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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16년 2월~4월 스리랑카, 남인도

인도 남부 8 고아(Goa)

3/30() 함피(호스펫)고아(Goa) 아유르베다 7일 패키지(3/30~4/6)

04:40 기상

05:20 숙소 출발

05:50 호스펫(Hospet Junction) 역 도착 오토300Rs

07:00 고아(Vasco da Gama) 행 기차 탑승

11:30 튀김2, 1L 70Rs

16:10 고아 바스코다가마 역 도착

16:20 호텔 픽업 차량 탑승

17:10 Devaaya Ayurvedic Resort 도착, 체크인

19:00 저녁 식사(간단한 부페식)

20:30 샤워

22:40 취침

   숙소에서 새벽에 미리 예약했던 오토를 타고 호스펫(Hospet) 기차역으로 갔다. 620분 출발 예정이던 기차는 다소 지연돼 7시 무렵 출발했다. 기차에 올라 정해진 좌석으로 가 편안한 마음으로 앉았는데 잠시 후 어떤 인도인이 와 자기 좌석이라고 한다. 내가 의아해 하자 그는 자신의 기차표를 보여 주었는데, 이런, 정말 좌석 번호가 같았다. 아마도 전산 오류로 인한 실수일 거라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약 8시간이나 가야 하는데 내 자리를 쉽게 양보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난처했다. 주변 사람들 몇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해 졌을 때 마침 차장이 지나갔다. 그는 두 사람의 차표를 한참 살피더니 이 좌석은 그 인도인 것이 맞다고 했다. 내 차표에는 다른 차량 번호가 적혀 있다는 것이다. 순간, 나는 차를 잘못 탔다는 생각에 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차장은 웃으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한다. 열차 출입문 근처로 나를 데려간 그는 이 열차는 행선지가 다른 열차를 중간에 연결하는데 내가 타야 할 차량은 바로 중간에 연결된 것이라 했다. 그런데 그 차량과는 연결되는 통로가 없으므로 다음 정거장에서 뒷 차량으로 옮겨 타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30분쯤 후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옮겨 타야 했다

  알고 보니 호스펫에서 그렇게 차량을 잘못 탄 승객이 나 말고도 몇 사람이 더 있었다. 그 중 한 분을 같은 칸에서 만났는데 혼자 여행 중이신 76세 할아버지셨다. 함피 유적지에서 두어 번 마주쳤는데 외모가 일본인 같다고 생각했던 분이다. 1년여에 걸쳐 몇 달에 한번씩 댁에 다녀가셨다가 다시 여행을 하는 방법으로 세계 일주 중이시라는데 앞으로 1년쯤 더 계속하실 계획이란다. 실향민으로 현재 창원에 사신다고 하셨다. 부산과 가까운 곳이니 언제 연락하자고 하고 어르신은 먼저 내리셨다. 부디 건강하게 여행 잘 하세요.


   아유르베다(Ayurveda)는 산스크리트어로 '(생명)'을 뜻하는 아유르(Ayu)'지혜, 과학, 철학'을 의미하는 베다(veda)가 합성된 말로 '삶의 지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사상의학에서 체질을 구분하듯이 아유르베다에서도 7 가지의 체질로 구분한다. 이에 따라 수많은 각종 약제와 오일을 이용해 몸에 칼을 대지 않고 마사지, 요가, 명상으로만 건강을 유지하는 인도의 전통의학으로 5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치료방식이다. 병의 증상보다 그 근원을 치료한다는 아유르베다는 주치의들의 처방에 맞춰 마사지와 요가 등을 몇 달씩 지속하기도 한다.

   인도 남부의 케랄라 지역은 아유르베다가 시작된 곳으로 수많은 치료센터가 있는데, 주도인 트리반드룸(Trivandrum)을 중심으로 코발람(Kovalam) 등 경치가 아름답고 한적한 곳에 서머스리암(Somatheeram)과 마날스리암(Manaltheeram) 등 고급 리조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의 이용객인데 비용이 1박에 기본 200유로(304천원)에서 450유로(684천원)에 달하기 때문에 나 같은 가난한 여행자는 엄두를 낼 수가 없다.

   아유르베다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호텔이나 리조트들은 케랄라 지역에 많기는 하지만 고아(Goa), 쉼라(Shimla) 등 인도 전역에도 널리 퍼져 있다. 또 숙박 형태나 방의 컨디션 등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고, 몬순 기간인 4월에서 9월에는 할인 가격을 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일정과 이동 경로를 고려하여 고아에 있는 디바야 리조트(Devaaya Ayurvedic Resort)에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사전에 홈페이지에 있는 연락처로 메일로 보내면 연락이 오는데 패키지 프로그램의 종류와 기간을 선택하고 선금을 입금(온라인 카드 결제 가능)하면 예약이 완료된다. 내가 선택한 7주일 패키지 프로그램은 약 1,220,000원 정도였다.

