찮은 서비스인 것 같다.

 

(↑우미 식당 해산물 구이)


  숙소로 돌아와 2층 리셉션에 들러 공항 왕복 픽업 차량비 20$을 지불했다. 직원은 새벽 출발 시간이니 저녁에 일찍 잠을 자 두고 2시까지 내려오라고 한다. 이제 짐을 다시 챙기고 알람을 맞춰 놓고 시간이 될 때까지 잠을 청하면 된다.


7/8() 02:00 숙소 체크아웃, 공항으로 출발

02:30 공항 도착

05:30 팔라우 출발(40분 늦게 출발)

10:30 인천 도착

12:00 김포공항 출발

  새벽 2시에 정확히 도착한 기사를 따라 차에 짐을 싣고 숙소 직원과도 인사를 나눴다. 애매한 비행기 출도착 시간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나를 응대해 준 직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도착할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인 커플을 함께 태우고 공항에 내렸다. 한적한 공항 청사로 들어가 티켓을 받고 청사 밖에 있다는 pp카드 라운지로 갔다. 이런, 여기는 하필 공사 중이다. 하는 수 없이 다시 공항 안으로 들어가 계단에 앉아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데 단체 여행객들인 듯한 사람들 몇 팀이 무리지어 들어온다. 나는 계단을 올라 2층을 서성이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게이트가 있는 면세구역 안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초라하기까지 한 작은 면세점 하나와 대기할 수 있는 의자들이 전부였다. 딱히 할 일 없이 비행기 출발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데, 비행기는 인천에서 출발이 늦어져 연착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결국 비행기는 예정보다 40분 정도가 늦어진 5시 반쯤 출발할 수 있었다.   

  

  비행기의 늦은 출발로 인천 도착 역시 그만큼 늦어졌다. 나는 김포공항까지 전철로 이동해 다시 김해공항으로 가는 국내선을 예약해 놓은 터라 시간이 맞지 않을까 봐 조바심을 냈다. 혹시 몰라 인천공항에 있는 항공사에 들러 티켓 시간을 뒤로 물리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비행기 도착 후 부랴부랴 항공사 카운터가 있는 층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아뿔싸, 이 항공사는 제 2 터미널로 이전했다는 생각이 그제야 번뜩 들었다. 어쩌면 예약한 비행기표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일단 전철 승강장으로 이동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김포공항까지는 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도착했고 전철에서 내린 후로는 서두르면서 급하게 뛴 덕분에 겨우 비행기 탑승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