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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2021년 12월 그리스

그리스 칼람바카(메테오라) 2일 성 루사누, 성 스테판 수도원, 트리칼라

12월 16일(목) 칼람바카(메테오라) 2일 (5,600보 / 3.4km (2시간 16분 / 112km))

  • 숙소(Analipsi) → 루사누 수도원(Holy Monastery of Rousanou) → 발람 수도원(Monastery of Varlaam) 입구 → 스테판 수도원(Monastery of St. Stephan) → 트리칼라(Trikala, The Mill of the Elves) → 숙소(Analipsi)

 

숙소에서 어제 미리 준비한 채소와 달걀, 빵 등으로 간간하게 아침을 먹으면서 우리는 오늘 칼람바카로 숙소를 옮길 것인지 고민했다. 사실 운전을 할 수 없는 명지와 나는 상관이 없으니 오직 운전자 명숙이 35km의 산길을 다시 한 번 오갈 수 있는지가 우리 결정의 핵심이었다. 명숙은 전날의 불안과 긴장이 조금 풀린 탓인지 아니면 자신 때문에 이곳에서의 1박 숙박비를 버리고 한번 더 숙소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과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그냥 예정대로 이곳(Analipsi)에서 하루를 더 묵고 가자고 했다. 비록 흔쾌하지는 않았지만 명숙의 승낙(?)을 얻어 우리는 전망 좋고 아늑한 이 집에서 하루를 더 쉴 수 있게 되었다.

아침에 차를 타고 지나가는 마을과 멀리 설산이 보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는 여러 번 감탄을 쏟아내다 결국 한적한 도로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어색하지만 이런저런 자세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Analipsi의 마을과 도로 풍경)
(↑칼람바카에서 메테오라 가는 길)

성 루사누 수도원(Holy Monastery of Rousanou)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경관이 아름다운 수도원(정확히는 수녀원이다)인데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만 14세기에 ‘루사노’라는 수도자에 의해 건립되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6세기 초반쯤이라고 한다. 2차 세계 대전 중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이곳에 있던 성화와 사본 등 많은 유물들이 약탈 당했다. 1988년부터 수녀원이 되었는데 현재 약 15명 이상의 수녀님들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곳의 성당은 성 바바라에게 바쳐진 것으로 매년 12월 4일에는 이를 기념한다고 한다.

(↑루사누 수도원)

사실 우리가 메테오라에서 꼭 보려고 했던 곳은 발람 수도원(The Holy Monastery of Varlaam)이었다. 그래서 이 수도원의 개방 일자를 고려해 2박을 하면서 다른 곳도 함께 둘러보자고 했다. 그런데 루사노 수도원을 나오면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한 여행자가 오늘 방문할 수 있는 다른 수도원이 또 있는지 묻길래 발람 수도원을 얘기했더니 그는 자신이 방금 다녀왔는데 문이 잠겼었다고 한다. 이런...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사전에 산 오디오 가이드의 메테오라 편에는 메테오라의 전반적인 설명과 오직 발람 수도원에 대한 자세한 설명만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결국 2박 3일 간 수박 겉 핥기식의 '수도원 관광'만 하게 된 것이다.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이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발람 수도원으로 갔다. 혹시나 하는 우리의 실낱 같은 희망은 입구에 분명히 씌인 'Closed'를 확인하는 순간 사라졌다. 우리가 이런 큰 실수를 하게 된 것은 역시 사전에 개방 일자와 시간을 세밀히 확인하지 않은 잘못 때문이었다. 오늘 목요일과 내일 금요일이 문을 닫는 날이니 내일 오전에도 방문할 수 없게 되어서 더 아쉬움이 컸다. 만약 어제라도 알았었더라면 메테오라에 도착하자마자 발람 수도원을 먼저 들를 수 있었는데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더 허탈했다. 그래도 우리는 수도원 입구까지 이어진 돌계단을 오르며 경치를 감상했고 사진도 남겼다.

참, 불행 중 다행이라 했던가? 메테오라 수도원들 중 가장 큰 수도원으로 문을 닫는 날이 많아 여행자들이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는 대 메테오라 수도원을 내일 떠나기 전에 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발람 수도원 매표소(?) 입구)
(↑발람 수도원 입구와 전경)

성 스테판 수도원(Holy Monastery of St. Stephen)은 성 루사누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수녀원이다. 메테오라의 가장 남쪽 바위 위 칼람바카 마을이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칼라바카의 전망대'로도 불리는 수도원이다. 주차장과 수도원 사이 협곡을 잇는 8m의 다리가 놓여 있어서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 수도원이 있는 자리는 12세기 말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나 수도원이 형성된 것은 14세기에 이르러서야 시작된 일이라고 한다. 이 수도원도 한동안 번성을 누리다가 황폐해졌고 1961년에 수녀원으로 탈바꿈했다. 수도원 내부에는 두 개의 예배당이 있고 옛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작은 박물관도 있다.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은 수녀원의 오래된 식당을 개조한 것이라 한다.

(↑성 스테판 수도원 입구와 내부)
(↑스테판 수도원에서 바라다본 칼람바카)

 

메테오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전날 숙소 맞은편 식당에서 여직원이 추천해 준 근처 작은 마을인 트리칼라(

Τρίκαλα, Trikala)에 가 보기로 했다. 트리칼라에는 The Mill of the Elves라는 일종의 작은 놀이동산이 있는데 이 놀이동산과 그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행사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때는 광장에 몇 가지 장식을 해 놓긴 했으나 행사가 진행되지는 않았고 놀이동산 안에는 좀 더 많은 것이 있는 듯 보이고 사람들도 꽤 눈에 띄였으나 놀이동산에 관심이 없는 우리는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우리는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마을을 잠시 둘러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트리칼라의 The Mill of the Elves)

 

 

 

 

◈ 일일 경비: €79.86/3(≒₩35,600)

입장료(Holy Monastery of Rousanos, Monastery of St. Stephan) 18€/3

트리칼라 The Mill of the Elves 근처 식당(mixed grill 22, 샐러드3.5, 빵 1.5 레모네이드 2병 4, 팁2) 33€/3

슈퍼 My market(우유. 맥주, 견과류, 과자, 채소, 과일) 28.86€/3