(↑온라인으로 선금 20%를 카드 결제한 후 받은 확인증)

 

  디바야 리조트(Devaaya Ayurvedic Resort) 웹사이트 http://www.devaaya.com/

 

   내가 일주일 간 머물며 아유르베다 체험을 하게 될 디바야 리조트(Devaaya Ayurvedic Resort)는 디바르 섬(Divar Island)의 북서쪽 끝에 있다. 올드고아 꺼제딴 성당(Church of St. Cajetan) 앞길에서 만도비 강(Mandovi River)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작은 선착장이 있는데, 여기서 사람과 차량을 함께 실어 나르는 배를 탈 수 있다. 강을 건넌 후에는 다시 마을 버스를 타고 다시 섬 안쪽으로 간다. 나는 미리 예약한 패키지 프로그램에 포함된 픽업 서비스로 약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바스코다가마(Vasco Da Gama) 기차역에서 디바야 리조트까지 도착했다.

(↑디바야 리조트(Devaaya Ayurvedic Resort) 위치)

(↑이 아치(Viceroy's Arch)가 있는 길을 따라가면 선착장이 있다.)

(↑디바르 섬을 연결하는 배와 선착장)

(↑섬 안을 도는 마을 버스)


   리조트에 도착하자 리셉션에서 방을 배정 받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들어왔다. 혼자 쓰기에는 다소 넓은 객실에 야외 테이블도 갖춰져 있어 내겐 호화스러운 방이다. 짐을 풀고 나자 바로 직원이 와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며 치료실이 있는 건물로 안내했다. 가는 길에 잘 가꿔진 정원과 작은 연못, 수영장 등도 보이고 객실은 여러 채의 건물들로 나뉘어져 있어 휴식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그 외 식당, 운동기구가 있는 건물, 명상과 요가를 하는 건물 등이 따로 따로 들어서 있다. 웃는 얼굴의 여의사는 내게 아유르베다의 기본 원리 설명하고 내 몸 상태에 대한 문진, 진맥 등을 하고는 질문지를 주고 내일 아침 예정된 시간에 다시 오라고 한다. 이곳의 모든 식단은 채식인데 간단한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저녁 식사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디바야 리조트(Devaaya Ayurvedic Resort) 입구와 리셉션)


(↑객실 내부)






(↑디바야 리조트 외부)


3/31() 고아(Goa) Devaaya Ayurvedic Resort

06:00 기상

06:30 , , 목 세정

07:00 요가

08:30 아침 식사(씨리얼, 토스트, , 뿌리, 이들리, , 커리, 견과 등 간단한 부페식)

12:30 전신 오일 마사지 및 스팀(1시간)

13:30 점심 식사

15:00 머리 오일 마사지(30)

16:00 티 타임(Tea Time)

17:00 명상

19:00 저녁 식사 악기연주, 전통 무용 공연

20:00 샤워

22:00 취침

   리조트 내에서 진행되는 여러 프로그램들은 온전히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아침 630분에는 눈, , 목을 연한 소금물로 세정한다. 이후 7시부터는 연못을 바라보는 마당에 매트를 깔고 동작이 어렵지 않은 기초적인 요가를 한다. 아침 식사는 830분에 시작되는데 씨리얼, 토스트, , 뿌리, 이들리, , 커리, 견과 등 간단한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또 오전 11시에는 과일 먹는 시간, 점심과 저녁 사이 오후 4시에는 티 타임(Tea Time)이 따로 있다. 과일은 미리 얘기해 두면 오후 티 타임에 함께 먹을 수도 있다.

   아침 식사 이후 미리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오전, 오후 두 차례 개인별 치료를 받는데 치료 시간은 매일 아침 건물 입구에 공지한다. 오후 5시에는 명상 시간이 따로 있고, 일정하지는 않지만 7시 저녁 식사 시간 전후로 요리 강습이나 악기 연주, 전통 무용 공연 등 볼거리도 제공해 준다.

(↑디바야에서 제공하는 하루 일정표)

(↑점심, 저녁이 제공되는 주 식당)


(↑채식으로 제공되는 식사)


(↑전통 공연)



(↑요리 강습)

(↑아침에 목, 코, 눈을 세정하는 곳)

(↑아침 요가)


(↑치료실 건물과 내부)

(↑명상과 오후 요가를 하는 건물)


4/1() 고아(Goa) Devaaya Ayurvedic Resort

06:00 기상

06:00 기상

06:30 , , 목 세정

07:00 요가

08:30 아침 식사

09:00 호텔 출발

11:40 호텔 귀환

12:20 전신 마사지

13:30 점심 식사

15:30 머리 마사지

16:00 , 과일 먹는 시간, 요리 강습

16:30 샤워

17:00 수영

19:00 저녁 식사

22:30 취침

   오늘은 아침 식사 후 리조트가 있는 섬(Divar Island) 마을쪽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오전 9시쯤 리조트를 출발해 선착장으로 가는 마을 버스를 타는 곳 주변을 돌아 왕복 약 5km 거리를 걸었다. 그리 크지는 않으나 섬 중앙에는 학교가 있고 길가에 보이는 집들은 대체로 고급스럽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디바야 리조트가 있는 디바르 섬(Divar Island) 풍경)


4/2() 올드고아(Old Goa), 빤찜(Panjim)

10:20 호텔 출발

10:50 버스 탑승 8Rs

11:05 페리 탑승(요금 없음)

11:20 꺼제딴 성당

11:30 세 성당(Se Cathedral)

12:00 라임소다 20Rs

12:20 아시시 성당

12:35 봄지저스 성당

13:20 빤짐 행 버스10Rs

14:00 Hotel Venite 식당 라임소다50, 새우튀김 세트410Rs

16:00 커피, 티라미수135Rs, 주정부 청사(Secretariat Building), 아베 파리아 동상(Statue of Abbe Faria)

16:20 동정녀 마리아 성당(Church of Our Lady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16:40 성당 출발

17:05 올드고아 행 버스10Rs(20~30분 소요)

17:40 Divar 섬 행 페리 탑승(사람은 무료, 차량은 요금 있음)

18:00 Divar 섬 버스 출발 10Rs

18:10 버스정류장 도착

18:25 호텔 도착(버스정류장까지 약 1km)

19:00 저녁 식사

   어제 의사와의 면담 시간에 미리 오늘 치료 일정을 오전 이른 시간으로 조정해 미리 마사지를 받았다. 그리고 오전에 오래된 성당과 유적들이 몰려 있는 올드 고아(Old Goa) 시내로 나가 보기로 했다. 리조트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차량이 마땅치 않아 섬 중앙 마을 버스를 타는 곳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이후 버스를 타고 선착장까지 간 후 다시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제일 먼저 꺼제딴 성당(Church of St. Cajetan)에 닿았다. 모두 대여섯 개의 성당들이 몰려 있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어 고아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 보게 된다. 옛날 포르투갈의 식민지 시절 올드 고아는 1843년 빤짐(파나지)로 수도가 옮겨지기 전까지 수도였던 곳으로 한때는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비견될 만큼 화려하고 번성했다고 한다.

(↑올드 고아 유적지 안내도)


   꺼제딴 성당(Church of St. Cajetan)은 로마의 성 바울 성당을 모델로 지어진 규모가 큰 성당 중 하나다. 중앙 건물 내부 제단의 나무 조각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다. 아쉽게도 내부 일부는 현재 보수 중이다.

(꺼제딴 성당(Church of St. Cajetan))


   1619년에 완공된 세 성당(Se Cathedral)은 올드 고아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각이 화려하고 인상적인 중앙 제단은 1652년에야 완성된 것이라 한다. 포르투갈-고딕식, 토스카나 식, 코린트 식 등 다양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특히 탑에 있는 큰 종은 아름다운 소리 때문에 골든벨(Golden Bell)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고 한다. 바닥의 돌에도 조각을 새긴 섬세함이 인상적이다.

(세 성당(Se Cathedral) 외부)

(세 성당(Se Cathedral) 내부)

(↑조각이 섬세한 바닥)

(세 성당(Se Cathedral) 외부 정원)


  아시시 성당(Convent & Church of Francis of Assisi) 안에 있는 나무 조각에 도금을 했다는 중앙 제단은 일부 색이 벗겨지고 벽면 그림 일부도 퇴색된 곳이 보인다. 프란시스 성인의 일생을 묘사한 오래된 벽화와 16세기 초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바닥이 볼 만한데 나는 왜 지금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인지? 성당 뒤의 수도원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성당 내부는 촬영이 금지돼 있다.



(아시시 성당(Convent & Church of Francis of Assisi))

(↑박물관(Archaeological Museum)


  봄지저스 성당(Basilica of Bom Jesus)은 썩지 않는 시신으로 알려진 성 프란시스 제비어(St. Francis Zavier)의 유해가 안치돼 있어 특별한 곳이다. 단순하고 소박한 내부에는 금으로 도금된 화려한 중앙 제단의 조각이 가장 잘 보존돼 있고, 현재 외벽에 회칠을 하지 않은 유일한 성당으로 외관만으로도 주변의 다른 성당들과 비교해 눈에 띈다.

(봄지저스 성당(Basilica of Bom Jesus) 외관)




  (봄지저스 성당(Basilica of Bom Jesus) 내부)


(↑올드 고아 유적지 지역의 버스 정류장)


   고풍스런 성당들이 모여 있는 올드 고아의 유적지(Archaeological Monuments in Old Goa)에서 고아의 주도인 빤짐(Panjim 또는 파나지(Panaji))9km 정도의 멀지 않은 곳이라 오후에 근처 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탔다. 점심 시간이라 빤짐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걸어와 음식이 괜찮다고 알려진 베나이티 호텔 (Hotel Venite)의 식당으로 갔다. 추천 메뉴 중 하나인 새우튀김을 시켰는데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배가 고팠던 탓이라 급하게 먹었는지 저녁에 심한 복통으로 크게 고생을 하게 됐다.

(베나이티 호텔 (Hotel Venite)의 식당 외관과 새우튀김 세트)


  호텔 식당이 있는 길을 벗어나서 만도비(Mandovi) 강변을 따라 뻗은 길로 나오면 빤짐 주정부 청사(Secretariat Building)가 보인다. 원래 궁전이었지만 총독 관저로 쓰이다가 이후 정부 청사로 쓰였다고 한다. 지금 정부 청사는 만도비(Mandovi) 강 건너로 이전했다. 근처에는 아베 파리아 동상(Statue of Abbe Faria) 유명한 최면술사였던 아베 파리아(Abbe Faria)와 조수(助手)의 동상이 있다. 이 두 사람의 모습이 왜 이렇게 기괴한지는 알 수 없었지만 특이하고 재미있다.

(만도비 강(Mandovi River))

(↑빤짐 주정부 청사(Secretariat Building))

(↑아베 파리아 동상(Statue of Abbe Faria))


  강변에서 10여분쯤 걸어가면 하얀색 외벽의 동정녀 마리아 성당(Church of Our Lady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이 있다. 도시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성당의 원래 건물은 1541년에 처음 포르투갈 선원들이 고아에 도착해 지은 것이라 한다. 도심의 낮은 언덕에 자리한 성당으로 계단을 따라 올라서면 작은 광장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정녀 마리아 성당(Church of Our Lady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마리아 성당에서 다시 길을 따라 옛날 포르투갈 지구였다는 폰네나스& 사오 톰(Fontainhas & Sao Tome)으갔다. 크지 않은 마을로 깔끔하게 잘 정돈된 골목을 따라 나지막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소박한 성당도 보인다. 마을에는 작고 예쁜 기념품점과 카페도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차라도 한 잔 하면서 느긋하게 주변을 감상하고 싶은 곳이다.

(폰테나스 & 사오 톰(Fontainhas & Sao Tome) 지역)


  빤짐에서 리조트로 돌아와 저녁 식사 20분 전부터 아랫배가 아프더니 식사 1시간 후부터 통증이 심해졌다. 급체한 것 같아 정로환을 먹었으나 별 소용이 없다. 손도 따고 억지로 음식물도 게워냈지만 통증은 전혀 가라앉지 않는다. 두어시간을 혼자 뒹굴다 리셉션에 전화를 했다. 잠시 후 직원들이 문을 따고 들어왔다. 직원들은 곧 의사에게 연락을 취하고 수화기 너머 내 담당 여의사가 전화로 증상을 묻는다. 조금 뒤에 당직 중인 남자 의사가 왔고 내 증상을 살핀 후 약을 가져왔다. 그 사이 호텔 지원 아저씨들 세 분은 방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다 더운 물도 가져오고 민트 같은 것도 가져와 씹어 보라고 한다. 의사가 가져온 약을 먹고 잠시 후 심한 통증이 다소 호전된 듯해졌고 직원들과 의사도 떠났다.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새벽녘까지 잠은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자리를 털고 일어날 기운이 없어 아침 요가를 빼먹고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어젯밤 내 방에 왔던 직원 아저씨가 아침 신문을 들고 서서 몸은 좀 괜찮아졌는지 묻는다. 콧수염이 인상적인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이다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 종일 여기저기서 여러 직원들에게 몸은 좀 나아졌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았다. 또 의사의 요청에 따라 식사 때도 직원들이 밥을 따로 끓여 오고 푹 익힌 채소와 차도 함께 준비해 주는 세심함을 보였다. 이들이 걱정스럽게 건네는 말이 비록 단순 호기심이나 직업적인 서비스 차원의 인사라고 해도 내게는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시설 좋은 곳에서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받는 일은 내게는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참 편안한 휴식임에는 틀림없다.

   떠나는 날 아침,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갔던 전통 문양의 파우치와 손거울 등의 선물을 두 의사와 몇몇 직원들에게 전해 주었다. 이들의 진심 어린 친절함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